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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의 눈으로 바라본 LG배 8강전
바로 앞에서 그들의 표정을 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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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10월의 마지막 날은 한국 바둑의 최고수들이 제7회 LG배 4강 대진을 '대한민국'으로 물들이며 화려하게 마감됐다. 세계기전과 같은 큰 승부에서 대국자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 묵묵히 판을 지켜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 각종 매체의 해설자. 중계진행자. 혹은 관전기자?. - 뭐니뭐니해도 대국자와 함께 가장 오래 대국을 지켜보는 사람은 그 판의 수순을 열심히 기보용지에 적는 기록자들이다. 기록자들은 프로기사들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연구생들인 경우가 많아, 사실상 대국자 다음으로 대국상황에 대해서 만큼은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10월 31일 부산, 호텔 파라다이스에서 개최된 제7회 LG배 8강전의 현장을 기록자의 눈을 중심으로 따라가 본다. ◈ 그들은 모두 복기를 하지 않았다. - 이날 4판의 바둑은 종료후에 모두 제대로 된 대국자들의 복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통 10분이상 열띤 복기가 몇판 정도는 일어나기 마련인데 이날은 공교롭게도 거의 복기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대국판 주위를 둘러싼 상태에서의 생동감 넘치는(?) 복기 사진은 이날 대국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가장 길었던 것이 이전부터 많은 승부를 벌였던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의 대국, 두 9단은 매우 담담하게 약 5분정도 의견을 교환하고 미련없이 판을 떠났다. ○... 끼우는 수를 당하면 어떻게 하나?... (조훈현 VS 조한승) - 조훈현 9단의 대국은 이미 알려진 대로 항시 치열한 경우가 많다. 이날 조한승 5단과의 대국도 역시 그랬다. 또 조9단의 특징은 난전을 통한 접근전에서 전판을 휘어잡는 것인데 이날의 대국도 중반전이 넘어가면서 이미 조 9단이 매우 유리한 전세를 주도하고 있었다. 따라서 기록자는 기록을 하면서 조훈현 9단이 거의 이긴 것으로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 기록자의 대국후 증언들 종합. "아니 왜 저곳을 왜 내버려 두지.. 끼우는 수를 당하면 어떻게 하나..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승이 형이 바로 끼우는 거에요. " 조한승 5단의 끼움수는 아마 반집 역전의 전환점이 된 모양이다. 기록자들이 전하는 바로는 이 수가 반상에 나오자 조 9단이 혼잣말을 했는데 워낙 커서 8강전이 열리는 파라다이스 호텔 카프리 룸의 특별대국실에 다 들렸다고 한다. 조 9단은 우리말과 일본말을 섞어서 혼잣말을 하는데 이 때는 일본말이었다. - "정신 나갔군"에 해당하는 일본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도 조한승 5단이 비록 엄청 전과를 올렸지만, 아직 조9단이 유리했다는 것이 기록자들의 평가였다. 기록자들은 다른 바둑 관계자들이 물어볼 때는 거의 대답을 회피하지만. 자신들끼리는 과감하게(?) 의견을 피력하곤 한다. 이렇게 말이다. " 냉정하게 끝내기 하면 아무리 못해도 반집은 이길 거 같았는데(조국수님이.)..." 갑자기 판이 자꾸 이상해 지더니 끝내기에서 찝는 수까지 당해서 반집이 뒤집혔어요" 계가를 끝낸 두 대국자, 반집결과를 확인하고는 돌을 쓸어담고 자리에서 얼른 일어났다. 두 대국자 모두 얼굴이 붉게 상기된 표정, 조 9단은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 바로 저우 9단과 원성진 4단의 대국을 구경했고 조한승 5단은 조9단보다 약간 늦게 주춤주춤 일어나 대국장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두 대국자 모두 일시에 긴장이 풀려서 복기를 할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듯 하다. ●... 열받으니까 복기 안하겠지. 말도 안통하잖아. 딱 한판의 한,중대결이었던 저우허양9단과 원성진 4단의 대국도 복기가 없었다. 이에 대해 기록자들끼리 한마디씩 주고 받았다. " 에이.. 말이 안통하니까 복기를 할 수 가 없지.".."아니야.(저우가) 져서 열받으니까 할 맘이 안들었던 걸꺼야".."판도 거의 젤 늦게 끝났잖아. 세시간 바둑인데 6시반도 넘어 끝나가지구.." 참조 : 이창호 9단 같은 경우 말이 안통하는 상대 해외기사들도 판이 끝난 후, 손짓으로 복기를 좀 한다. 바둑은 말이 안통해도 서로 둘 수 있는 수담(手談)이기 때문이다. 때론 궁금한 장면이 있으면 통역이 가능한 실무자들까지 동원해 복기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특히 이 9단의 경우, 상대가 누구이건 승패에 상관없이 상대가 복기를 원할 경우 모두 받아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저우 9단으로서는 아마도 자신이 아직 인정할 수 없는 상대에게서의 패배이기에 심적인 동요와 책망이 심했을 수도 있다. ○... 미묘한 긴장이 흐르는 이세돌 - 박영훈 戰 이세돌 3단과 박영훈 3단의 대국은 8강전 네판중 가장 먼저 끝난 판이다. 