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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의 베트남 보고서
호치민과 하노이의 양대 바둑으로 커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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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보급 활동을 하고 있는 이강욱 8단의 ‘바둑 보고서’입니다. 2010년 6월 30일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 후,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이버오로 오로광장 게시판에 베트남 활동에 관해 글을 올려 바둑팬 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습니다. 여기 뉴스에 소개하는 내용은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베트남 전국바둑대회에 관한 것입니다. 이강욱 8단은 호치민 팀을 끌고 참관했습니다. 베트남 전국 바둑 대회 9.6~9.10 베트남은 바둑을 체육으로 인식하고 있다. 바둑도 매년 한번 씩 각 지방을 순회하며 전국대회를 열고, 4년을 주기로 더 큰 비중으로 치른다. 올해는 비중이 큰 해다. 대회 분위기는 한국의 전국체전과 비슷하다는 느낌. 각 도시에서-하노이, 호치민, 다낭, 벤쩨, 낀양, 탄호아, 람동 등 총7개 도시- 선발된 대표들이 모여 남녀 따로 일반부, 16세 이하, 11세 이하 총 6개 부분으로 5일간 하루 2판씩 총9판을 스위스 리그 방식으로 치러지며 각 부 마다 도시별 단체전도 겸해진다. 꽤나 많은 수의 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각 도시별로 특별훈련을 준비했다는 후문, -하노이 팀=중국전지훈련, 낀양=여자선수싱가포르유학- 이 대회의 비중이 느껴진다. 호치민 팀도 역시 대회 2주전부터 특별훈련으로 집중적인 수읽기 훈련과 인터넷을 통한 한국학생과의 대국 등으로 대회를 준비해왔다. -이렇게 중요한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시작하였을 것을...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 이곳에 온지 두 달 남짓 만에 난 꽤나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만 같았다. 호치민 바둑협회로부터 대회기간동안 호치민 팀과 함께 숙식하며 코치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서둘러서 짐을 챙겨 호텔에 도착한 개막식 첫날... 너무나 감사하게도 개막식에서 VIP 석에 앉혀놓고는 한국에서 온 바둑 프로기사로 모든 참가자들에게 소개해주신다. 베트남 까지 와서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이 강욱! 출세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나의 제자들은-가르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남자일반부 Lam(‘람’ 작년 이대회 챔피언 26세), Dao (‘다우’ 올해 호치민 챔피언 24세) Duong(‘즈엉’ 22세), Hoa(‘호아’ 작년 호치민 챔피언 24세) 여자일반부 Tam Anh(‘땀안’ 올해 호치민 여자챔피언 18세) Nguyet(‘응윗’ 여자일반부 22세) 남자 16세 이하 Nhat minh(‘녁밍’ 9세 올해 한국에서 열린 대한생명배 저학년부 5위,) 남자 11세 이하 Duy minh (‘주이밍’ 녁밍의 동생, 7세) 이외에도 다낭 대표로 출전한 Binh(‘번’ 21세 다낭) 이렇게 약 10여명 정도의 정예(?)부대와 내 교실에 한번이상 다녀간 학생까지 약15~20여명 정도이다. 그밖에도 Tuan(‘또안’ 2008년 우승)선생님, Duy(‘유이’2000,2002,2004,2006 대회우승자)선생님 등 이곳에서 오랜 기간 바둑 보급에 힘 써오신 총 네 분의 선생님들이 호치민 팀의 주요 선수들이다. 한 가지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이곳 역시 세대교체가 진행 중 이라는 점이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이곳의 젊은 원로(?) 선생님들이 번갈아 가며 우승을 차지했다는데, 작년에 Lam 이 우승하며 그 기록이 깨졌다고 하니 올해 대회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 오토바이가 많다. 베트남의 거리의 한 모습 대회 첫날...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첫날 대국을 끝마쳤다. 대회 시작 전 ‘아직은 다른 도시 팀들이 호치민 팀을 상대하기엔 버거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팀 선수들의 의외의 강한 실력이 나를 긴장시킨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 전지훈련을 다녀왔다는 하노이 선수들은 중국 스타일을 배워 왔는지 대국 자세며 표정, 포석구성 등이 호치민 선수들과는 많이 다르다. 내일 부터는 상대다운 상대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선수들을 내방에 불러 모아 복기검토, 상대선수들의 포석 연구 등으로 첫날밤을 보냈다. 대회 이틀째... 람(호치민)vs번(다낭) 내가 아끼는 제자 두 명이 너무 이른 시기에 부딪치고 말았다. 실질적인 호치민 팀의 에이스 아니 내가 베트남에서 제일 강하다고 생각하는 람과 호치민 팀이 아닌 다낭 대표로 출전한 내심 내가 가장 아끼지만 호치민팀으로선 가장 두려운 번... 