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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 - 리메이크 편 | 오로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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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 - 리메이크 편
글쓴이 집시야      조회 622   평점 400    수정일 2017-04-12 오전 9:47:00


12월 24일, 어둠이 내려앉은 파리의 밤거리... 파리의 행인들이 걸어 다니는 외곽의 거리. 프랑스의 파리답게 거리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많이 보인다. 또, 크리스마스 장식이 많이 보이는 작은 제과점 가게 안, 즐거운 크리스마스지만 일을 하는 사람이 보인다.
그런데, 그 모습이 특이하다. 프랑스 파리인데, 일을 하는 사람은 동양인이다.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일을 하는 그녀, 손님이 나가자 다시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그런데, 그녀의 프랑스어 발음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그럼 프랑스인이 아니고 이곳에 공부하러 온 유학생인가?

그렇다. 그녀의 이름은 최효정이고 한국인인데, 이곳 파리로 유학을 왔다. 그녀는 24살인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이곳 파리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유학을 왔다. 그녀의 전공은 서양화다. 그래서, 이곳 프랑스 파리까지 유학을 왔다. 오늘은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그녀는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집은 조금 가난한 편이라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또, 그림은 돈이 많이 든다. 다시 가게에 손님이 찾아왔고 즐거운 듯 일을 하는 그녀가 보인다. 그녀가 일하는 작은 가게 밖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맞아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또,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거리를 걸어 다닌다.
거리의 즐거운 행인들의 모습이 그 바로 옆 작은 가게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 잘 비교가 된다. 잠시 일을 하다가 한가한 시간에 창문가에 서서 밖을 바라보는 최효정.

눈이 내리는 밖의 거리엔 자신과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곳은 파리이고 자신은 이곳에 유학 온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낯선 곳이지만 자신이 원한 유학이다. 언젠가 시간이 더 지나 나이가 들면 지금 시절을 그리워할 거다. 지금은 조금 고생하지만 나이 들고 성공한 자신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위로해 보는 효정이다.
창 밖을 바라보던 효정이 몸을 돌려 가게 안으로 돌아온다. 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확인하는데, 전화가 오지 않았다. 이곳 프랑스에 유학을 온 후로 아직 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다. 가끔 오는 전화는 서울 친구들의 전화이거나 서울 가족의 전화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아 그녀가 잠시 멀리 고향의 가족과 친구 생각을 한다. 한국으로 전화를 해볼까 생각하다가 어려운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그냥 전화를 닫는 그녀다.
손님이 방문한 문소리가 크리스마스 벨처럼 들린다. 그녀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잠시 고향생각을 잊고 일을 한다.


