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농심신라면배 전야
제5회 농심신라면배 전야
사상최초 국가대표 여기사 박지은, 예상대로 집중조명
[제5회 농심신라면배 개막식 및 전야제] 손종수  2003-10-22 오전 01:14   [프린트]


1. 제5회 농심 신라면배 전야
-사상최초 국가대표 여기사 박지은, 예상대로 집중조명

10월 20일 오후 3시 17분.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5연패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숙소는 버스로 30여분쯤 거리에 있는 징광호텔. 지난해 3차대회를 치른 곳으로 마지막 보루로 나선 이창호 9단이 5연승을 달리던 후야오위 7단과 뤄시허 9단을 연파하고 우승을 결정지은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이번 선수단 일행은 사상최대 규모다. 주장 이창호 9단이 대국스케줄 때문에 일행에 합류하지 못해 단장 김인 9단과 해설위원 임선근 9단, 대표기사 원성진 5단, 박지은 4단, 홍민표 3단, 허영호 2단까지 선수단의 정인원으로 출발한 기사는 6명인데 4명의 기사가 더 합류했다.

농심의 요청을 받아 특별참관자로 합류한 조훈현 9단, 신예강자 김주호 4단, 얼마전 중국리그 출전이 결정된 김형환 초단, 홍일점 박지은 4단과 우정동행한(?) 이다혜 초단까지 프로기사만 10명, 게다가 중국리그에서 활약중인 김승준 8단과 목진석 7단이 응원차 베이징으로 달려왔다.

버스에서 내린 일행이 차례로 호텔 로비로 들서서자마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기자 몇몇이 다가와 대뜸 마이크를 들이민다. 대상은 물론, 사상 첫 국가대표 여기사 박지은 4단. 남경 라디오방송이라고 신원을 밝힌 이들은 이철용 위기천지 기자의 통역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중국에는 처음인가?
여러 번 와봤다(이런, 세계여자바둑의 강자로서 해외대국 출장이 잦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정보가 부족하시군…).

-단체전 사상 최초의 국가대표 여기사인데 기분이 어떤가?
여러 곳에서 최초의 국가대표 여기사라고 말해줘서 기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두겠다.

-몇번째 기사로 나올 생각인가?
내가, 이창호 사범님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남경라디오 기자들은 처음에 이 말을 잘 못 알아들었다. 한국선수단은 출발 전에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출전순서에 대해서 어느 정도 틀을 잡아놓은 듯하다. 즉, 박 4단의 말은 ‘대체로 역대 선수단은 선, 후배 순으로 출전했고 이번 선수단 중에서는 내 나이가 두번째로 많으니 1장은 아닐 것’이라는 뜻 같다).

-일본, 중국 기사들 중에서 두고 싶은 상대는? 또 꺼리는 기사는 누구인가?
누구라고 찝어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느껴지는)중국기사들과 둬서 이기고 싶다.


박지은 4단의 당찬 대답에 놀란 기자들은 마이크를 황급히 로비 옆자리에 앉아있던 조훈현 9단에게 돌렸다. 조 9단은 속력행마의 달인답게 기습질문을 받고도 ‘한국선수단이 나이도 어리고 신예들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나도 떨어지고 유창혁 9단도 떨어져 어린 선수들만 남았다. 그렇지만 나이가 어릴 뿐이지 바둑이 약한 것은 아니다. 모두 선발전을 거친 강자들이다. 젊은 기사들이 국제전에서 얼마나 힘을 내는지 기대도 되고, 재미있게 됐다’며 명쾌한 답을 준다.

오후 6시, 선수단일행은 북한 고려호텔 직영으로 운영중인 한식당 ‘해당화’에서 만찬을 갖고 도착 첫날의 여독을 풀었는데 이곳은 음식도 맛깔스럽지만 식사도중 여종업원들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휘파람’, ‘반갑습니다’ 등 우리 귀에 익숙한 북한노래를 불러주는 이색적인 서비스로 유명한 곳이다.

2. 기자회견, 전국 각지에서 40여명의 신문, 방송 기자 몰려

이튿날 오후 5시, 호텔 3층 소연회장에서 제5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전야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준 농심 부사장과 한국의 조훈현 9단, 박지은 4단, 일본의 가토 마사오 단장 겸 선수단 주장, 중국의 단장 화이강 8단, 지난해 5연승의 영웅 후야오위 7단이 함께 했는데 CCTV, 베이징 TV, 체육주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40여명의 신문, 방송 기자들의 질문에 왕이 중국기원 해외사업 부장과 이철용 기자의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계속해서 중국에서 개막식을 갖는 등 중국에 깊은 관심을 보여준 한국기원과 농심에 감사드린다'는 말로 첫인사에 나선 화이강 8단은 몇차례에 걸쳐 '한국의 독주를 바라지는 않는다. 중국의 우승을 염원하며 첫째로는 한 수 배우겠다는 생각이지만 둘째로는 우승을 기원한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뒤이어 '5년째로 접어든 농심 신라면배에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 같다. 특히, 이번 대회는 홍일점 박지은 4단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이 대회가 10년, 20년, 100년 앞으로도 계속 번창하기를 기원한다. 아무쪼록 더욱 흥미진진한 시합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여러분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는 농심 박준 부사장의 후원사 대표인사가 있었고 짤막한 농심의 제품 비디오 방영을 거쳐 기자들의 본질문으로 이어졌다.