호치민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 다우 역시 하노이 팀의 Quang (‘꾸왕’) 선수를 만나며 슬슬 대회의 열기가 더해간다. 초반 시작은 람의 우세였는데 중반 난조를 보이더니 종반에 들어서자 미세하게 역전을 당하고 만다. 끝까지 역전을 노려보지만 아쉽게 패퇴. 다우역시 중반 갑작스런 난조로 패퇴하자 일순간 호치민 팀의 분위기가 어두워진다. 승리한 번(Binh,다낭팀) 역시 평소 호치민 선수들과 친형제처럼 지내며 같이 공부한 탓인지 마냥 좋아하는 얼굴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진 호치민 팀의 미팅시간은 무슨 이야기 인지 알아들을 순 없지만 분위기는 짐작이 간다. 나 역시 무거워진 마음에 입맛을 잃어 그들의 점심식사에 함께하지 못하고 그냥 건너뛰어 버렸다. 오후대국 시작!눈길이 가는 대국으로는 번vs꾸왕(하노이) 또안 선생님(호치민)vs팜안(하노이 22세) 호치민 선수들의 기대를 한 몸에 짊어진 탓일까? 또안 선생님의 초반 운석이 무거워 보인다. 그에 반해 팜안은 굉장히 침착한 대국태도와 안정적인 대국내용으로 국면을 압도해 가고 있었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제일 기대가 되면서도 호치민 팀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번(Binh,다낭팀)의 출발이 굉장히 좋다는 점. 또안 선생님의 국면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초조한 마음에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온 사이 그토록 침착한 모습을 보이며 실수할거 같지 않던 팜안의 대형실수가 등장 했다. 가벼운 응수타진에 잘못 응수하며 대마가 죽어 버린 것이다. 구경하던 하노이 선수들은 내 옷깃을 잡아끌며 상황설명을 부탁하고 호치민 관계자들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또안 선생님은 극적인 역전승이었지만 내심 기대했던 번은 역전패... 좋았던 상황에서 욕심내다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었지만 본인은 더하겠지 싶어 끝나고 나오는 번에게 간단한 복기와 함께 내일 잘하라고 격려해주는데 번:“사범님 죄송해요.” 나:“응? 뭐가? 나한테 뭐가 미안해~ 괜찮아~^^ 번:“아니에요. 너무 죄송해요. 제가 오전에 호치민 팀을 이겼기에 꼭 이겼어야 했는데...” 번이 갑작스레 눈물을 보인다.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때론 너무 지나쳐 내 눈총을 사기도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번의 모습만 봐왔던 나로서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이 녀석이 오전 대국을 이기곤 적잖은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평소 친형제처럼 지내던 형에게도 미안하고 호치민 팀을 코치하며 신경 쓰고 있던 내게도 미안했던 모양이다. 승리로써 그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고 싶었을 텐데 유리했던 바둑을 역전패 했으니 그 속은 어련하랴... 마음이 짠해지며 나까지도 눈시울이 젖어온다. 나: “괜찮아. 난 오히려 기뻐. 네가 평소에 버거워 하던 상대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던데~^^ 아직 대회 끝난 거 아니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번을 위로하고 나 역시 마음을 가라앉힌 후 들어선 대국장의 분위기가 아까보다 훨씬 밝다. 호치민 팀의 오후대국 성적이 괜찮은 모양이다. 특히 여자부의 땀안이 강력한 우승후보 Mai(하노이 22세 프랑스 유학중 이 대회를 위해 잠시귀국) 를 이겨낸 것이다. 여자부는 낀양 대표 Hong Anh(헝안 21세 작년 여자부 우승)-내 교실에서 제일 성실히 공부하던 얼굴이 안보여서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번 대회 직전 이 대회 우승을 위해 낀양시에서 싱가포르로 유학시킴- 벤쩨 대표 Kim Long(낌렁)과 마이, 땀안 이렇게 4명이 가장 강해 보였다. 그런데 그중 가장 까다로운 마이를 넘어섰으니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듯 보였다. 내가 보기엔 땀안의 실력이 가장 강해 보이기도 했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 했던가?^^) 그렇게 대회 이틀째를 마무리 했다. ▲ 베트남 어느 시장의 모습 대회3일째 나의 제자인 다우, 즈엉, 호아는 부담감에 실력 발휘를 못한 탓일까? 2패씩을 기록하며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지고 호치민의 또안 선생님과 람, 하노이의 꾸왕과 팜안, 다낭의 번 이렇게 5명으로 조금씩 좁혀 지고 있었다. 오전대국은 4승씩을 기록 중인 또안 선생님vs꾸왕 3승1패의 람vs팜안 의 대결! 호치민vs하노이의 대결이라는 특수성 까지 더해져 중요도는 더해진다. 여자부의 땀안(Tam anh) 역시 낌렁(Kim long)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으니 내속은 그야말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내 정성을 불어 넣어 보고자 대국장 주변을 서성이며 열심히 응원해본다. 내 정성이 부족한 것일까?? 상황은 조금씩 나빠져만 간다. 또안 선생님은 초반부터 무거운 행마로 고전 중이고 람 또한 우세한 초반 진행 속에 조금씩 양보하더니 순식간에 역전당해 작은 차이지만 절망적인 국면, 그리고 땀안 역시 초반의 우세를 조금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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