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윈도우 에서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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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윈도우 에서
글쓴이 마네킨 조회 1131

난 처음 만들어진 표정 그대로 체온없이 마냥 서있다. 누군가 와서 나의 눈빛을 유심히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때때로 나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인간처럼 기다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 누군가의 목소리와 나에겐 없는 눈빛을 하루... 하루.. 애인에게 입혀주고 싶은 옷을 내가 입고 서있는 까닭에 그 누군가는 그렇게 내앞에 자주 와서 나를 들여다 본다. 하지만.. 하지만... 난 아무리 서있어도 인간은 될 수 없는 훌떡 벗겨내면 썩지 않는 반들거리는 고체의 몸과 애인의 눈빛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어울릴까를 생각하는 그 누군가가 보아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옷과 늘 똑같은 눈높이와 키와 머리칼로 서있기만 하는 마 네 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