잠시 고향생각을 하던 최효정, 행복했던 그 시절이 왠지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그녀가 가게를 나가는 손님에게 어색한 프랑스 말로 인사를 한다. 시간은 밤이 더 깊어 11시가 지나간다. 이곳 빵가게의 사장은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갔다.
창문가에 서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효정인데, 눈이 더 내렸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초저녁부터 내린 눈은 아직도 내리는데 거리에 이웃집 가게 지붕에 아주 많이 쌓였다. 이채로운 유럽의 거리를 바라보고 있는 효정. 밤이 늦어가고 손님은 이제 그렇게 많이 오지 않는다.
잠시 홀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는 효정인데, 시간을 보니 이제 시간이 자정을 지나가고 있다. 가게 사장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장이 나가면서 자신이 올 때까지 가게를 보고 있으라고 했는데, 아직 안 온다. 효정을 일어나 다시 창가로 가서 창 밖을 바라본다. 창 밖에 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창가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밤 시간에 피곤해서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자는 효정이다. 낯선 유학길 낯선 도시 파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그녀가 작게 웅크리고 잠을 잔다.
작게 앉아있는 그녀가 서울의 한때를 회상하듯 꿈을 꾼다.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아 작은 제과점 가게 안 테이블에 앉아 잠을 자고 있는 그녀. 눈이 쌓여가는 밖 거리의 모습, 그녀와 가게의 모습이 더욱 작아지고, 큰 파리의 모습이 보인다. 더욱 작게 느껴지는 그녀다. 이때다! 문소리가 들린다. 손님이 찾아왔나? 누군가 그녀를 흔들어 깨운다.
「좀 늦었지?」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보니까, 사장이다. 원래 사장 약속보다 훨씬 늦게 왔다.      
「가게에 별일 없었지?」
「네...」
「늦어서 미안해요. 그만 퇴근해요. 효정 씨, 메리 크리스마스애요.」
그녀는 일어나 퇴근 준비를 한다. 곧, 두툼한 겨울옷을 챙겨 입은 그녀가 사장에게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간다. 그녀가 나갈 때 문에서 크리스마스 벨소리가 마치 축하처럼 들린다. 퇴근이다. 효정은 낯선 곳 파리의 거리를 걸어간다.
눈이 많이 내려 더욱 낯선 거리의 모습이다. 잠시 서서 거리를 바라보는 효정인데, 새벽 1시가 넘었고 이 시간에 버스는 다니지 않는다. 다른 때보다 퇴근이 늦어져 버스를 타고 갈 수는 없다. 잠시 길에 서서 지나가는 택시로 손을 들려던 효정은 손을 내리고 주머니에 쏙 넣고 걸어간다.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서 걸어가야겠다. 그녀의 숙소는 이곳에서 걸어서 약 40분 정도 거리다.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서 밤거리를 걸어가는 효정은 스스로에게 한국말로 파이팅을 건넨다. 낯선 곳 이곳 파리에서 스스로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눈이 내린 밤거리를 걸어가며 효정은 자신에게 한국어로 용기의 말을 건넨다. 그녀가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는 파리의 밤거리를 걸어가는데,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윗 호주머니에 깊숙이 넣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간다. 눈이 내리고 있는 대도시 거리에서 그녀의 모습이 더욱 작아 보인다. 그녀는 지금도 걸어가고 있다. 아직도 걸어가고 있다.
바닥에 눈이 많이 쌓여 빨리 걸을 수가 없고, 어떤 때는 눈에 미끄러져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도 한다. 넘어지며 바닥을 짚고 일어나 걸어가고 있는 그녀. 그녀 옆으로 파리의 택시가 지나간다. 택시를 외면하고 다시 걸어가는 그녀다. 파리의 생활은 이렇게 낯선 생활이다. 지금껏 잘 해왔다. 다시 자신에게 파이팅의 말을 건네며 길을 걸어가는 그녀다.



그녀의 귀가는 더 시간이 걸린다. 눈이 많이 내려 바닥에 눈이 많이 쌓여 그녀의 걸음걸이가 매우 늦어졌다. 눈이 많이 쌓인 거리를 걸으려니 정말 힘들다. 거리 신호등 앞에 서서 효정은 몸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있다.
다시 거리를 바라보는 효정인데, 눈이 쌓인 거리의 모습이 정말 멋있다. 이곳 파리까지 유학 온 것도 경력 말고 그런 이유도 있다. 젊은 시절에 멋진 도시 이곳 파리에서 젊은 시절의 낭만을 즐기고 싶었다. 그녀의 숙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몽마르트르 언덕 쪽이다. 세계에서 그림을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모이고 거리 곳곳에 미술과 예술의 열정이 있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이곳의 유학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비록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아주 즐겁다. 신호등이 바뀌고 다시 길을 걸어가는 젊은 시절의 유학생 효정이다. 효정은 개인적으로 1880년 대 시작되었던 인상파를 좋아한다. 인상파의 원조인 모네의 집도 가보았고 그의 그림이 전시되어있는 박물관도 자주 가보았다.  

이곳 파리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모네를 시절을 추억하고 쫓아가는 것도, 젊은 시절의 유학생 자신의 특권 같다. 모네를 생각하며 살짝 웃음을 보이며 거리를 걷는 효정이다. 효정은 눈이 많이 쌓여있는 거리를 걸어간다. 거리에 눈이 많이 쌓여 더욱 그녀가 귀가는 시간이 걸린다. 벌써 가게에서 출발한 지 30분이 지났는데, 절반도 오지 못한 것 같다. 효정은 손을 꺼내 입에 대고 호~ 하고 분다. 잠시 추위를 잊은 효정은 또 눈이 쌓인 거리를 걸어간다.
작은 그녀의 모습이 많이 쌓인 눈길을 걸어가며 신발도 바지도 윗까지 눈이 많이 묻었다. 다시 잠시 서서 몸에 묻은 눈을 털고 걸어가는 효정이다. 대도시 파리이고 눈이 많이 쌓인 밤거리라 작은 그녀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그녀가 저기 보인다. 바닥의 눈을 헤치며 걸어가는 효정이 보인다. 그녀는 이제 작은 길로 들어선다. 이곳은 몽마르트르 언덕 쪽이다.     

