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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1501

가을하늘에서 떨어지는 파란 물방울을 받기 위해 만남과 이별이 보이는 길까지 왔습니다. 내 손에 있는 유리컵을 파란 하늘 밑에 놓아 봅니다. 톡톡톡 떨어지는 파란 물방울을 가을하늘 바다가 준 선물이라면서 가을을 좋아하고 싶습니다. 기쁜 만남으로 맺어진 지난 여름이 가을하늘과 같아서 곧 시작 될 것 같은 여름과의 이별을 가을과의 만남으로 이어주는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단풍잎 드레스를 차려 입고 서 있는 가을요정이 아름다운 님 이야기를 해 줍니다. 동해바닷가 인어왕자 목소리를 가을이 다 가기전에 유리컵에 모아지는 파란 물방울처럼 내 마음에도 담아 보라며 가을요정은 천천히 나에게 걸어 옵니다. 지난 여름에 인어왕자 목소리를 들려 준 고마운님이 있었습니다. 난 님의 이름으로 가을밤 하늘에 나의 별자리를 만들면서 가을이 오는 소리에 눈물꽃 안경을 쓰고 해내림 골짜기로 가 봅니다. 살랑거리는 나뭇잎이 가득한 그 사이 사이로 들려오는 님의 목소리 지난 여름에 내가 만난 인어왕자였습니다. 나를 알 수 있는 내 이름을 고운 목소리로 불러 주었던 님. 동해바닷가 인어왕자. 이름없는 사람으로 살자며 바둑강물에 던져버린 내 이름을 생각하며 후회하게 해 준 님. 님이 있는 나라에 오는 길을 말해 주기도 했습니다. 님이 있는 나라를 내가 있는 좋은 나라 이웃으로 생각하자며 맹세했던 그 날을 아직까지도 그대로 내 마음의 물결처럼 간직하고 나의 물결 위에서 지난 여름에 만났던 인어왕자를 생각합니다. 해내림 골짜기에서 인어왕자 목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을 은쟁반처럼 만들고 인어왕자 목소리를 은구슬되게 하였던 지난 여름을 가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나의 유리컵에 모아지는 파란물방울을 하늘처럼 바라 봅니다. 2002년 9월 17일 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