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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1장 - 소백산 칼바람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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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1장 - 소백산 칼바람
글쓴이 거제적당   조회 734



(대략 13km 5시간 30분)


갑자기, 불현듯 소백산을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번은 더 가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기회가 생겨

오래전 소백산의 그 '칼바람' 매운맛을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지만 걱정도 살짝 들었습니다. 악천후로 엄청난 고생을 할까? 겁부터 먼저 납니다


소백의 칼바람은 여느 찬바람과는 격을 달리하기에

맛보지 못한 산쟁이들은 한번쯤은 맛보고 겨울 바람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알아서 겨울산행에 대한 경각심을 높혀야 됩니다


죽령부터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의 대간길은 남서에서 북동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서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은 보통의 찬바람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그 중 소백에서 천동삼거리까지는 유달리 강한 바람으로 유명합니다

  


세시간이나 달려 비로사가 있는 삼가에 도착해서

채비를 하는 동안 많이 썰렁합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영하 14도 입니다

잠시 비로사에 들러 문화재 구경이나 하고 농땡이 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채비를 하고 오르는 동안 흰눈이 살짝 덮힌 국망봉쪽이 바라보입니다.


  

모든 것들이 꽁꽁 얼어있는 한겨울에 버들강아지가 망울을 맺고 있습니다

기존 등산로 일부를 정비하여 달맞이길이란 이름으로 조성하였습니다


비로사에 도착하여 문화재 구경을 하고갈까? 하다 산 위의 상황을 몰라 그냥 올라갑니다

며칠 전 내린 산위의 눈이 결빙이 되어 있으면 보기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고

비로사는 여유가 허락하면 올 수 있지만 소백의 칼바람은 만나지 못할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달밭골 마을은 정감록에서 나오는 병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중에서 먼저 언급되는 곳입니다 

십승지라는 곳들의 대강을 찾아보면 대부분 교통의 오지 / 먹고 살만한 밭뙤기는 있지만 첩첩산중이 대부분입니다

옛날 선조는 외적의 침입을 많이 받아서 숨어서 살 생각만 한 모양입니다. 

 이 또한 군자연하는 마음이나, 신선사상과도 일맥상통 해서 그런 예언서가 판을 친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락길과 헤어지고 비로봉을 향합니다


 


이렇게 작은 소망은 어떤 소망인지? 아니면 이 작은 돌위에 무거운 소망을 올려 놓았는 지?

잡념과 함께 발걸음을 옮깁니다. 어느새 산우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거참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데 ... 그 버릇이 아직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가며 나무도 보고 돌도 보며 산의 덕을 느껴며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 데 ...

갈색 마른 나무들 사이로 의연한 소나무들도 바라보고  

가지 사이로 국망봉쪽 하얀능선도 바라보고  

어울리지 않는 바위도 구경하며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이제 정상이 바라보입니다. 일기예보는 영하 14도의 강추위이지만

오르는 동안 바람이 별로 없어 얇은 티셔츠 하나로 올라도 별 추위를 느끼지 못합니다

계단을 계속 올라가면 정상이니 쉬엄쉬엄 올라가면 됩니다 

조망도 트이기 시작하고 

누군가의 기념비적인 돌무덤도 지나서 


국망봉이 바라보이는 호괘한 능선을 만나게 되고  

올라왔던 능선 좌우로 미끈한 능선들도 만납니다  

정상에 올라서니 바람이 보통이 아닙니다.

조금전 소백산 봄바람이라고 불렀던 것을 조롱이나 하듯  

매운 맛을 보여 주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진 몇장 찍으니 손가락이 아립니다


아련한 연화봉쪽 능선 바라보며 

천동 삼거리쪽으로 내려가는 사면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며칠전 내린 눈은 작은 얼음이 되어 있습니다  



 



 



정상 10여미터 아래 동남쪽은 따뜻한 봄날 이었는 데 

사진 몇장 찍으니 배터리가 아웃될 정도로 춥습니다 


지나는 등산객 몇분은 코가 빨갛게 얼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뺨과 입술이 얼어 시퍼래져 있을 정도의 매서운 바람입니다


그 와중에 오래전 산우들과의 내기 생각이 나서 쉼터 아래로 내려가 은폐하고 맞바람을 향해 

발사했지만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바지에 다 묻어 버렸습니다. 완패였습니다. ㅎㅎ

예비 배터리로 갈아도 사진기 동작이 굼벵이 같습니다 헐  

눈으로 보면 좌측 어의동 삼거리 갈림길쪽이 조금 높게 보이지만 정상이 더 높습니다.

봉우리 이름이 여러개가 있을 때 천왕을 제외한다면 중앙 이라는 의미를 가진 '비로'가 가장 높습니다

천동삼거리 갈림길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흰색이 만들어 내는 풍광을 즐기며 내려갑니다  



얼음알갱이가 얼굴을 때려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바람을 헤치고

고사목도 바라봅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데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가지 끝에 메달린 얼음꽃도 바라보고

전체를 얼음 옷을 입은 나무도 바라보고

  

주목이파리도 하얗게 분칠해 놓았습니다.  

주목터널 지나며 오늘에도 감사합니다 

주목과 구상나무는 거의 같지만 이파리의 끝이 조금 다릅니다.

주목의 끝은 바늘이 돛아나 있고, 구상나무는 갈고리처럼 굽어 있습니다 

 

나무에 메달린 눈꽃 구경도 끝이나고

  

  

대궐터 지나

얼음이 덮혀있는 쉼터에 도착하고 

밀가루 포대 있으면 썰매놀이 할만한 길을 따라  

 

 얼어 있는 천동계곡을 구경하며

 

봄이면 한량없이 부드러운 길도 지나고  



얼음 숨구멍도 바라보고 

 탐방 지원센터를 지나

 



 

석문 지나서

다리안 폭포 구경하고

 

오르고 싶은 욕심 생기는 작은 능선 바라보며


 



설이 얼마남지 않은 상현달을 바라보며 여정을 마칩니다


대충 올라갔으면 혼이 났을 소백산 칼바람 맞이입니다.




인생 2막 1장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었나요?
애써 구하려 한 것이 무엇인가요?

원하는 것,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달리듯 살았구려!

 

대개 보고 들었던 것들은
슬픈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생각보다는 즐거웠구려!

 

다시 생각해보니 참 이상하지만
지난 날들은 즐거움이었군요!

 

아! 비록 그 때는 몰랐지만
인생은 아름다움의 연속이었구려!


┃꼬릿글 쓰기
소판돈이다 | 2019-02-26 오전 5:28  [동감 0]    
작은 돌에 큰 소망을 올려 놓고....
잘 보고 갑니다.
문화의돌 | 2019-02-26 오전 9:00  [동감 0]    
추억이 아련한 소백산 풍경에, 덕분에 눈이 호강 하였습니다 .
맞바람을 향해 발사했지만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대목에선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광해조동 | 2019-03-05 오전 11:30  [동감 0]    
맑고푸른 하늘을 보니 반갑고 속이시원함니다. 오랬만에 만난 지우같은감이듬니다.반갑습다.그럴듯한 설명에이끌려 같이산행하는 듣한착각에 좀춥네요(^^) 잘보고 감니다. 수고했어요.
벽소령 | 2019-03-24 오후 00:16  [동감 0]    
오로 멋집니다 소백산능선과 국망봉 ^^ 상고대도 있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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