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핑거의 마담은 딱 봐도 미인이다.

골드핑커엔 마담 못지않은 미인들 수두록하다.

그러나 걔중엔 시덥지않게 생긴년일수록 직접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난 세상에서 젤 멋있는사내는 팁 많이 주는 놈이야..’

‘난 돈 많지 않은 사내는 사내같지도 않어...

등등등 이다...

그런년들끼리 시시덕 킥킥거리며 잡담하는 소리 듣는다면 충천발기하던 것도 푸욱 사그라들판이다.

골드핑거엔 진짜 일급단골이 있다.

근데 문제는 그단골손님이 돈많은 재벌도 아니고 돈많은 노인네도 아니란 것이 문제이다.

그단골손님은 대한중석직원인데 중간간부급이다.

아무리 중간간부이고 생기는 돈 좀 있다 하여도 월급쟁이는 월급쟁이이다.

칠팔십년대 대한중석은 일류직장이었다.

아 근데 이단골이란놈이 골드핑거마담에게 빠졌다는 것이 사건의 시초이다.

마담은 풍만미인형은 아니고 늘씬형 여린몸매이되 약간 큰눈에다 살짝 쌍가풀진눈매가 웃으면 안빠질놈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가냘프다해서 워디 가슴절벽은 아니고 나름 거기만은 탐스럽게 볼록하다.

삼사십명에 달하는 업소아가씨들 대부분은 전업도 있지만 대학생들도 더러있었다.

물론 이아가씨들은 학교졸업하면 신분세탁 철저하다.

그러니 여대생들중에도 걸레는 많았던 시대임은 지금이나 그때나 변함없다.

업소아가씨들이 팁으로 이루어지는 하루수입과 간혹나가는 2차에서 약간 큰돈을 만지긴한다.

그러나 마담은 이아가씨들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대개의 직장인들이 한달에 한두번 출입이 보통이지만 그 대한중석직원은 주 일이회 오는 A급단골이다.

오는손님 사양않고 가는손님 말리지 않는 것이 술집이다.

그는 오늘도 마담을 찾았다.

당연 뜨내기손님테이블에 웬만하면 앉지않는 마담이기에 그녀는  호출되자 금새 그의 옆자리에 앉는다.

세상에 제일 어리석은바보가 업소아가씨를 마음에 담아두는 놈이다.

매상 올려주려 동료들과도 오고 공기업납품하는 거래처사장들도 있지만 몸이 근질근질한 날은 주로 혼자온다.

휘황하게 돌아가는 조명과 쿵짝쿵짝 온통 홀을 꽉채우는 음향에다 살짝풍기는 마담의 화장냄새까지 술맛나고 계산서걱정따위는 염두에도 없다.

맥주로 시작해서 위스키로....다른손님이 불러 자리를 뜬 마담을 대신해 다른 아가씨가 들어오면 테이블에 딸린 휴지통으론 마시지도 않은 위스키가 몰래 버려진다.

매상 팍팍 올라간다.

게다가 마른안주 찐안주 과일접시까지....

다시 마담 들어오고 웬만큼 기분업된 그의 입에다 마담이 져민오징어포로 돌돌말린 땅콩한개를 냉큼 넣어준다.

“자기...나...자리비워서 기분나빳어?”

“아..아니...마담인기가 좋아 다른데서 찾는 걸 워쩔것이여..”

그날도 그는 마담에게 2차를 유혹하였지만 마담은 너무조급하게 굴지말라며 은근하고도 완곡하게 나무란다.

사실 그날 컨디션도 좋아 몸상태 굿이고 게다가 납품처사장으로부터 두둑한 봉투까지 들어와 기분업된 날이었지만 세상일 워디 뜻대로 안되기 마련...

사실 업소의 텐푸로일수록 2차 나간다는 것은 하늘 별따란 것을 단골손님들만 모른다.

얼마후, 골드핑거엔 좋지않은 소식이 들렸다.

A급단골이었던 대한중석간부가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모처로부터 받은 사과상자를 자가용트렁크에 실어두었다가 암행감사요원들에게 걸려 버린 것이다.

그의 사무실책상과 캐비넷수색부터 가택수색까지 당하였다.

무심코 갈겨놓았던 메모장과 비망록등은 큰일을 당하면 설상가상에다 첩첩산중으로 골로가게 마련이다.

마담이 다른점이라면 단절형이 아닌 관계의 여운을 남길 줄 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관할경찰서로 면회를 갔다.

다행히 그의 부인이 변호사선임까지 하였다는 말을 듣곤 조금 안심을 하였다.

초췌한 그에게 만약 실형떨어지면 면회를 가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좋지않은 일들이 끝나면 꼭 업소엘 찾아와 달라고 하였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지만 그녀에게도 애인은 있었다.

그 것이 돈많고 나이많은 노인네였다.

꼭 그가 골드핑거에 갖다바친 수천만원의 술값때문이 아니라 그녀는 내심 그가 귀엽기도 하였다.

한번쯤은 품에 안기고 싶기도한 사내였다.

어리숙하지만 밉지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