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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제도 바꿔라.. |
| 글쓴이 박취문 조회 1043 |
작성일 2003-10-17 오후 2:5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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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티비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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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로제도와 프로기전， 어떻게 바꿔야 하나(1)
글쓴이 도우미
날짜 2003/10/16 (13:45)
바둑계가 소리없는 위기를 맞고있다. 프로기전은 하나둘 사라지고 점차 스타들이나 신예들이 출전하는 이벤트만 성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프로기사들의 대국수가 줄어들고있다. 바둑을 지망하는 수많은 예비프로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스스로 질문을 던져본다.
▶ 프로기전은 왜 줄어들고 있는가.
프로바둑이 시작된지 50여년. 개척자 조남철 9단의 뒤를 이었던 김인 9단, 윤기현 9단 등 프로바둑 1세대들이 이제 나이 60을 넘어섰다.
모두들 젊었던 70년대는 가난했지만 미래의 꿈에 부풀어있었다.
20살 서봉수는 명인이 되어 그 상금으로 단칸방 신세를 면했지만 그에겐 탄탄한 미래가 있
었다. 게임도 스포츠도 별로 없던 그 시대에 바둑은 거의 전국민적인 레저였다. 모든 신문과 방송이 기전을 열었고 서봉수와 조치훈이 전화대국이라도 하면 국가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갖가지 놀이와 스포츠, 게임이 주변에 널려있다. 바둑은 그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여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바둑의 인기를 높이고 팬을 확보해야 한다.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 바둑계의 미래는 무슨 색갈일까. 바둑계는 과연 다른 종목들과 겨룰만한 능력과 비전이 있는 것일까.
’바둑의 스포츠 시대’가 임박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60대 프로와 20대 프로가 함께 겨룰 수 있는 종목이란 거의 없다.
나이들면 약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은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프로세계다. 만약에 아무도
은퇴하지 않는다면 프로의 숫자는 끊임없이 늘어나 일본처럼 5백명을 훌쩍 넘어 그 이상으로 치닫게 된다.
하지만 프로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바둑계는 각종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 기전을 주최하는 스폰서가 비용증가(예선대국료 증가)에 머리를 흔들다가 결국 기전을 포기하게 된다. 기전을 열더라도 소수만 참가하는 이벤트성 기전으로 방향을 돌리게 된다.
결국 많은 프로들이 명색만 프로지 실제 대국기회는 별로 갖지 못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언젠가 파탄이 찾아오게 된다.
질문을 던져본다.
▶ 과연 50여년 묵은 바둑의 프로제도는 그대로 놔둬야 하는 것인가.
많은 바둑지망생들이 있다. 그들은 우선 지역 도장에서 바둑실력을 키운 다음 일정한 수준에 올라가면 프로들에게 사사한다.
이리하여 소년, 소녀 강자가 되면 어린이 바둑대회에 나가게 되고 한국기원의 연구생이 되고자 신청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기원 연구생은 심각한 병목현상으로 여간해서 줄지 않는다.
연구생은 1백명이 있다. 1조에서 10조까지 각 10명씩이 있는 것이다. 그들 뒤로 대기중인 예비 연구생들이 있다. 모두들 당장 프로로 활동해도 좋을 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중 프로가 되는 숫자는 1년에 10명 정도다.
이창호나 이세돌 같은 천재를 둔 부모들은 고민할게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자식을 계속 바둑을 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더 늦기 전에 학교공부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지 갈등하게 된다. 무엇보다 병목현상이 너무 심한 것이 괴로움을 가중시킨다. 연구생 대기자들까지 다 프로가 되려면 2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로운 강자들도 계속 나온다고 가정할 때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만 18세면 연구생에서 자동 퇴출인데 그 바람에 숱한 아마강자들만 늘어나고 있다. 아마추어 아닌 프로성 아마강자들이 늘어나면서 아마추어 바둑계마저 왜곡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느 시점에서 바둑지망생들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
무엇보다 그 지긋지긋한 ‘입단의 지옥문’ 때문에 발걸음을 돌리고야 말 것이다.
