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키스의 향기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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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키스의 향기
글쓴이 지 음 조회 1012

올해도 또 당했다. 나는 왜 해마다 장미가 피려고 준비할때의 그 사랑스런 봉 오리는 한번도 보지 못하고 저렇게 빨간 장미가 활짝 피어나 서야 발견하는 것일까. 며칠전 이른 저녁때 테니스장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운동복 과 운동화를 신었을때의 좋은점은 평상복을 입고 나이먹은 사 람이 뛸때의 쪽팔림을 별로 의식하지 않아도 좋다는데 있다. 그러나 그날은 뛰던 발걸음에 급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 . 우리 아파트 단지가 끝나고 옆의 단지로 들어설때 담장 가 득 무성한 초록 잎새 사이 사이 선명한 빨간색의 장미 송이들 .... 나는 사람들 몰래 장미의 이파리하나를 약간 찢어서 그 향 기를 맡아 보았다. 한여름에 피는 분홍색 장미에서는 향긋하고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나는데 지금 피어난 빨간 장미는 아직은 풀냄새같은 상큼한 향기가 배어 있었다. 내가 잘 모르고 나를 잘 모르는 어떤 사람이 말했었다. "첫 키스를 했을때 장미향이 났었다" 고... 나는 워낙에 후각도 둔하고 상상력도 둔하여서 `감정이 풍부 한 사람들은 그런 순간에 그런 향기도 느끼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흘려 들었던 얘기 였는데 갑자기 피어난 장미앞에 서 갑자기 그 얘기가 생각 났었다. 하긴 쥐스킨트의 (향수)에도 선천적으로 냄새에 예민한 주인 공이 향긋하고 세상에 어떤냄새와도 다른 아름다운 그 냄새 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어여쁜 소녀들을 희생 시키는 그 런 이야기가 있기는 하다. 오월의 세상을 점령했던 화려하고 최음적인 아카시아 향기 가 끝나가는 무렵에 다시 초여름을 장식하는 장미의 향기... 첫키스의 향기여, 그대 가슴에 영원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