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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시와 선어록의 난해성의 이유 |
| 글쓴이 과객 조회 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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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도가를 옮겨 게시하면서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나에게도 처음에는 다들 생소하고 두려운 것들이었다.
무상이 신속하고 생사가 두렵다는
두 사람의 대화도 처음에는 무엇을 주장하는 것인지
골치아픈 인간들이었다.
이제 세월은 흘러서
나는 어렵든 골치 아프든 간에
증도가와 같은 시송들의 의미가 드러나지 않는 생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있다.
강산만 변한 것이 아닌 것이다.
이제 생각을 해 보면
이제
왜 선시들이나 선어록들이 어려운지를 알 만 하다.
한 가지의 여러움만으로도 힘듬이 가중되는 세상에서
선시나 선어록이 의미있게 되는 데에는
3중의 난관이 자리하고 있다.
1. 우선 이 분야에서 세상을 보는 관점은
일반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시각과는 전혀 엉뚱하다.
게임으로 비유를 하자면 전혀 다른 인생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선시나 어록은 우선 내용 상 알 수 없는 주제를 접하게 된다.
비유를 하자면
80세의 치매환자가 스타크래프트의 명인들이 하는 게임을 지켜보면서
거기에서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2. 번역을 통해서 접하게 됨으로 인한 거리감
한문과 현대중국어는 그 구조가 상당히 다르다.
현대중국어는 모택동 이후 서구어를 본받아서
그 논리적인 구조를 명백히 하는 방식으로 어법을 잘 정리하였지만
한문은 그 중국어의 고어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그 글의 법칙성을 그 글의 내부에서 발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만물에는 법칙이 있으니 한문에도 문법이 없지는 않으나
외적인 훈련에 의해 미리 준비되는 측면보다도
그 글의 내용에 계합하지 않으면 내부적인 논리를 알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번역을 하는 사람이 말을 잘 옮겨 주어도 이미 게임의 성격이 다른 결과로 알기가 어렵다. 그런데 말 자체가 탄력적인 구조의 글을 조직적인 인식에 맞추어 옮기어 놓은 것이라면 어려움은 가중되지 않는가??
3. 운문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글의 양식으로 인한 문제--
우리 한국인이 한국 사람이 쓴 시를 이해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동일한 내용을 산문으나 소설로 써놓으면
그런대로 접근이 용이하다.
그런데 시의 형식을 빌거나 상황성에 대한 직관이 요구되는 어록의 경우
그 상황을 선이라는 관점을 지니고서도 그 순간을 보아야 하니
여기에 언어적인 거리를 말하지 않아도 이미
하나의 난관이 있다.
*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나 자신이, 상황에 대한 이해가 두렷해 진다.
주제자체의 거리감과 언어적인 괴리감, 그리고 장르의 특성이 지니는 직관적인 성격 등이 중첩되어서
사람의 말이기는 한데 사람의 머리나 마음에 걸려들지 않을 개연성이 높게 된다는 것을 알겠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수행의 자질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이러한 의사소통의 장애에 대한 자상한 관심이 많지 않다.
그리고 일반인들의 경우
대부분의 선수행자들이 그들도 역시 인간으로 태어나
바쁜 와중에서 많은 부분을 희생하고 수많은 선택을 거쳐서 자신의 삶의 주제를 위해 헌신하고 있기에
나름대로 바쁜 상황이라서
인생의 모든 주제가 비록 그것이 사회적인 의미가 강하여도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책임으로 귀착되는 면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힘들다는 데에
의사소통의 괴리가 생기는 단초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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