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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영·문도원·김혜림 ‘더 이상 멘붕은 없다’
제3회 황룡사쌍등배 선발결승전 통과, 국가대표 5인 대열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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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여자 바둑계는 멘붕에 빠진 적이 있다.  한중일의 여자기사들이 기량을 겨루는 여자 삼국지 ‘황룡사쌍등배’.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초호화 대표 5명(박지은-최정-이슬아-박지연-김혜민)이 출전해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최하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9승, 일본은 2승이었다. 제3회 황룡사쌍등배를 맞는 우리 여자기사들이 각오를 다진다. 선발전 마지막날인 28일 대표가 모두 결정됐다. 박지은 9단과 최정 2단이 랭킹시드를 받았고 나머지 3명을 뽑는 선발전이 한국기원에서 열려, 김채영 초단이 먼저 대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민진을 상대로 225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이어서 문도원 2단과 김혜림 초단도 각각 오정아 초단과 박지연 3단을 꺾고 대표 대열에 합류했다. 문도원은 191수 만에 흑불계승, 김혜림은 323수 끝에 백12집반승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는 ‘박지은-최정-김채영-문도원-김혜림’의 구성. 지난 대회와 비교하면 박지은-최정만 빼고 모두 바뀌었다. 특히 김채영과 김혜림은 난생 처음 세계대회 대표가 되었다. 이번 선발전은 여자랭킹1, 2위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4배수인 이하 랭킹12위까지 참가해 지난 25일, 28일에 걸쳐 진행됐다. 본선은 2월에 시작된다. 1차전은 19~27일까지, 2차전은 4월 5일~13일까지 중국 장쑤 장엔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황룡사쌍등배 우승상금은 45만 위안(한화 약 8000만원). 전기 대회에선 중국의 왕천싱이 8연승을 거둬 중국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었다.  인터뷰/ 김채영 “팀이 똘똘 뭉쳐 다른 모습 보여주겠다” - 상대 이민진 7단은 정관장의 여신이란 이름이 붙어 있을 정도의 카리스마가 있다. 위축되지는 않았나? “이름에 위축되지는 않았는데, 언니가 대표가 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기왕에 제가 대표가 됐으니 잘 해내겠다” - 몇 연승까지 해내고 싶나? “랭킹 자격이 되어 선발전에 나온 것도 처음이고 대표가 되어 보는 것도 처음이라 얼떨떨할 뿐이다. 연승 욕심은 없다. 한판 한판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게 해서 연승이 나오면 최대한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지난해 왜 우리는 1승도 못거뒀을까. “저번에 다녀온 선수단은, 중국에 비해 팀워크가 부족햇던 것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이번에 똘똘 뭉친다면 지난번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문도원 “8연승 왕천싱 나와라” - 오늘 선발 결승전에선 대마를 잡았다. 안 잡았으면 어떻게 됐나? “못 잡았으면 졌다. 초반은 좋았다가 중반에 아주 안 좋아졌는데 오정아 초단한테서 실수가 나와 흐름이 바뀌었다. 이득만 봐도 좋은 국면이었는데 대마를 잡으러 간 마당엔 꼭 잡아야 했다.” - 오정아 초단에 대한 평소 생각은? “같은 도장(장수영도장) 출신이고, 동료 중 아마도 가장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일 것이다. 단단한 행마를 구사하고 꾹꾹 눌러가는 스타일이다. 한번 걸리면 괴롭다.” - 오랜만의 국가대표인 것 같다. “정관장배 이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올라갔다. 그때 7연승을 이룬 이후 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그 후 성적이 썩 좋지 못한 기간, 꾸준한 연마가 필요하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 - 지난 대회 때도 관전하면서 대표로 뛰고 싶은 마음이겠다. “물론 그랬다. 이번에 마음가짐이 훨씬 달라졌다. 저번 선발전 때보다 꼭 대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 지난 대회 왕천싱의 8연승, 숫자 ‘8’을 보면서 기분이 어땠나? (문도원은 이전에 세계대회 7연승을 거둔 바 있다) “솔직히, ‘이 연승은 뭐지? 이렇게 많이 이기면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며 당황했다. ^^ ” - 왕천싱 선수에 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1월에 중국과의 교류전에 가서 직접 둬봤다. 성실히 공부하는 선수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극복 못할 상대로 보이진 않았다” - 이번 우리 대표 구성을 봤을 때 어떤 특징의 팀이 될 것 같나? “작년보다 ‘영(young)’해졌다. (중국도 어린데 ? ※ 리허-쑹룽후이-천이밍-왕천싱-위즈잉)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특히 우리 팀의 최정 2단과 김채영 초단은 1월에 중국과 교류전에서 나란히 7승 1패 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 왕천싱이 8연승을 하면서 문 2단의 세계대회 연승 기록을 깼다. 이번 대회 목표는? “오더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왕천싱과 마주하길 바란다. 연승보다 관심 가는 것이 왕천싱과의 대국이다.”  인터뷰/ 김혜림 “멋모르는 자신감이랄까, 우리가 승리한다!” - 국가대표에 선발되긴 처음이다. 소감은? “예전에 한국대표가 되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무척 궁금했는데 막상 되고 보니까 실감을 못하겠다. 왠지 뿌듯한 것 같기도 하고…” - 여자 랭킹3위의 난적 박지연 3단을 이겼다. “초반엔 바둑이 원하는 구도가 되어 만족했지만 중반엔 바둑이 난전이 되어서 뭐가 뭔지 모르게 되었다. 강한 상대를 맞이했는데 전 감기마저 걸려서 큰 기대를 못하고 있었다. 중반까지 집중은 잘 될까 걱정했다. 나중엔 어떻게 뒀는지 모를 정도로 전투를 했다. 복기를 더 해봐야 내용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 1월 중국과 치른 교류전 도움될까? “교류전을 치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좋은 연습이 됐다. 제가 좋았던 판을 많이 놓치기도 했다. 작년엔 성적에 너무 골몰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 중국 기사들과 정말 친해져서 중국에서 바둑 두는 게 좋아졌다. 91, 92년생들 또래가 많다. 때마침 선발전을 하길래 중국을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자신의 최고 성적과 대표가 된 사실을 비교하면? “여류국수전 4강이 최고 기록인데 대표가 된 게 더 좋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의미가 크다. 그리고 이런 기회는 잘 오지 않는다.” - 중일 기사들과의 대결,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가? “연습바둑 두듯이 두는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데 힘쓰겠다. 마음이 편안할 때 내용이 더 좋다.” - 이번 우리 대표팀은 어떤 색깔의 팀일까? “풋풋하고 패기 있는 팀, 멋모르는 자신감? (박)지은 언니 빼고는 전부 어리고 경험이 적은데도 자신이 넘친다.” - 지난해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경향이 있다. 한번 사기가 오르면 다 같이 잘하고 한번 팀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 정관장배 (문)도원 언니의 7연승이나 지난 대회 왕천싱의 8연승은 그런 결과물일 것이다.” - 몇 연승을 하고 싶나? “3연승이 목표다”  ▲ 선발전 결승전 중 마지막에 끝난 김혜림과 박지연의 대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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