oro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
  • 겜임&채널
자전거 | 오로광장
Home > 커뮤니티 > 오로광장
자전거
글쓴이 구미인      조회 239   평점 1700    수정일 2019-09-24 오전 10:08:00
베란다 한켠에 고장난 자전거
3년전만 하더라도 새제품으로 택배상자에 담겨와 설명서를 보면서
열심히 조립하였더니 뭔가 허전하였는데
'그래 자전거에 짐받이(짐실개)가 없구나'

구매한 목적이 가까운 거리는 운동삼아 자전거를 이용하자였는데
차드렁크에 싣는게 아내 눈치가 보이고 끌고 나섰다
10여분 거리에 자전거방 주인은 인터넷 구매제품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눈치다
"아 우리집엔 맞는것이 없으니 다른데 가보시던지 아님 헌것 맞춰 줄까요?"
10여분 끌고 온것도 괜히 억울한데 또 어디로 가라구?

주인은 고물자전거 한대를 끌고와 내 눈치를 흘깃 보더니
스뎅(스테인레스 재질)이라서 녹은 없단다
막상 분해하고 뜯어낸 짐실개를 기름칠로 닦으니 윤기가 흐른다
그러나 영 내 자전거와는 호완성이 없는데도 구부리고 두드려서 조립하니
거의 원래 제자리 부품이었다. 기술력은 짱이네 ㅋ
기분이 좋아져서 이것 저것 추가부품에 바람펌프도 구입하고
원래 구입비 23만원에 부품수리 보완비 10만원 가까이
별로 좋은 자전거도 아닌데 30만원이 넘게 소비되었다

드디어 시승하여 출발~
집에 오니 엉덩이 골이 어찌나 아픈지 긴급히 안장검색에 들어갔다
경비가 다시 추가되고 완벽해진 녀석은 뽐새를 막내딸에게 자랑질한다
"아빠 자전거 가르쳐줘요"

3년여가 흐를동안 나에게 녀석은 많은것을 주었다
막내딸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내주었고, 휴일에 누워있다가도 근린공원을 찾아
바둑.장기 구경할 동안 옆에 기대어서서 말없이 기다려주었었다
어쩌다 이웃들과 술한잔 하고나면 약간은 불안한 모습이지만
돌아가는 두개의 동그라미는 어릴적 굴렁쇠 굴리는 추억도 상기시겼다

건강이 좋지않아 자주 몸이 아프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가까이 금오산 전망대길을 매일 새벽같이 운동겸 산책으로
걷기 시작했다. 맑은 공기가 현재는 5공단까지 들어선 구미산단지 생업현장과는
다른 세상이다. 바둑보다 더 진하게 단번에 중독 되어졌다
아내와 상의하여 큰애에게 짐을 맡겼다. 이상한 기분이 드는것이 묘하고도 묘하다

걷기를 시작하고 베란다 한켠구석으로 아내에 의해 옮겨진 자전거는 울고있었다
이럴수는 없다 '저녀석이 어떤 녀석인데'
끄집어내어 닦고 기름쳐서 탑승해보았다 벅차오르는 기쁨이 있다
내친김에 근린공원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당황한다. 대낮에 별이 보이다니?
브레이크가 고장나 어어 하다가 건물벽을 들이박고 나동그라졌다
무릎이 까이고 팔꿈치도 까이고 손등에선 피가 맺혔다

절뚝거리며 들어서는 초라한 내모습에 아내는 대뜸 갖다버리라 한다
'세상에 이런 잔인한 말이'
그러나 아내를 단호박처럼 단련시킨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기에
빨간약으로 처방하고 녀석과 함께 3년전 그 자전거방을 찾아갔다
주인은 나를 몰라본다. 하긴 뭐 대단한 손님이라고 ㅋ

녀석을 대충보더니 브레이크는 교체하고 이곳 저곳을 손봐줄테니 견적이 7만원 이란다
차라리 중고자전거를 살까?
그러나 자전거를 타기보다 걷기를 권유한 의사의 진단이 떠오른다
녀석을 바라보다가 이별을 결심하였다
"그냥 버리고 갈테니 원하는 분이 있으면 잘 좀 수리해서 사용하게 해주슈"
빈손으로 귀가한 나는 베란다 한켠 녀석의 모습을 잠시동안 떠올렸다

모든것은 순간이다
뜨거웠던 청춘은 어디로 가고 악착같이 움켜쥔것은 무엇일까?
살아오면서 나의 희생으로 남들에게 녀석만큼 잘해주었던 기억들은 얼마나 될까?
산책길에 자주 만나는 젊은 여성이 건네주는 명함이 있다. 교회에 나오라는..
오로광장의 무당파에 종교는 무신론자인데 최근들어 신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한번 말을 꺼냈다가 단호박 아내에게 제대로 면박을 당했다

동그라미 그리던 굴렁쇠 소년이 대학교수님이 됐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는데...
넋두리 글 쓰느라 늦은 아침밥 챙겨먹은 뒤에 대국실 예약한다
2단들은 전부 긴장하시라 ㅎ

ㅎ 자전거는 넘겼는데 깜박 바람펌프는 아직 남아서 추억하게 하네요^^
이전 다음 목록
현재평점[총점:1700]  [평가:18명]   윗글을 점수로 평가한다면?  
누적 포인트: 265,037,000점 | 기부자 보기   포인트 기부
 
 
 
┃꼬릿글 쓰기
화자유민 | 2019-09-24 오전 8:49  [동감 1]    
^^
漢白★벽지 | 2019-09-24 오전 8:51  [동감 1]    
^^
영포인트 | 2019-09-24 오전 8:56  [동감 0]    
^^
삼소로운 | 2019-09-24 오전 10:31  [동감 0]    
오~~~! 간만에 보는 정감 있는글...^^
잘 보고 갑니다
구미인
09-24 오전 11:06
삼님 정감이 닿습니다. 자주 뵙길요^^
sm9099 | 2019-09-24 오전 10:44  [동감 0]    
^^
이런 글 자주 올라왓으면 ...
구미인
09-24 오전 11:08
sm이 신명의 약자라고 생각듭니다.
신명이 9099번도 더 나시길요. 좋게 평해줘서 부끄럽습니다^^
구미인 | 2019-09-24 오전 11:09  [동감 0]    
화자님.한백님.영님 쌍갈매기 띄워주시고 감사합니다. 즐바하세요^^
산뜨리아 | 2019-09-24 오후 9:24  [동감 0]    
자전거가 주인을 잘 만났네요.
구미인
09-25 오전 9:52
ㅎㅎ 방갑습니다
자포카 | 2019-09-24 오후 10:36  [동감 0]    
좋은글 감사합니다. 추천합니다.
구미인
09-25 오전 9:53
자포님 추천까지 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 띄어쓰기 포함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000 / 400바이트)
대국실입장하기
다운로드 이용안내 고객센터
정회원가입
오로볼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