시간을 보니, 그녀가 가게에서 출발한 지 40분이 지났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은 정말 언덕들도 많이 있다. 또, 좁은 계단들도 많이 있다. 그림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난한 편이라 이렇게 외지고 작고 좁은 길에 모여들었고, 그게 몽마르트르 언덕의 시작일 거라고 생각하는 효정이다.
계단이 시작되는 언덕길에 효정이 서있다. 언덕길을 올려다보며 효정은 생각한다. 이 길이 맞다. 다른 길로 가려면 많이 돌아가야 한다. 효정은 묵묵히 언덕길을 올라간다. 효정은 다른 때와 달리 눈이 많이 쌓인 몽마르트르 어느 언덕길을 올라간다. 날씨가 추워 윗 외투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올라가는데, 넘어졌다!
바닥에 쌓인 눈 때문에 그녀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무릎이 아프다. 잠시 무릎을 손으로 매만지던 효정은 다시 일어나 계단길을 올라간다. 좁고 높은 몽마르트르의 어느 계단길을 올라 위에 도착해서 한숨을 쉬는 효정이다.


가난한 미술 청춘들이 사는 몽마르트르 언덕이라 어쩔 수 없다. 뒤에 보이는 계단에서 고개를 돌려 다시 길을 걸어가는 효정이다. 아직도 눈발은 약해졌지만 눈이 내리고 있다. 내일 아침 프랑스 파리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겠다. 잠시 생각을 하며 웃음을 보이던 효정은 또 몽마르트르 길을 걸어간다.
시간은 더욱 지나가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나갔다. 그녀의 생각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쌓인 눈 때문에 앞으로 20분 정도 걸어가면 집에 도착할 것 같다. 혼자의 자취방이고 맞아주는 사람 없지만, 이 시간 효정은 자신의 집이 무척 그립다.
다시 효정은 눈이 쌓인 몽마르트르 길을 걸어간다...
지금 효정이 걸어가는 이 길은 낮엔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화가들이 그림도 전시하고 직접 그려주기도 해서 파는 곳이다. 효정은 나중에 그림실력이 더 늘게 된다면 이곳에서 그림을 그려 팔아야 되겠다. 힘든 눈길을 걸어가던 효정이 또 잠시 서서 웃는다.

효정이 다시 길을 걸어간다. 힘에 부친 그녀의 걸음은 더욱 느려졌다. 뚜벅뚜벅 천천히 눈길을 걸어가는데, 느려져서 눈에 작은 그녀의 발자국을 또렷이 남기고 걸어가는 그녀, 눈이 내리고 있는 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작은 그녀의 위치는 눈에 찍힌 발자국으로 찾을 수 있다. 느리게 걸어가는 그녀의 발자국이 또 저쪽에 있다.
이곳은 성당인데, 그녀가 주말에 미사를 보러 오는 곳이다. 잠시 길에서 벗어나 성당 쪽으로 가는 효정이다. 눈이 쌓여있는 성당의 모습이 여느 때와 다르다. 눈이 많이 쌓여있는 성당의 모습을 천천히 둘러보는 효정.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날 밤이지만 시간도 늦고 눈도 많이 와서 방문객도 거의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성당의 문도 닫힌 것 같다. 성당 앞 작은 광장에서 눈이 쌓인 성모 마리아 상을 바라보는 효정, 눈이 쌓인 성모 마리아 상 앞에서 십자가를 그어 기도를 하고 다시 눈길을 걸어가는 그녀다.



