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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32) =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226 |
작성일 2003-09-05 오후 9:5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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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사에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정신없이 달려보지만 언제나
제자리이지요. 그래서 마음은 더욱 조급해지고, 세상 돌아가는
소식마저 외면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큰 마음먹고 뉴
스를 들으며, 밀린 신문들을 천천히 읽어 봅니다. 그러나 뉴스를
듣고 보니 마음이 점점 더 답답하고 심란해집니다.
며칠 전에는 파업이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하더
니, 오늘은 어떤 회사가 노조 때문에 아예 직장을 폐쇄하였다는
소식을 전하는 군요. 며칠 전에는 양아무개라는 대통령 비서가 접
대 받다가 몰래카메라에 찍힌 것에 대해 음모가 있느니 어쩌니 보
도하더니 이제는 검사들끼리 다툼으로 소식을 전하는군요. 무엇이
이 사건의 본질인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게다가 집권 여당의 대표는 뇌물수수 혐의를 받으면서 음모 운운하
며 버티고 있다는 소식 대신 이젠, 지난 정부의 실세 정치인이 기
업으로부터 몇 백억의 비자금을 받았다는 소식이 차지하고 있군요.
거짓말 범죄가 늘어난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강도 폭력 같은 범죄
는 줄어들고 사기범죄가 급격히 늘어났다는데, 정치인들 이야기가
사기꾼들 이야기와 뒤섞여, 정치인이 사기를 친다는 애기인지, 사
기꾼이 정치를 한다는 애긴지 도무지 헷갈려 분간하기 조차 어렵습
니다. 과연 이 나라 장래는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됩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병이 절망이라고 하지요? 참으로 걱정입니다.
또 한편으로 뉴스들은 청소년들의 도덕의식이 약하고 비행문제가 갈
수록 심각하다고 전합니다. 당연하지요. 어른들이 이 모양인데 그
아이들이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도 뜻이 아니라 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말하고 성공하려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한 아이는 장래희망을 묻자 "나중에 돈 좀 써서 선생이라
도 해야지요!" 라고 말합니다. 하긴 박사도 가짜박사가 판치는 세상
이니 할말이 업지요.
아니 이것 참 또 일가족이 자살했다는 소식입니다. 하긴, 여기저기
자살이 연이어 일어나니, 이젠 마음 조차 메말라 덤덤하게 여겨집
니다. 하루에 36명, 한 시간에 1.5명이 자살한다니 앞으론 떼거지로
집단 자살이라도 하지 않는 한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안 될 것 같은 끔
찍한 생각마저 듭니다. 그리고 "이 놈의 세상 살면 얼마나 살겠어요!"
절망에 내 몰린 병든 노인의 흐느낌이 뉴스를 통해 들려옵니다.
뉴스는 이렇게 끝나 갑니다. 내일은 또 어떤 뉴스들로 채워질지 맘이
무겁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습니다. 뉴스 한 구석에 휴가를
반납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에 관
한 소식이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가 어린 시절 어
려웠을 때, 딸처럼 돌봐 주었던 아내의 친구 어머니를 위해서, 자신의
간을 절반 뚝 떼어 준 착한 남편에 관한 뉴스가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주기 때문입니다.
- 이 성록 박사 ( 한국재활복지대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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