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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노래한 양병집
글쓴이 검은잎      조회 1024   평점 1320    수정일 2018-03-26 오전 1:33:00

사람들은 숫자3을 좋아한다. 세계 3대 수프가 그렇고 올림픽에서의 메달은 금··동 달랑 3개뿐이며 서울에는 3대 족발이 있고 심지어 오로광장에서조차 3대 꼴통과 3열사가 대유행했다. 격동의 시기였던 1970년대 3대 저항가수가 있었다. 김민기·한대수·양병집이 그들이다. 이들의 곡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금지곡이 됐고 음반은 모두 회수됐다.

 

김민기가 향 그윽한 한 잔의 차라면 한대수는 소주이든 막걸리이든 잘 익은 술이고 양병집은 뚝배기 그릇에 선지 가득 담은 해장국이다. 김민기와 한대수의 것은 이미 올린 바 있고 오늘은 뚝배기 같은 양병집을 말하려고 한다.

 

1. 타복네

고1때 내 마음 안으로 처음 양병집을 받아들인 곡이다. 양병집이 유년시절에 평양이 고향인 어머니에게서 자장가로 들은 구전가요다. 원래는 타박타박 걷는 아이라는 뜻에서 타박네인데 이북에서는 타복네라고 발음했다고 한다. 노랫말이 눈물겹다.

 

타복타복 타복네야 너 어드메 울며가니 우리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물 깊어서 못 간단다 물 깊으면 헤엄치지 산 높아서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우리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 보니 빛깔 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들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엄마 살아생전 내게 주던 젖맛일세

엄마무덤 바라보며 울며불며 집에 오니 따스하던 그 방안은 싸늘하게 식었는데 우리엄마 나를 안고 재워주던 이불 속엔 엄마모습 보이잖고 눈물자국 남아있네

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2.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Bob Dylan)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가 원곡인 곡이다. 노랫말은 밥의 것과는 전혀 다른데 밥보다 훨씬 내공이 깊다. 훗날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 김광석이 불러서 더 잘 알려졌다. 양병집은 부조리한 세상을 이렇게 날카롭게 풍자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뜨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만이 한숨을 내쉰다

시퍼렇게 멍이 들은 태양 시뻘겋게 물이 든 달빛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눈물을 삼킨다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가방 없이 학교 가는 아이 비오는 날 신문 파는 애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있건만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만이 긴 혀를 내민다

 

3. 바둑

바둑을 소재로 한 소설이 있고 영화는 있었다. 소설로는 중1때 읽은 최요안의 <남궁동자>가 있고 영화로는 모두가 잘 아는 <신의 한수>가 그것이다. 아마도 바둑을 노래한 사람은 양병집이 유일무이하지 싶다. 양병집은 다소 투박하지만 잘 표현했다. 노래 끝에 무심하게 툭 바둑돌 놓는 소리가 이채롭다.

 

가로세로 열아홉 줄에 회로애락이 걸려있고 검은 돌과 하얀 돌이 서로 어울려있구나 한수 앞을 볼 수 없는 우리들의 운명처럼 두면 둘수록 신기하면서 정말 기기묘묘한 바둑이란 바둑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소 축으로 몰을 때 패를 때려낼 때 아니며는 치고받고 싸움을 할 때 한번 잘못두면 그만 망쳐버리는 어찌 보면 우리들의 인생과 같소

 

그대 나와 마주앉아 바둑 한수를 두어볼까 굳이 내가 약자라면 내가 흑을 잡아줌세 정말 신기하지 않나 정말 재미있지 않나 이기고 지는 승부를 떠나서 서로 어울려 놀아보세 바둑이란 바둑이란 그런 것이 아니겠나 축으로 몰을 때 패를 때려낼 때 아니며는 치고받고 싸움을 할 때 한번 잘못두면 그만 망쳐버리는 어찌 보면 우리들의 인생과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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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평안 | 2018-03-25 오전 7:34  [동감 0]    
검은잎님 가내평안하시죠? 오랫만에 선생님 글 읽고 감동으로 가슴이 찡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올리세요. 100점드립니다.
검은잎
03-25 오전 11:13
저에게 그러지 마시라고 전에도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어르신께서 그러시면 제가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tumiofk | 2018-03-25 오전 9:11  [동감 0]    
노래 잘듣고 갑니다.시대를 앞서간분의 고독함이 들리는듯 합니다. 世路少知音
검은잎
03-25 오전 11:14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따라울기 | 2018-03-25 오후 5:18  [동감 0]    
한마음이 부른 「타박네」
30년째 찾고 있습니다...혹시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음반은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못듣네요...
검은잎
03-25 오후 7:13
헉, 30년이나. 아쉽게도 양병집, 서유석, 이연실의 파일은 가지고 있는데 한마음의 것은 없네요. 네이버 뮤직에서 들을 수 있는데 무료로는 1분밖에 듣지 못하네요.^^
따라울기
03-25 오후 10:20
고맙습니다. 1분동안 들어 보았습니다^^
목소리는 모르겠는데 음악은 30년 전에 나온 원곡은 아닌것 같네요
삼나무길 | 2018-03-25 오후 9:28  [동감 0]    
즐감했어요^^
검은잎
03-26 오전 1:33
네.^^
비카푸리오 | 2018-03-26 오전 11:45  [동감 1]    
하~ 양병집 노래를 올렸군요. 너무 좋습니다. 바둑이란 노래는 덕분에 처음 접했습니다. 가사말이 절실히 다가오네요^^ 다음 노래를 또 기대해 봅니다ㅎ
검은잎
03-26 오후 3:07
양병집의 ‘바둑’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라 그러셨을 겁니다. 양병집이 음반 B면의 첫 곡으로 이 곡을 올린 걸 보면 그의 바둑사랑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호구666 | 2018-03-26 오후 10:26  [동감 0]    
저도 바둑이란 노래를 들어보고 즐기기도 했었을거예요,그런데 치매가왔는지 기억이 않나네요 ㅎㅎ 에고 늙으면 죽어야하나보아요 ㅠㅠㅠ그건 그렇고 일반인은 잘 알기 어려울것같은데 바둑인들은 머리가 이상한가 보네요 ㅎㅎㅇ그런 노래를 웅얼거린 양병집도 그렇고요 ㅎㅎ 잘 들으렵니다 ㅎㅎ그리고 님이 부럽네요, 저는 컴맹이라 이런걸 모으기가 힘드네요 ㅎㅎ
검은잎
03-26 오후 11:08
비카푸리오님의 글 <한대수의 노래 하루아침>에서 음악 영상을 올리는 방법을 설명한 게 있습니다. 그리 어려운 거 아니니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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