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서 받은 좋은 기운으로 삼성화재배에서 잘하겠다!"
"문경에서 받은 좋은 기운으로 삼성화재배에서 잘하겠다!"
오픈최강부 강동윤 9단 & 여자오픈최강부 김은지 9단 우승인터뷰
[문경새재배] 정용진  2024-11-11 오전 09:42   [프린트]


프로에게도 오픈하는 전국아마대회에 출전할 때는 몇가지 사안을 각오해야 한다. 우선 이삼 일 안에 대회를 끝내야 하기에 여건상 속기로 둘 수밖에 없다. 거기에 예선부터 하루에 너댓 판씩 내리 대국해야 한다. 개방된 실내체육관에서 두므로 주변이 시끄럽다. 체력과 집중력이 어지간하지 않고서는 우승하기 힘들다.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그런데 “결국은 이길 사람이 이기더라”고 김영삼 9단은 말한다. 달리 말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든 이겨내는 힘, 이것이 실력일 터. 11월 10일 끝난 17회 문경새재배 오픈최강부도 그렇고 여자오픈최강부도 결국은 참가자 중 최상위 랭커들이 우승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던 두 사람, 랭킹6위 강동윤과 여자랭킹2위 김은지 9단이 예상대로 정상에 섰다.

오픈최강부 우승/ 강동윤 9단
“슬럼프에서 건져준 우승!”


89년생 강동윤 9단은 이제 삼십대 중반에 들어섰다. 13세에 입단한 뒤 일찍이 2009년 후지쯔배, 2016년 LG배를 품에 안은 바 있고 국내외 각종 기전에서 여전히 이름 석자를 내밀고는 있으나 뭔가 존재감을 드러낼 한방이 아쉬웠다. 국내기전에서도 2022년 1기 YK건기배에서 우승하고 2년이 지났다.
올해 안동시 백암배 바둑 오픈 최강전에서 준우승하기는 했으나 세계대회를 석권하던 그를 생각하면 갈급증을 해소하기에는 못 미친다. 올봄(4월) 2회 난가배 16강에서 당시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쓰러뜨렸고 올 여름(8월)에는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을 통과하며 본선진출권을 따냈다. 그렇지만 본인은 내심 슬럼프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한번 더 날아야한다. 승부사의 시간을 길게 허용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윤 9단은 언제봐도 동안(童顔)이고 참 맑다. 2017년 이맘때 문경새재배를 석권한 후 두 번째 품었다. 프로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한 첫해 첫 프로의 우승이었다. 20대 말미에 쥐었던 우승상금 700만원이 7년 뒤 4배가 넘는 3000만원으로 뛰었다. 우승상금의 부피보다는 20대에 거둔 우승과 30대에 거둔 우승은 깊이와 무게가 다를 것이다.

“7년 전 그때 슬럼프를 겪고 있었는데 문경에 와서 우승한 후 성적이 좋아졌다. 그래서인지올 때마다 즐겁고 힐링이 되는 대회다. 문경은 항상 좋은 느낌을 주는 도시다. 이번에도 그런 기운을 받고 싶다.”

- 상경하자마자 삼성화재배 본선(11월 12일)에 나서야 한다. 피곤하지 않겠는가.
“노는 것보다는 바둑을 두는 것이 승부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 인터넷바둑을 두면서 실전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AI공부는 내 바둑을 복기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하는 편이다. 인공지능 수법을 그냥 외우는 건 잘 안 외워져서 그렇다. (웃음)”

- 6월 안동에서 연 백암배에서는 준우승(대 변상일)을 거뒀다. 프로아마 오픈대회라는 점에서 비슷한데 어떤 차이가 있는가?
“백암배는 랭킹시드를 받고 출전했기에 예선부터 두지 않아도 됐다. 사실 예선부터 위기가 많았다. 운이 따라주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성적이 한국기원 랭킹점수에 산정되지 않는 비공식 대회지만 프로기전과 다를 것 없이 전력을 다해 둔다. 피셔방식 룰이라 대국시간이 짧고 이삼일 단기간에 승부(대회)를 끝낸다는 점이 나와 맞는 듯하다.”