더욱 느려져 뚜렷이 보이는 그녀의 발자국은 또 저기에 있다.
어느 길거리를 걸어다가 그녀의 눈에 찍힌 발자국이 멈췄다? 왜 그녀는 눈길을 걸어가다가 또 멈췄을까? 그녀는 지금 거리의 어느 집 창가에 안을 바라다보고 있다. 불이 환하게 켜진 안에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가득하고 따스하게 모닥불을 지핀 벽난로 앞에 테이블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음식이 가득하다.
잠시 서서 집 안의 모습을 바라보는 효정은 문득 집 생각이 난다. 이 시간 고향의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들도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거다. 순간 집 안에서 따스한 벽난로 앞에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그 앞에 보고 싶은 부모님의 모습이 보인다. 아슬하게 보고 싶은 고향생각을 하던 그 시간.
불이 꺼졌다... 안에서 형광등이 꺼지고 어두워졌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효정이다. 효정은 다시 눈이 내리고 있는 거리를 걸어간다.

시간은 벌써 가게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지나갔다. 눈이 많이 쌓인 어두운 길을 걸어가고 힘든 그녀가 쉬어가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시간이 벌써 한 시간이 지났다. 효정은 지금 몸에 감각이 없는 것 같다.
너무 추운 야외를 걸어가느라 몸에 감각이 없는 것 같다. 효정의 귀가는 더욱 시간이 걸린다. 어느 높은 몽마르트르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효정은 또 멈췄다. 그녀의 한쪽 운동화가 빠졌기 때문이다. 주위 눈을 헤치고 빠진 운동화를 찾았다. 그리고, 옆의 가로등을 기대고 앉아 운동화를 다시 신는다.
그런데, 많이 쌓인 눈 때문인지 가로등이 꺼진다. 어두운 가로등은 올려다 보는 효정이다. 다시 불이 켜진다. 효정은 운동화를 신는다. 다시 불이 꺼진다. 다시 효정이 가로등을 올려다본다. 그런데, 또 깜빡이더니 가로등이 꺼진다. 그리곤, 다시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깜깜하게 어두운 길에 앉아 효정은 밝은 불을 대신하려고 몸에서 성냥을 꺼냈다.

이건 그녀가 일하는 가게의 홍보용 성냥이다. 그녀가 성냥불을 켜서 가로등 대신 비추려고 하는데, 손이 얼어 그만 성냥을 놓쳤다. 다시 언 손을 후 불어 조금 녹이고 성냥불을 켜는 효정이다. 또 실패했다. 어두운 곳에서 운동화 신기가 잘 되지 않는다. 여러 차례 실패하고, 효정은 성냥에 불을 붙여서 자기 손을 감싼다. 꽁꽁 언 자기 손을 녹이기 위해서다. 그 순간 어느 작가의 소설이 생각난다.
이솝의 성냥팔이 소녀... 지금 자신의 모습이 꼭 그 성냥팔이 소녀 같다. 내 기억에 성냥팔이 소녀의 내용은... 옛날 옛날 너무나 가난한 성냥팔이 소녀가 있었다. 성냥을 팔아 끼니를 해결하는 성냥팔이 소녀는 어느 날 신발도 없이 또 성냥을 팔러 나갔다. 하지만, 자신의 성냥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밤이 되고 추운 성냥팔이 소녀는 자신의 손을 녹이기 위해서 성냥 한 개피를 피웠다.


성냥 하나를 피워 그녀의 언 손을 녹이고, 두 번째 성냥을 켜자 그녀가 먹고 싶은 음식이 환상으로 나타나고, 또 켜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고, 성냥팔이 소녀는 즐겁게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성냥팔이 소녀는 가진 성냥을 모두 써버리고, 길거리에서 추운 밤을 맞게 되고, 아침이 되어서 미소를 띤 채로 죽게 되었다. 아주 슬픈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다. 언 손을 성냥을 켜서 녹이는 지금 순간이 꼭 성냥팔이 소녀 같다. 효정이 가진 성냥도 거의 써버려서 몇 개 남지 않았다.
효정은 성냥팔이 소녀처럼 성냥을 다시 켰다!
혹시 성냥팔이 소녀처럼 보고 싶던 그녀의 가족이 나타날까? 효정이 성냥을 켜자, 타오르는 성냥의 불빛 속에서 뭔가가 보인다! 성냥팔이 소녀처럼 뭔가가 보이는데, 이건 그림이다? 그녀가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이 성냥을 켜자, 정말 불빛 속에서 보이는 것 같다.


