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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골동품들 |
| 글쓴이 팡깅공 조회 446 |
작성일 2003-10-13 오후 5:5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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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엔 오래된것들이 많다
현제 쓰고있는물건중에 제일오래된건
55년된 국자이다
아버지께서 20세때 양철판 두드려서 만든건데
지금도 어떤것보다 실용적이다
맏며느리인 집사람이 물려받아 10여년간을 잘 쓰고있다
40년된책상은 이제 공부용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삼형제가 그책상으로 대학까지 마쳤으니까
본전에 수십배는 하지않았겟는가
그책상도 물론 아버지작품이다
35년된 괘종시계는 한달에 한번 밥만주면
잘도 간다. 물론 시간도 정확하다
소리도 아직 경쾌하다
최근 10년간 받아본 월간바둑과 바둑세계는
책꽂이의 포화로 고물상에게 줘버렸지만
25년전의월간바둑5권은 아직도 가지고있다
사진속의 조훈현9단은 난렵한 제비같다
제일 아끼는물건은 바로 30년된 바둑판이다
얼마전에 수명을 다해서 신비자5치짜리로 바꿧지만
그바둑판은 우리삼형제가 오로4단정도실력으로
길러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햇다
9점을 접고도 항상우리에게 이기시던 아버지는
지금은 도로5점을 놓으시고도 거의 지신다
아버지께서는 그바둑판의 氣가 다해서 진다고 말씀하신다
하기야 75세이신분이 오로3급정도의 실력이면
잘 두시는게 아니겟는가
그바둑판은 강원도에서 200년된 나무뿌리 2개를
붙여서 만든건데
세월이 오래되어서 지금은 고동색에 가깝다
그래서 백돌은 잘보이지만 흑돌은 잘보이지 않는다
난 오로바둑판도 어둡게해서 두어야 승율이좋다
아버지하고 둘땐 내가흑을잡고 흰돌5점이 놓인다
그건 아버지본인의 자존심이기도하지만
나는 단지 고동색 바둑판에 흰돌이 잘보이니까
아버지에게 흰돌을 드릴뿐이다
지금은 연로하셔서 한판이상을 못두신다
그바둑판이 3년전부터 두 갈래로 갈라져서
그 틈사이로 바둑알이 떨어질때도 있엇다
난 재생할려고 노력하였으나 이젠 뒤틀림까지 생겨
새바둑판을 구입하기로 결심하엿다
자식놈 둘도 바둑학원에 보냇더니 이젠 13점 놓고도
판이 짜여진다
1년쯤이면 10급까지는된다는 기원원장의말에
1년은 보낼셈이다
내가 사는집에는 골동품같은것이 많다
사실은 모두 아버지 작품이다
난 안버리는게아니라 못버리는것 같다
거기엔 아버지의 손길이 느껴지기때문이다
어려운 살림살이로 항상 직접만들어서 우리에게 주셧던
아버지작품이 어떤 고가골동품보다 소중하기때문이다
젊은적 강철같으신아버지도 세월앞에선 안되는모양이다
손자가 아무리 때를써도 만들어주시질 않는다
옛날만큼의 튼튼한물건을 만들 기력이 안되기때문이다
자식에게 재산보단 추억을 물려주라고 햇다
추억이 담긴 물건은 살아있는것 같다
그걸 아는지모르는지
마누라는 헌바둑판을 애들 실내화나 행주 말리는 받침대로
쓰고있으니...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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