기자단의 첫번째로 지목한 응답자는 조훈현 9단. 조 9단은 '한국은 진로배부터 국가대항전 11연패를 향해 달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조훈현, 유창혁 9단 같은 중량급 강자들이 빠졌다. 너무 어린 기사들로만 선수단이 구성돼 위험하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 말은 맞다’고 짧게 대답한 뒤 '내가 오죽했으면 여기까지 응원을 왔겠느냐'며 조크, 기자단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기자들의 박수가 멎기를 기다린 조 9단은 '그러나 신예들이 나날이 향상하고 있어 단위가 낮고 나이가 어리지만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 젊은이들이 얼마나 성적을 낼지, 기대가 된다'고 말을 맺었는데 조 9단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계속해서 조 9단에게 질문이 어어졌다.

조 9단은 '이세돌 9단도 선발제도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번 대회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 한국기원 상임이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은 어려운 문제다. 다 같이 참여해야겠지만 기사 개인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출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고 답변.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많은 인터뷰를 기록하게 될 박지은 4단은 '루이나이웨이 9단과 비교해서 어떤가'라는 질문에 '아직은 루이 9단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보였으나 '단체전 사상 최초의 국가대표 여기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판에 박은 질문에는 '더욱 열심히 둬서 여기사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당차게 대답했다.

3년째 단장 겸 선수로서 일본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가토 마사오 9단은 기자들로부터 '일본은 국제전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등 비난에 가까운 질문을 받았으나 특유의 온화한 웃음으로 응수한 뒤 '그것은 고의가 아니다. 일본은 신문기전을 위주로 한 대국 스케줄을 연초에 정해서 그대로 시행하기 때문에 정상급 기사들이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다 노리모토 9단이 10월에 개막되는 명인전 도전기 때문에 그 전후로는 해외대국에 나설 수가 없고 야마시타 게이고 9단 역시 기성전 때문에 1월 전후의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며 일일이 기전스케줄까지 설명하며 해명했다.

마지막 응답자는 후야오위 7단. 지난해 5연승 돌풍으로 중국을 우승 일보 전까지 끌어올린 후 7단은 '드디어 우승의 기회가 온 것 같은데(한국이 선수단이 어리다는 것을 의식한 듯)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뼈가 있는 응답으로 프로의 근성을 드러냈다. '우리 실력도 이미 세계 정상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나아지고 있고 더욱 열심히 둘 생각이다'라고 말끝을 흐리자 진행을 맡았던 왕이 해외사업부장이 '지난해는 5연승을 했는데 매년 나아지고 있다고 했으니 올해는 우승이 아니겠냐'고 거들어 기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제5회 농심신라면배 사이버오로 생중계 안내
10월 22일(水), 오후3시 - 제5회 농심배 1국, 장쉬 9단(日) vs 위빈 9단(中), 해설자 : 백성호 9단
10월 23일(木), 오후3시 - 제5회 농심배 2국, 해설자 : 강훈 9단
10월 24일(金), 오후3시 - 제5회 농심배 3국, 해설자 : 김명완 6단
10월 25일(土), 오후3시 - 제5회 농심배 4국, 해설자 : 김수장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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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우대공 |  2003-10-22 오후 9:06:00  [동감0]    
일본/중국 서로 싸워 2-3명 떨어질 테고, 이창호까지 돌아오기도 힘들지만, 농심배 0점대 방어율의 이창호가 마지막에서 소방수로 있는 한, 일본/중국은 우승은 좀 어려울 듯 싶네요
환우대공 |  2003-10-22 오후 9:05:00  [동감0]    
소스박스님 생각이 제 생각입니다. 일본, 중국 다 힘합쳐야 이창호 한 명 이길까 말까 한데... 최소한 허영호, 홍민표 둘이 합쳐 5연승 이상 나옵니다.
saucebox |  2003-10-22 오후 5:03:00  [동감0]    
이창호 혼자서 중국다섯기사를 상대한다해도 승산이 5할은 될것이다...중국기사혼자 우리기사 다섯을 상대한다면 승산이 0%다.ㅋㅋ중국은 주제파악좀 해야할것..
오묵시록 |  2003-10-22 오후 3:18:00  [동감0]    
박지은, 두판만 이겨주오....나머지는 창호국수가...
아리랑31 |  2003-10-22 오후 1:10:00  [동감0]    
근데 솔직히 중국이 젤 강해 보이네요. 초짜들이 한국 선수들은 좀 불안하고요. 일본은 맨날 노땅 나오니 볼 것두 없구.
도우미4 |  2003-10-22 오전 10:00:00  [동감0]    
네, 한국이 맞습니다. 정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seraph |  2003-10-22 오전 9:40:00  [동감0]    
조훈현 9단의 첫번째 질문 중 농심은이 아니고 한국은이 아닌가요.(22일 9시47분 현재) 아님 중국 기자가 질문을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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