- 프로건 아마건 승부세계에서는 어느 골짜기 구름에서 소나기를 맞을지 모른다. 더구나 이삼일 짧은 대회기간 예선에서부터 치고 올라와야 하는 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스러울 것이다.
“부담은 없다. 언제든지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32강에서였던가, 박승화 9단전에서는 초읽기에 몰려 안전운행을 거듭하다가 겨우 이겼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다. 다시 한번 세계무대에서 펄펄 나는 강동윤을 보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다. 다시 세계대회를 우승하는 게 인생목표다.”



여자오픈최강부 우승/ 김은지 9단
“문경에서 기운 받아 삼성화재배에서 잘하고 싶다!”


김은지 9단은 2020년 1월에 입단했다. 프로가 되고 나서 첫 문경새재배 우승이지만 아마시절인 2018년 12회 대회에서 처음으로 참가했던 시니어-여성부에서 바로 우승한 전력이 있다. 그때 나이 열한 살, 그 옛날 초등생 유창혁, 박영훈이 학초배를 움켜쥐어 놀라게 한 것과 비슷했다. 정작 본인은 “그때면 제가 초등생 때였었나요?”라면 정확히 기억을 못하는 눈치다.

- 지난달 강릉 난설헌배를 3연패했다. 지역대회 여자부는 죄다 휩쓸고 있다. 지방에 오면 아무래도 조금은 힘들지 않나?
“좀 그럴 때도 있긴 하지만 재미있다. 문경은 인심이 좋고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난다. 특히 올해부터 여자오픈최강부를 신설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분전환 삼아 참가했는데 우승까지 했다. 사흘 내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쉬면서 대국에만 전념했다.”

- 가장 힘들었던 판은….
“결승대국 초반도 상당히 어려웠고, 예선전에서 이슬주 3단과의 판이 힘들었다.”

- 반면 정규 여자프로기전에서는 아쉽게도 올해 우승을 다 놓쳤다. 12월까지 아직 두어 달 남짓 남아있는 상황에서 벌써 100판을 넘겼다. 비공식대회인 이 대회에 둔 대국까지 합하면 110판 이상 두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은가?
“체력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초속기(피셔방식)가 내게 잘 맞고 무엇보다 지역대회는 힐링하는 마음을 주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거 같다. 당장의 목표는, 이번주에 개막하는 삼성화재배 본선에서 잘하고 싶다. 문경에서 받은 좋은 기운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고 싶다.”

▲ 은지 누나 인터뷰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바둑꿈나무들.