이 그림은 모네 수련 중 가장 안정적인 작품이다.
모네가 집 옆의 정원에서 이 수련 그림을 그릴 때의 주제와 시간과 그의 기분도 그림에 표현된다. 수련의 꽃들이 실제처럼 보인다. 효정이 아주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이 성냥을 켜자 마치 환상처럼 보인다. 효정은 눈에 보일 듯 환상처럼 보이는 허공의 풍경화를 효정은 손을 들어 만져본다.
손에 잡히진 않지만 잡힐 듯 그 모습이 생생하다. '어라, 그림이 사라졌다. 성냥이 다 타들어가고 꺼지자, 신기루처럼 그림의 모습도 사라졌다. 와, 정말 성냥팔이 소녀의 한 장면을 방금 본 것 같다.' 크리스마스이브 날 밤 추운 길거리에서 성냥을 켜자, 눈 앞에 그녀가 좋아하는 모네의 풍경화가 펼쳐졌다. 그리고, 성냥이 다해 꺼지자 풍경화가 사라졌다.

신기하다. 효정은 또 성냥을 켜려고 한다. 성냥은 이제 몇 개 남지 않았다. 성냥팔이 소녀도 자신의 생명 같은 성냥을 썼다. 남은 성냥이 왠지 자신의 생명 같은 효정이다. 효정은 정신을 집중하고 다시 성냥불을 켰다.
치이익~
성냥 타들어가는 소리가 나고 유황 내음이 잠시 나고, 성냥불이 켜졌다. 그리고, 타들어간다. 성냥 불빛 속에서 또 보이는데, 이번엔 그녀가 무척 보고 싶던 가족이 보인다. 조금 전에, 길거리의 창으로 보았던 집 안의 모습이 펼쳐지고, 따스한 벽난로 앞에 앉아있는 가족들과 내가 보인다.
허공으로 손을 들어 모습을 좇는 효정이다. 그러다가 성냥이 다 타들어가고 불이 꺼졌다. 아쉽다. 보고 싶던 멀리 고향의 가족들이 보였는데, 어두운 허공으로 아쉬운 그녀의 손이 지나친다. 마치 아쉬운 꿈을 좇는 것처럼... 효정은 다시 성냥을 켜려고 한다. 이제 성냥이 딱 두 개 남았다. 이번엔 뭐가 보일까?


효정은 성냥을 컸다...
성냥팔이 소녀의 간절한 성냥처럼 성냥이 타들어간다. 또, 보인다! 환상처럼 효정의 앞에 그림이 보인다! 이건, 또 그녀가 좋아하는 모네의 그림이다. 이건 언뜻 보기에 부실해 보이는 그림인데, 모네의 수련 중에서 아주 비싼 작품이다.
비싼 건, 당연히 이유가 있다. 작품을 보면 빛을 그린 모네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져 있는 것 같다. 빛의 화가 모네의 장점을 잘 나타낸 그림이다. 이 그림을 모네의 전시장에서 본 적이 있는데, 성냥을 켜니, 환상처럼 이 그림이 보인다. 모네의 그림이 아슬하게 지워져 간다. 성냥이 타들어가고 꺼지면서 모네의 그림도 아슬하게 멀어져 간다.
아쉽다. 효정은 집에 가는 길은 잊고, 낡고 꺼진 가로등에 기대앉아 옛날 옛날 성냥팔이 소녀처럼 성냥을 켜서 환상을 본다. 그녀의 세 번째 환상이 아슬하게 사라졌다. 성냥갑 안을 보니 마지막 성냥이 남았다. 이번엔 과연 무엇이 보일까?

효정은 자신의 작은 가방에서 노트와 연필을 꺼낸다. 이건 그녀가 가끔 스케치할 때 사용하는 물건이다. 화가를 전공하는 그녀는 작은 그림도구를 늘 수중에 가지고 다닌다. 손을 후후~ 불고 차가운 연필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역시 차가운 느낌의 작은 도화지를 펼쳐 든다. 됐다. 준비가 끝났다. 마지막 성냥을 켜고 보이는 환상을 스케치처럼 그려보자. 옛날 옛날 성냥팔이 소녀처럼. 그녀는 모네처럼 그녀의 차가운 손은 성냥갑에서 마지막 성냥을 꺼낸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하고 성냥을 켠다... 보인다! 또 환상처럼 또 보인다! 수련이 수련연못이 모네의 의지처럼 추상화나 다른 모습처럼 보인다! 효정은 크로키처럼 빠르게 종이에 보이는 모습을 스케치한다.

