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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힐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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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9단은 힐링이 필요했다. 지난주, 4강까지 올랐던 세계대회 제2회 백령배 3번기에서 중국의 신예 간판 커제 4단한테 0-2로 져 내상을 입었다. 확 밀린 내용도 아니었다. 이 기회에 기세를 꺾어놓으려고 강하게만 두다가 역습을 맞은 것이라고 말하는 프로기사도 있었다. 나이 어린 기사와의 대국에서 느끼는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커제가 한국기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했다. 하지만 박정환이 커제에게 쩔쩔 매야 할 정도는 아니다. 박정환이 근래 보이는 불안한 움직임은 그것뿐만은 아니었다. 각종 본선기전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천원전에서 나현 4단에게 졌고, 한국물가정보배에서 이창호 9단한테 졌다. 렛츠런파크배에선 김형우 7단에게 졌다. 지는 건 탈락을 의미했다. 모두가 아까운 판들이었다. 장기화할 슬럼프는 아닌 듯 보였다. 단지 정신을 가다듬을 여유가 필요했다. 일정이 빡빡해 그럴 순 없었다. 전열을 정비하고 내상에서 회복할 틈을 얻지 못한 채 박정환은 한•중천원전의 전장으로 향했다. 제주도였다. 18회를 맞이하는 한•중천원전은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이 3연속 우승 중이다. 최철한 9단을 2번, 박영훈 9단을 1번 꺾었다. 통산으론 4차례로 이창호, 구리와 함께 최다 기록을 보유했다. 박정환의 상대가 바로 중국 천원 천야오예다. 이번에 천야오예가 우승하면 통산 최다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박정환은 문제 없을까.’ 근래 잇단 패배에 박정환은 얼마나 지쳐있을까 우려됐다. 23일 오후 1시 김포공항에서 박정환을 만났다. 바둑 이야기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 당사자는 오죽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기자)“대국시작하는 시각이 오전 10시가 낫나요, 오후 1시가 낫나요?” 박정환한테 물었다. 원래는 얼마 전까지 이번 한•중천원전은 제한시간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로 계획되어 오후 1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구상되다가 막판에 3시간 초읽기 1분 5회로 변했다. 이에 따라 대국시각도 오전 10시로 당겨졌던 것.  ▲ 23일 제주 공항에 도착한 박정환의 낮빛이 밝았다. “오후 1시가 좋죠~” 박정환이 이렇게 대답하며 배시시 웃었다. 잠을 푹 잘 수 있는 오후가 낫다는 얘기였다. 입단했던 나이에 천진난만했던 웃는 모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박정환이다. 중압감 같은 것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다행스러웠다. 승부사에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빠른 회복이다. 진 이유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하겠지만 아픈 기억은 깨끗이 잊어야 한다. 승부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박정환은 일인자답게 의연하게 잘 헤쳐가고 있는 듯 보였다. 박정환은 제주 롯데씨티호텔에서 열린 한•중천원전 1국에서 천야오예를 압도하면서 이겼다. 얼마 전 걷잡을 수 없게 난조를 보이던 그 기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정환은 흔들림이 없었고 정확하게 상대를 제압했다. 1국과 2•3국 사이 25일은 휴식날. 박정환은 방에 있거나 산택을 한다. 바둑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 같은 그의 생활 패턴은 한결 같다. 늘 연구다. 이렇게 국제대회가 있어 먼 곳으로 이동할 때면 다른 기사들이 그렇듯 소형 컴퓨터를 가지고 다닌다. 인터넷으로 바둑 관전을 하고, 실전도 하다가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한다. “가끔 드라마도 봐요 ^^” 박정환이 씩 웃는다. 결승 대국이 진행되고 있는 장소 제주도는 전야제와 1국 때만 해도 날씨가 궃었지만 휴식날은 하늘이 맑게 개었다. 제주도에서 박정환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풍광 속에 정신이 쉬고 있다. 힐링이 필요했던 그에게 제주는 쉼을 주기에 적격인 장소 같다. 선승한 박정환은 26일 제주 롯데씨티호텔에서 오전 10시 2국에 임한다.  ▲ 제주도에서 한중천원전에 임하고 있는 박정환.  ▲ 25일 제주 동문시장의 풍경이다.  ▲ 역시 과일도 이국적이다.  ▲ 제주 용과.  ▲ 동문시장 옆은 바다다.  ▲ 기념품들.  ▲ 5만원이면 옥돔을 이만큼 살 수 있다.  ▲ 돌하르방은 아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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