▲ 와아~ 누나의 사인을 직접 받다니…. 누나, 전 입상 상장에 사인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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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류자 ｜  2024-11-12 오후 11:37:00  [동감0]    
삼성화재배 32강전 경기에서 김은지가 셰얼하오에게 거둔 승리는 놀랍다. 셰얼하오는 LG배 우승 경력이 있고,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우승자이며 농심신라면배에서도 7연승으로 한 대회 최다 연승기록을 세운 바 있는 강호이기 때문이다.
예류자 ｜  2024-11-12 오후 11:24:00  [동감0]    
여자오픈최강부 우승/ 김은지 9단
“문경에서 기운 받아 삼성화재배에서 잘하고 싶다!”
원하는대로, 원하는대로 되었다는.
bluesky1 ｜  2024-11-12 오후 9:51:00  [동감0]    
시국이 어수선하다, 이럴 때 일수록 말을 삼가하라~~~
워러04 ｜  2024-11-11 오후 2:48:00  [동감0]    
아..나두 은지눈나 사인 받고시푸당
hsj1448 ｜  2024-11-11 오전 10:33:00  [동감0]    
정용진님께서 이번 문경새재배에 대해서는 매우 컬리티 높은 기사를 작성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바둑팬으로서 감사드립니다.
바쁘시겠지만, 한국기원의 문제점(방만한 운영, 불공정한 대국일정 편성 등)을 지적하는 기사도 작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워학 한국기원의 문제점으로 <방만한 운영>, <불공정한 대국일정 등>을 지적하셨는데, 추상적 으로 나열하지 말고, 이에 대한 구체적 예시를 적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칫 근거없는 비 방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기원 밥을 먹고 있는 오로기자가 한국기원을 비판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한국기원과 오로는 공생관계)  
hsj1448 불공정한 대국일정의 대표적인 예는 지난 주 토요일 오후 1시에 진행된 기성전 8강전(최정-정유진)을 들 수 있 을 것 같습니다. 통상 기성전 본선은 월화 저녁 7시에 진행되는데, 위 8강전은 최정의 삼성화재재배 본선 대국 을 위해 일정이 변경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일정 변경으로 정유진은 문경새재배에 출전할 수 없었습니다. 최정의 삼성화재배 본선대국 편의를 위해 정유진의 문경새재배 출전을 막은 것으로 명백히 불공 정하고 편파적인 일정 변경이었습니다.  
파워학 사례예시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정변경 사유는 제가 보기에는 편파적이지도 않고, 불공정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문경새재배는 위의 강동윤 선수의 인터뷰에서 나와 있듯이, "랭킹점 수에도 산정되지 않는 비공식 대회"이므로, 한국기원에서 비공식대회의 일정을 고려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 다. 2. 개인적인 사소한 약속을 변경할 때도 상대방에 양해를 구하고 "00일에 가능하냐"고 묻고 동의를 받아 다 시 약속을 잡습니다. 하물며 공식대회 일정은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타당한 사유로(세계대회 일정 등) 대국일 정을 변경할 경우는 한국기원은 두 대국자에게 00일자에 대국이 가능한지 당연히 확인을 받은 후, 일정을 정하 였을 것이며, 정유진 선수 또한 OK를 하여 대국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즉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란 애기 입니다. 이번 예시건은 hsj1448님께서 정유진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그리보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hsj1448 파워학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일정 변경에 있어 한국기원이 당연히 정유진의 의견을 물어봤을 건데, 그 상황에서 정유진이 안 된다고 하기가 어렵고, 그렇게 묻는 것 자체가 정 유진에게는 부담이고 갑질입니다. 원래대로 월요일 7시에 8강전이 진행되었어야 하고, 최 정은 기권패를 하던지 삼성배 개막식에 불참하고 8강전에 참여했어야 합니다. 일정 변경 을 하면서 날짜를 바꾼 것은 물론 시간까지 저녁 7시가 아닌 오후 1시로 한 것은 명백히 최 정만을 위한 배려이고 정유진에게는 불공정이고 편파입니다. 이러한 불공정, 편파로 중요 기전 8강전을 패한 정유진이 피해자입니다.  
922alpha 파워학 님의 의견이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함. 인간사에 절대 평등은 없다. 사소취대 적정타협..은 불가피하다. 한기의 설득에 정유진 사범이 양보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국가 전체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정유진 사범의 통큰 마음에 찬사를 보내드리면 된다.  
파워학 한국기원이 근거없이, 임의적으로 공식대회 일정을 변경하였다면, hsj1448님 말씀대로 한 국기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정유진 선수에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주장에 공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추측이고 감정적이기 때문에, 한국기원의 규정을 가지고 판단해 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확인은 못했지만, 공식대국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가 규정에 명시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세계대회 일정과 겹칠 경우, 교통사고 등 신체상 질병(진단서 첨부) 등, 한국기원은 이 근거에 의거 공식대국 일정을 변 경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변경되는 대국일자는 정유진 선수가 본인이 편한 날짜로 조정 하도록 의견을 강하게 제시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삼성화재배 끝난 후 등) 어찌됬건 hsj1448님의 정유진 선수를 사랑하는 마음을 넘어, 억울하다는 심정을 충 분히 느낄수 있었으며, 넓은 아량을 보여주신 정유진 선수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hsj1448 정유진이 불공정한 처사를 받았지만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고 이를 계기로 더 큰 선수가 되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정유진이 받은 불공정과 피해가 해결이 됩니까?
이런 일처리를 한 한국기원 직원이 징계를 받고 정유진에게는 금전적 보상(8강전 패배에 따른 손해 문경새재배 불참으로 인한 손해 정신적 위자료 등)을 해야지요
안 그러면 향후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겁니다
애초에 이렇게 불공정하게 일정 변경을 할 것이 아니라 원칙대로 진행했었어야죠
 
hsj1448 아직 20살도 안 된 정유진이 한국기원과 최정을 상대로 본인이 편한 일정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합니까?  
파워학 hsj1448님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한국기원은 임의적 변경이 아닌, 규정에 명시된 근거에 의거 공식대국 일자를 변경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관련직원 징계나 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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