그리고, 더욱 성냥불을 오래가기 하기 위해서 성냥갑도 태운다. 마지막 남은 성냥과 불을 붙일 수 있는 성냥갑도 타들어가며 효정은 환상을 보았다. 그리고, 그걸 그림처럼 종이에 빠르게 그린다.
최후의 성냥을 켠 옛날 옛날의 성냥팔이 소녀처럼 효정은 마지막 성냥과 성냥갑을 불태워 환상처럼 보이는 그림을 그렸다... 금세 사라져 가는 아슬한 기억처럼 그림을 그렸다. 그녀의 손에서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 생명처럼 타들어가던 성냥과 성냥갑은 꺼진다. 그리고, 주위는 정적처럼 잠잠해진다. 성냥불이 꺼지고 잠잠해지고, 정적처럼 주위가 조용해진다... 계속 조용하다. 지금도 조용하다...



금세 타들어가는 환상을 쫓아 빠르게 그림을 그렸던 효정은 지금 움직임이 없다. 그녀의 몸은 긴 시간 야외에서 내리는 눈과 추위 탓에 꽁꽁 얼었다. 그리고,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지쳐 쓰러진 듯 잠이 든 듯, 그녀는 지금 움직임이 없다.
아직도 움직임이 없다. 옛날 옛날 소설 속에서 누군가처럼? 또, 이미 고인이 된 모네라는 화가처럼, 그녀는 아직도 몸에 움직임이 없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차츰차츰 그녀를 하얗게 덮어간다. 내리는 눈 속에서 꺼진 가로등 옆에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던 그녀의 몸은 내리는 눈에 점점 파묻혀 간다. 눈 내리는 파리의 거리 아직도 그녀는 성냥팔이 소녀처럼 움직임이 없다.

아침이다... 누군가 파리의 아침 길을 걸어간다. 여명이 떠오르는 파리 몽마르트르의 아침길을 걸어간다. 걸어가던 그의 발에 어느 종이가 밟힌다. 그는 서서 종이를 짚어 들고 바라본다. 누군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보인다.
스케치 같기도 한 그림을 바라보다가 주위를 돌아본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작게 웅크리고 작은 눈에 쌓여있는 위쪽의 누구는 안타깝게 발견하지 못했다. 손에 든 종이를 바닥에 버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간다. 그가 지나간 후, 거리를 걸어가는 행인들이 더욱 많아지고, 그림은 더욱 밟혀 쓰래기처럼 바닥에 나둥긴다. 그리고, 그 옆 눈처럼 볼록 올라온 물체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그 눈더미 안,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처럼 웃는 표정의 그녀가 보인다. 성냥팔이 소녀의 마지막처럼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한 그녀가 보인다. 옛날 옛날의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을 다 쓰고 아침에 죽게 되는 아주 슬픈 소설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바람은 반전의 결과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 명작처럼 반전 없이 끝냈다. 그게 명작에 대한 예의다. 그래서, 이 글도 슬픈 앤딩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어느 유학생이 거리에서 마지막 순간 성냥을 켜고, 보고 싶은 그림을 보고 그림을 그리고 죽게 되는 내용. 주인공이나 독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이게 내 명작에 대한 리메이크고 기획이다... 글을 쓰다보니, 명작 안데르센의 마음이 조금 느껴진다. 왜 대가는 작품을 비극으로 끝냈을까?


좋은 비극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다. 사람들 마음에 독자들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 좋은 비극을 안데르센은 쓰고 싶었던 거다.
이제 마지막 성냥불이 다 타들어갔다. 성냥불을 꺼지며 난 안데르센처럼 글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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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야 | 2017-03-17 오후 00:06  [동감 0]    
- 성냥팔이 소녀 - 는 덴마크 사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1845년 발표한 단편 소설입니다. 이 글은 성냥팔이 소녀와 진행이 같은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그리고, 윗글 중 사진 출처는 - 정민지 씨 글, 윤종대 씨 그림입니다.)
그리고, 이 글의 주인공은 오마이걸의 효정 씨를 생각하며 글을 썼는데, 내용이 그래서 사진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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