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팀은 장점이 하나도 없다! 리얼리? ^^
부부 팀은 장점이 하나도 없다! 리얼리? ^^
- 96회 전국체전 화제의 인물 짤막인터뷰
[전국체전] 정용진  2015-10-18 오전 11:48   [프린트]
▲ 충남 혼성페어 팀으로 출전한 김정환-김이슬 선수는 결혼을 앞둔 예비커플로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시범종목으로 치르는 제96회 전국체전 바둑경기에서 메달권에는 못들었지만 눈길을 끈 팀이 있다.

해외교포로는 지난해 제주 대회에 이어 유일하게 참가한 호주팀과 내년 1월 결혼을 앞두고 일반부 혼성페어전에 충남팀으로 출전한 예비커플 김정환-김이슬 선수.

김정환(33)-김이슬(27) 커플은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서 바둑지도사로 보급에 매진하고 있다. 홍성에 둥지를 틀고 학교와 유치원 등 일선교육에 투신한 이들은 이달 초 화성시에서 열린 정조대왕孝바둑축제 가족페어부를 석권한 팀이다. 그렇지만 이번 전국체전 혼성페어전 8강에서 전북의 우동하-채현지 팀에게 졌다. 8강전 직후 몇 마디 나눠봤다.

- 오늘 좀 아깝게 됐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들었다.(사이버오로에서는 홍성읍에서 두 사람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장을 이미 취재해 놓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곧 별도 소개되는 기사로 대신. ^^)
“내년 1월16일 날이 잡혀 있다. 결혼하더라도 홍성군에서 주욱 바둑보급하며 뿌리를 단단히 내릴 생각이다. 신접살림도 내포신도시에서 한다.”

- 두 사람이 연을 맺게 된 계기는? 당연히 바둑인가?
“날짜도 기억한다. 2009년 6월30일, 신안에서 개최한 바둑대회에 단체전(4명 1팀)에 출전했다가 같은 팀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그때부터 사귀었다.”

- 예비커플이긴 하지만 백년가약했으니 부부나 다름없다. 부부가 페어팀을 이뤘을 때 장점과 단점이 있을 거 같다.
“장점이라면, 이겼을 때 기쁨이 두 배라는 것이다.”

- 어차피 페어전은 두 사람이 두는 것이니 누구나 기쁨 두 배 아닌가? ^^;;
(방금 끝난 8강전에서의 패배가 너무 아쉬웠는지 김이슬 선수는 거의 말을 않다가 이 대목에서 불쑥) “그래서 부부 팀은 장점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 그럼 단점이 훨씬 많다는 얘기인데?
(예비신랑 김정환 선수가 급수습) “가깝다 보니 다 이해해 줄 수 있다고 여기기에 실은 곱빼기로 더 서운한 게다. 아예 모르는 이와 팀을 이뤘다면 한쪽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해도 속으로 삭히거나 체념하기에 대면대면 넘어가며 오히려 즐겁게 둘 수 있다. 그런데 부부는 너무 가깝다 보니 서로 막 이거밖에 못 두느냐 식의 표현을 부지불식 간에 말이든 표정이든 하게 된다. 그래서 서운한 게다. 잘 알면서도 말이다. ^^;; 이것이 부부 페어팀이 기가 막히게 호흡이 잘 맞을 거 같은데 실제 성적을 잘 못내는 이유가 아닐지.”

말은 이렇게 해도 두 사람은 다른 커플과 달리 대국을 자주 한다고 한다. 홍성바둑협회 리그전에도 함께 참가하고. 흑백의 바둑돌처럼 참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 1회전에서는 대전팀을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야구에서는 포수와 투수가 사인을 주고 받지만 바둑에서는 수신호를 할 수 없다. 당연히 말을 나누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전국체전 페어대회에서는 이런 카드를 써 의견을 나눈다.


2년째 유일하게 참가한 해외교포 호주팀

지난해 제주 전국체전에서도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해외교포팀으로 유일하게 참가한 호주 팀에게 특별히 감사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멀리 호주에서 강원도로 찾아온 해외동포단에 진심어린 치사를 잊지 않았다.

전국체전 경기에서 해외교포부는 따로 있다. 국내 선수들과 경기를 벌이지 않고 해외교포팀끼리 겨룬다. 그러나 바둑은 올해도 호주 딱 한팀만 참가하여 어쩔 수 없이 번외경기로 치렀다. 엄격한 제한시간이나 격식 없이 대회장을 찾은 많은 바둑인과 자유롭게 대국하며 모국에서 바둑갈증을 풀었다.

인터넷 6단 기력인 최해택(68) 씨는 호주의 남단에 있는 타스마니아란 섬에 살고 있다. 남한 면적의 3분의 2 넓이라니 말이 섬이지 우리에겐 섬이랄 수 없는 곳이다. ^^ 그렇지만 교민은 50세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축구 같은 다른 종목은 해외교포들이 참가하는 경기가 많다. 개막식 때는 타 종목 응원도 갔다. 바둑이 내년부터 정식종목으로 치르는 만큼 대한바둑협회와 대회관계부처에서 해외교포팀 섭외에 좀더 열성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

함께 선수로 동행한 홍완표(76) 씨는 인터넷 기력 2단으로 30년째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다. 바둑계에 익히 알려진 한상대 교수와 동년배로 어느새 시드니에 있는 호주바둑협회원 중 최원로급이 되었다며 웃는다. 항공료와 숙식 경비 일체가 지원되는 국제대회와 달리 체전은 항공료를 자가 부담하기에 생활형편과 일정이 허락하는 사람은 올 수 있다. 내년에는 단체 방한을 추진해 볼 생각이라 한다. 마지막 한마디가 전 세계 바둑을 좋아하는 해외교포들의 말을 전하는 듯했다.

“누구나, 바둑계 인사께서 저희 사는 곳에 오시면,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 해외교포부 호주팀 선수로 멀리서 참가한 홍완표(왼쪽) 씨와 최해택 씨. 따뜻한 환대에 무척 고마워했다.


▲ 번외경기를 두고 있는 호주팀.

○● 96회 전국체전 바둑경기 개막식 기사 보기 ☜ 클릭
○● 96회 전국체전 바둑경기 스케치 보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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