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과 님 사이에서 바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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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님 사이에서 바둑은?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299

별을 보는 바둑방을 만들고 있을 때 님의 초대장이 날아 왔다. 님의 초대를 즐거운 마음으로 수락하고 님이 있는 바둑방에 들어갔다. 내가 무서워 하는 소목과 외목으로 두지 않아서 님의 급수는 정직한 급수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생각에 대한 님의 편지는 "톡톡님과 바둑을 두고 있는 이 몸은 보통사람들의 상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신들의 세상에서 바둑알 향기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내용이었다. 님의 바둑은 정말로 신기에 가까운 바둑이었다. 내가 바둑알 한두개의 실수로 또는 나의 우스꽝스러운 행마와 수읽기 빵으로 나의 패배가 당연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바둑이 아니었다. 님의 한수 한수는 아름다운 문양으로 정교한 짜임새를 보여 주는 거룩한 작품이었다. 비슷한 급수달고 상대방에게 졌을 경우 패한 것만 생각하지 말고 고수와 바둑두어 배웠다고 생각하라는 바둑세상 메세지가 없었다면 쓰라린 아픔을 맛보며 눈물 뚝뚝했을텐데 바둑세상 메세지가 내 마음에서 꽃잎처럼 나부끼고 있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게시판을 찾아 올 용기가 생기게 되었다. 바둑 사랑 나의 집이 20집도 안되고 님의 집이 220집도 넘는 상황까지 가면서 내 진주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모두 봉쇄되고 서로가 모르는 님과 님 사이에서 바둑은 나와 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흑백언어이며 흑백발레이며 흑백명화라는 것을 남기며... 2002년 12월 20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