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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에게 나는 고향누였다.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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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에게 나는 고향누였다.
묘한 운명의 바람이 불어 온 것처럼
정보의 바다 바둑용궁에서 우리는 만났다.
사부와 나는 만날 때마다 반가운 님이었고
바둑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품격을 갖춘
최고의 커플처럼 다정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사부는 인기가 아주 많았다.
바둑하수를 배려해 주는 마음이 고수중의 고수였고
바둑사랑을 전하는 멋진 바둑천사였다.
나는 고향누의 자격으로 부담없이 편한 마음으로
사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 다녔고
이런 나를 사부는 늘 반가이 맞아 주었다.
사부는 조용한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 말을 잘하여
내가 웃도록 해 주었다.
사부는 사람을 잘 웃게 만드는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사부는 내가 관전한 바둑이나 님들과 함께 두었던 바둑을
복기해 주기 위해 비밀의 방을 만들어 놓고
나를 불러다가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바둑을 다시 또 해보라는 용기를 주며
나와 비슷한 님들이 있는
바둑공원으로 나를 밀어내기도 하였다.
내가 바둑에서 지면 사부는 억울하다는 듯이 씩씩거리면서
바둑용사가 되어 복수해 주겠다고 나를 이긴 님을 찾아가기도 하였다.
흑백전투 부대를 동원하여 멋진 승부의 세계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님들과 바둑두면서 내가 궁지에 몰려 쩔쩔 매고 있으면
수호천사처럼 나타나 도와 주었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서 나에게 야단도 치고 협박도 하면서
응원해 주었다.
나의 바둑기량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부.
어떤 오해로 내가 왕삐짐 하였을 때 마음고생도 하였던 사부.
바둑별만 들어오라는 바둑방을 만들어 놓고 나를 기다려 주었던 사부.
사부와 알고 있는 님하고 바둑하고 있으면
패 줄 곳이 없는 순둥이니 살살 두라는 말도 해 주었던 사부.
달의 요정 세일러 문보다도 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바둑여왕의 삶을 살게 해 준 사부.
내가 이런 사부를 어떻게 잊을 수 있으며
사부가 하는 일이 잘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부의 가르침은 바둑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둑경전이었는데
난 그 경전을 종종 잊어버리며 훌쩍거리기도 하였다.
어느 날 사려깊은 벗님이 말하기를
"사부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부는 아주 좋은 사람이다.
사부에게 잘 해 드려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도 한사람이듯이
사부도 한사람이어야 한다.
사부는 바둑공부를 하며 바둑을 연구하는 훌륭한 사람이다.
사부로부터 바둑을 잘 배워라." 라고 말하였다.
모두가 맞는 말이었다.
은혜와 도리와 의리를 알게 해 준 이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사부와 벗님이 있는 바둑세상은
보통사람들의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좋은 님이었고 고마운 님이었던 사부를 잊지 않기 위해
매니아 광장에 나는 이 글을 남긴다.
내가 바둑을 두고 있는 한 사부는
오로지 한사람이 될 것이며
내가 사부라고 부를 수 있는 님은
바둑경전을 열심히 가르쳐 주었던 사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내 마음속 하늘에 맹세하며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면서 바둑사랑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2003년 5월 30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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