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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에 꽃 핀 바둑인생
30살에 어깨너머로 배운 바둑, 80세부터 꽃 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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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상 할머니의 표정은 차분하지만 밝아보인다. 11월 5일 제5회 김인국수배 국제시니어대회가 열리는 전남 강진 국민체육회관에서 만난 어르신의 나이를 짐작할 수가 없다. 바둑TV 임병기 PD와 함께 바둑을 두다 쉬고 계신 이 할머니를 만났다. 이 어르신은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는 대도 30살 때 어깨너머로 바둑을 깨우쳤고, 80세 이르러서 무작정 바둑교실에 찾아가 바둑을 배운 기막힌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김기상, 대회 참가 선수들중 최고령에 속한다.(더 나이 많으신 분을 찾지 못했다) 헐머니의 고향은 대구, 결혼 후엔 서울서 살았다. 약간의 사투리가 배어있어 구수하다. - 어르신께선 어떻게 참가하셨나요? 내가 나이도 있고 해서 사람들이 염려해 주는 거 알아요. 전라도 어디서 이런 대회가 있다고 해서 가려고 했고, 이렇게 와서 놀고 있는 거요. 어차피 놀고 가지 싶은데요. - 바둑은 어떻게 배우셨어요? 바둑은 서른 살때 쯤인가 어깨너머로 봤어요. 그때부터 봤지 싶어요. 바둑을 알았어요. 이리 두면 살까, 이런 소리 들리고, 그래서 어찌 두는 지 보이고, 그래가지고 알게 됐어요. 근데 우리 나이에 이 거 할 틈 어딨어요. 그렇게 (시간을) 지내다 10년 전쯤에 살고 있는 아파트에 바둑차가 들어와요. (아마도 바둑교실 승합차인 것 같다) TV에서 바둑도 보이고 하길래 한 번 나도 바둑차를 타보자 그랬어요. 탔어요. 1년 배웠어요. 한국기원에 가서도 매주 배우고 있어요.(한국여성바둑연맹이다.) 인자는 바둑 배운 지가 10년 됐어요. - 바둑 실력이 굉장하신 것 같아요. 바둑이 마이 뚜는 데 늘지를 않아요. 승패는 필요 없어요. 그냥 두면 이리 좋은 게 없어요. 대충 봐서 나보다 잘 둔다 싶으면 내가 몇 점 더 놓고, 나보다 못 뚠다 싶으면 상대가 더 놓고 그래요. -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나이는 묻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디가나 최고야. 내 92살이에요. (같이 오신 분들이 1920년생이라고 확인해준다.) - 바둑이 많이 좋으세요? "내가 죽을 날이 언제인지 나도 몰라요. 올해는 이리 왔지만 내년에 올 수 있을 지 몰라요, 그런 내 신세가 한심해요. 그래도 갈 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다 가야하지 않겠어요?, 이리 (바둑을) 둘 수 있으니 내 기쁘고 즐거워요. 마이 좋아요. 두는 게 좋아요." 옆에서 지켜보던 누군가 한마디. "이 어르신 매주 한국기원에 나오셔. 한국여성바둑연맹 강좌에 항상 나오시잖아. 서울서 인터뷰 한 번 안하더니 멀리 강진까지 와서 인터뷰를 하네." 그랬던가? 프로들의 공식 기전이 한창인 서울 한국기원 건물 한켠에선 92세 할머니의 바둑인생이 꽃피고 있었던 것이다. 말씀을 나누시던 할머니가 앞에 있던 동료 심엘리사 씨에게 하시는 말씀 "자네 나이가 78이었어? 언제 그리 나이를 많이 먹었어? 그리 안보이네", - 그렇게 말씀하시는 김기상 할머니도 그리 나이가 들어보이지 않았다. ▲ 김기상 할머니, 1920년생, 30세에 어깨너머로 바둑을 깨우치고 마음에 담아오다 80세 넘어 바둑을 시작했다. ▲ 김기상 할머니와 같은 팀(서울)에 속한 심엘리사 할머니, 78세 ▲ 문용직 박사도 대회를 참관했다. (저도 대회에 참가해도 됩니까? 라고 웃으시기도) 일본 참가자와 진지하게 수를 논의하는 장면인데, 바둑이 아니라 오목이다. ▲ 김인국수배 전경 ▲ 러시아 여성 참가자, 여성 시니어는 나이 기준이 남자에 비해 낮다. 선수구성이 힘들기 때문 ▲ 세계 10여개국이 참가했다. ▲ 다산 초당, 강진은 정약용이 오래 유배생활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오늘날 정약용의 명성은 이곳 강진의 유배생활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다산초당은 강진에 오면 한 번 들를만한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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