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그 한마디면 달려갈 수 있다. 하지만 마음만 먼저 보내고 더디고 변명에 절은 몸뚱이는 돼지국밥집에서 술 취한 기집들의 쌍소리를 견디며 잔을 비우고 있어야했다. 시중드는 사내의 슬픈 사연을 짐작하며 웃고 있는 너의 슬픔과 가지 못해 덩그런 나의 슬픔을 담아 길게 내뿜은 담배 연기가 술잔을 애무하다 탁자에 쓰러지더니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사내의 웃음은 무엇을 얻고 있고 현실에 무릎 굻은 나의 슬픈 인내가 무엇을 남겼을까. 

술잔이 비였어도 술을 따르지 못 한다. 술병에 남은 술은 빈병에 가려졌고 벌써 시킨 술은 기다리라고만 했다. 술이 나를 마시려 할 때 네가 못 오면 내가 간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났고 나는 비몽사몽 술을 나누고 모두가 떠난 게으른 아침에 홀로 일어나 꿈의 시작과 끝을 더듬어야 했다. 아마도 어저께 새벽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