나머지 세판이 모두 제한시간사용을 모두 사용한 사투를 벌인 끝에 오후6시가 넘어서 끝난 반면, 이 대국은 오후 5시무렵쯤 되어서 끝났다. (당초 예상으로는 조훈현 9단과 조한승 5단의 판이 대국자들의 특성상 가장 일찍 끝나리라 예상을 했었는데 오히려 조-조 대결은 막판까지 가장 치열하고 미세했던 대국이었다.) 대국에서 두어지는 바둑수를 차치하고, 대국자들간에 미묘한 긴장을 서로 뿜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훈현 9단과 서봉수 9단이 그러했다던데, 이세돌 3단과 박영훈 3단의 대국도 얼핏 그러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기록자들도 굳이 두사람간에 '라이벌'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뭔가 긴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서로를 절대 질 수 없는 상대로 인식할 때 더욱 팽배해지게 되는데,만약 이런 긴장된 분위기가 사실이고, 현재와 같은 호성적을 두 사람이 꾸준히 유지한다면 조훈현-서봉수 이후 가장 치열한 라이벌 관계가 탄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 일단의 성급한 추측이다. 대국은 묘수펀치를 날리며 불리했던 상황을 역전한 이세돌 3단의 불계승이었다. 국후 이세돌 3단이 몇 수짼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몇마디 오고간뒤에 둘은 자리를 떴다, 검토실에서의 이세돌 3단은 박지은 3단, 홍민표 2단등 동료들과 어울려 밝은 표정이었이며, 아직 끝나지 않은 다른 8강전 세판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보며 자주 웃었다. ●... 당연히 비범하겠지 (이창호 VS 유창혁) - 기록자들은 다른 판은 많이 이야기 했지만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의 대국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이것은 검토실과 주변의 영향도 좀 있는 것 같다. 이창호- 유창혁의 대결은 당연히 8강전의 빅매치인것은 틀림없지만, 누가 누구를 이기건 승패결과가 큰 뉴스거리가 되지는 않는 것이었다. 최정상급의 기사들이 펼치는 대국이니만큼 당연히 비범할 것이며, 따라서 두사람의 비범함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제 평범한 관심밖에 끌지 못한 것이다. 10월 31일, 적어도 검토실에서만큼은 이창호 - 유창혁 戰 은 가장 작은 흥미를 끄는 판이었다. - 앞서 말한대로 이창호 9단과 유창혁 9단은 다른 대국보다는 국후에 가장 긴 복기검토(5분)를 했다. 끝난 순서로는 두번째,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하리 만큼 피차 최선을 다한 대국이었다. 두 대국자 모두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줄 수 있는 상대로 서로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승패가 결정난 후에도 다소나마의 복기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 대진추첨후 "한승이 형이 세돌이 형한테는 무지 강한데....." -조한승 5단과 이세돌 3단은 잘 알려진 대로 프로입단동기, 추첨을 통해 이세돌 3단과 조한승 5단이 4강 준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한 기록자의 즉석 코멘트. 조한승 5단이 이세돌 3단에게 곧잘 이기던 것을 기억해 냈다. ◈ 검토실에서 ★- "참나..미치겠네.. 무쟈게 미세하네...무쟈게 어렵네...반집인가?!!". 조선일보 관전기의 해설위원인 최규병 9단, 8강전 각 대국에 대한 간략한 총평및 간이 해설을 준비하기 위해 조훈현-조한승 전의 종반전을 인터넷으로 관전하다가 혼잣말. ★- "어허..이런...이런...이런...이사람들이..." 대회 흥행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LG배 주최사인 조선일보 이동상 차장의 저우ㅡ원성진 한중대결 감상평. 대회흥행을 위해서는 한명의 중국 기사가 올라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과 또한 한국기사를 응원하는 심정도 같이 얽혀있었는데, 원성진 4단이 중반전과 종반전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펼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4단의 승리를 점치자 복잡한 심정을 표출. ★ - ".....따끈한 안방이 그립당." 30일 6시간이상 주행, 31일 다시 6시간이상 주행. 이틀동안 서울과 중계장소인 부산을 왕복한 사이버오로의 박성근 대리.10월 31일 저녁에 부산을 출발해 새벽 2시가 되어 서울에 도착했다. 중계당일의 준비에 따른 긴장과 오랜 운전으로 인한 피곤으로 인한 한마디였다. 서울은 부산보다 밤공기가 무척 찼다. ♥작은 인사 제7회 LG배 8강전의 인터넷 4판 동시 중계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치러졌습니다. 대국에 참여해 치열한 바둑을 두며 늦은 시간까지 사투를 치른 대국자분들과 수순입력에 협조한 기록자 연구생들. 중계 해설자 세분과 진행자분들.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기사전송및 인터넷 중계를 위한 무선랜 설치를 협조해 주신 이광천 대리님, 대회 실무를 맡아 동분서주한 한국기원 하훈희 차장님이하 사업부 여러분들, 인터넷 중계를 후원한 LG고객정보센터(LGCIC)와 LGAD. 조선일보 사업부 이동상 차장님, 월간바둑 기자분들께 고마움의 말씀드립니다. 끝으로 정신없이 바빴을 사이버오로 직원분들께도 감사인사 꾸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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