질문을 던져본다.
▶ 입단제도가 몰고 온 병목현상을 타파하여 물꼬를 트되 실력을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바둑과 스포츠가 인연을 맺으면서 전국체전에서도 바둑이 전시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전국체전에서조차 바둑대회는 상금이 있다는 것이다.
전국체전의 다른 어떤 종목에서도 상금은 없다. 오직 명예와 메달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바둑만은 왜 상금이 존재하는 것일까.
얼마전 스카이라이프 주최로 열린 ‘전국바둑체전’이란 대회에서도 바둑은 ‘스포츠’였다. 그러나 이 대회는 1천만원에 달하는 상금이 주어졌다. 그 이유는 오랜 세월 아마바둑대회는 상금이 주어져 왔기에 상금이 없는 대회는 실력자들이 참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회의 명색을 유지하려면 상금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스포츠와 상금은 이율배반이다. 요즘엔 육상등에서도 일류선수에겐 뒷돈이 오고 간다는 얘기지만 그건 프로제도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며 공개적으로는 여전히 상금을 걸지 않는다. 바둑도 진정한 스포츠가 되기를 원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 바둑의 아마와 프로를 명쾌하게 가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프로는 실력을 먹고 산다. 프로세계의 잣대는 서열이 아니라 실력이다. 그러나 바둑계에선 ‘랭킹’에 대해 무심하다. 다른 모든 프로스포츠는 철저한 랭킹제도를 갖고있고 그 랭킹은 거의 매일 변한다.
그리고 그 랭킹제도는 팬들을 끌어모으는 중요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랭킹의 변동 뿐 아니라 하위 랭커가 상위 랭커를 꺽는 등 여러가지 재미가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기원은 최근 랭킹제 대신 프로기사에게 고유번호를 매기는 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조남철 9단은 1번, 즉 프로기사 1호라는 뜻이다. 입단 서열에 따라 매겨진 이 제도에 따르면 조훈현 9단은 48번, 이창호 9단은 130번, 이세돌 9단은 178번이라고 한다.
군대에 가면 ‘짬밥’ 순이다. 한국기원이 바로 그와 비슷한 서열을 매긴 것인데 프로기사들끼
리 선후배를 알고 존경심을 갖자는 의미라면 나쁠게 없다.
즉 랭킹제도를 시행하면서 이런 제도도 시행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랭킹제는 얘기 끝자락도 꺼내지 않으면서 고유번호부터 당장 매기는 심사는 도통 측량할 길이 없다. 실력보다는 서열로 가자는 뜻인가. 물론 그런 뜻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랭킹제를 외면하고 고유번호부터 매기는 것은 수순착오다. 랭킹제를 곧 하겠다면 그 정도의 수순착오도 용납된다. 그러나 안하겠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한국기원이 바둑의 인기를 높이는 일, 즉 팬들이나 스폰서들에 무심하다는 증거가 된다.
다시 속으로 질문을 던져본다.
▶ 바둑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랭킹제 시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요즘 세상은 늙으면 괄시받는 세상이다. 한국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이’로 힘을 썼는데 IMF를 거치면서 백팔십도 바뀌어버렸다. 나이든 축에 들어가는 필자도 그래서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어서는 노장들을 대접했고(사회분위기가 그랬다) 나이 때문에 손해도 보다가 이제 좀 대접받을만 하니까 분위기 변했으니 억울하다는 얘기다.
바둑계도 노장들은 점점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프로기사 고유번호 부여방안도 그래서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노장 프로들은 참가하는 기전도 점점 줄어들고 실력도 점점 줄어들어 사람에 따라선 1년에 10판 두기도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때 유명한 스타였던 노장들 까지도 이윽고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게 옳은 것인가. 이런 흐름을 그냥 방치만 하고 있을 것인가.
바둑은 ‘실버시대’에 큰 몫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 노장들은 바둑보급 면에서 젊은 토나
먼트 기사들보다 더 유능하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을 던져본다.
▶ 노장 프로기사들의 명예를 보존하여 바둑보급에 활용할 방안은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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