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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철한, 더 독해지겠다!
지금 나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실전)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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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의 승부는 어차피 철저한 홀로서기다.최철한 9단은 결코 우울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년동안 본인 스스로는 물론이고 바둑계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던 제5회 응씨배, 심혈을 기울여 왔던 승부에 패했지만 최 9단은 우울하다기보다는 매우 맑았다. 최철한은 때론 냉정했고, 때론 천진난만했으며, 때론 그 어느때보다 강인하고 담담했다. 자신이 우울해지면 주위가 더욱 침체될 것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승부사로서 자라온 강인한 근성과 성격 때문인지 그것은 모르겠다. 그런 것이야 본인만이 알 수 있겠지만, 다만 최 9단의 심정은 후자에 약간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큰 승부에서의 패배의 상처는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3월 5일 제5회 응씨배 결승4국에서 패배해 1-3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최철한 9단은 6일 하루동안 베이징 중국기원과 권효진 4단과 위에량 4단이 운영하는 위권(岳權, 위에량 4단과 권효진 4단의 성을 딴 도장명)바둑 도장을 방문하면서 하루를 지냈다. 최 9단은 나이어린 도장원생들과 어울리며 밝은 웃음을 자주 지었다. 한편 도장에서 최 9단은 응씨배 결승승부동안 올라온 인터넷상의 뉴스를 모두 확인했다. 또 뉴스에 걸린 댓글들도 모두 읽었다. 뉴스를 보고 있던 최철한 9단과 자연스럽게 응씨배 승부를 정리하는 대화를 가졌다. 최 9단은 때론 진지한 답변을 던지며, 때론 장난스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도장 원생과 인터넷을 보고 있는 최철한 9단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음..그러고 보니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네요. 기분은 좀 괜찮아 졌나요? "괜찮아요. 모두 다들 위로해 주시니까. 그래도 좀 시달릴 것 같네요. 지금 너무 편하게 있어서. 그게 좀..(이상하기도 하죠)?, 역시 뉴스 댓글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오기도 하죠." - 프로기사들은 특히 바둑에 졌을 때 머리 속에 계속해서 맴돈다는데. "바둑이 생각나는건 두기 전에도 그렇고 두고 나서도 그렇고 일상생활이에요. 어제 대국(결승4국)도 간간히 생각나죠." "4국에선 솔직히 계가가 어려웠어요. 다만 그 때까지의 흐름이 있어서 질 지 모른다고 느끼고 있었죠. 창하오 9단이 벌점을 받고 있어서 아주 미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도 시간관리에 실패했어요. 끝내기를 잘 하면서 빨리 두어야 하는데 손이 나가지를 않더군요. 결국 저도 시간을 넘겨서 벌점을 받았고 이때 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제한시간을 넘길거면 충분히 생각해도 되는데 그렇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창 9단은 벌점을 먼저 받긴 했지만 두번째 벌점을 받지 않고 시간을 활용했으니 되려 시간관리에 성공한 거죠. 그렇다면 질 바둑이었죠." - 이세돌 9단 같은 경우, 첫 세계대회 결승승부였던 제5회 LG배 결승에서 2-3으로 역전패하고 나서 무척 괴로와 했다고 하네요. "강물로 뛰어내리고 싶은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소문도 있었는데요. "음. 하하. 저는 그 정도 까지는 아니구요. 세돌이형은 저와 좀 달라요. 세돌이형은 자기욕심이랄까, 포부가 많은 사람이죠. 욕망이랄까. 채우지 못했으면 채워야 하는 성격이에요. 결국 그 다음에 이창호 9단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잖아요. 평소엔 안그런데 바둑을 둘 때만 무서워 져요. 진짜 독사죠, 지금은 저도 더 독해져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또래 기사들이 여기에 많이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히. 아니에요. 어차피 혼자서 잘 지내니까, 역시 혼자서 분을 달래야죠." - 지금 최 9단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재충전을 위한 휴식, 혹은 친구? "대국!, 대국이 제일 필요해요. 빨리 잊어버리고 다시 올라가야죠." - 5일 복기현장에서는 사람들에게 가로막혀서 한참동안 아예 일어설수도 없었는데. 그것 때문에 한국 취재진들이 걱정했죠, 여기저기 부탁해서 자리에서 빼내기는 했는데.. 대국이 끝나면 패자한테 주요장면 몇마디 물어보고, 패자가 일어나면 우승자 인터뷰등을 하는게 보통이죠, 그 때 상황은 예의는 아닌 것 같은데, 워낙 그쪽에 경사이다 보니까 욕심이 앞서서 그런 것 같아요. 이해는 하죠. 그렇지만 뭐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한참동안 정신없이 창하오 막 인터뷰하고., 사람들 땜에 일어날 수도 없고, 뻘쭘했죠. 다만 그 열기는 부러웠어요. 저녁때 중국TV의 스포츠뉴스에서도 크게 나오더라구요. 열을 받았기보다는 그 열기가 부러웠어요. 바둑이란 것만 따지면 중국에서 바둑을 두는 것도 할만한 것이겠구나하는, " - 역시 이세돌 9단과는 좀 다르네요.^^;, " 제가 좀 더 순한 성격이에요. 순리를 따른다고 해야하나. " - 이제 국내 일정은 박영훈 9단과 기성전 도전1국을 치르는거죠? " 잘 모르겠어요. 영훈이와 재밌게 둬야죠, 국내도전기는 기다려져요, 응씨배는 부담을 안가질 수 없었고, 최선을 다했는데...., 끝나니까 후련하긴 한데 졌다는게 아쉽죠. 이제 '국내용'이라는 얘기를 듣더라도 어쨌든 잘 해나가야죠, 승부는 졌지만 창하오 9단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시상식때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겠지만요, (시상식은 7일 열린다. 선수단은 8일 귀국) 끝내기 Talk - 재미있는 바둑을 두고 싶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적응하기 힘든가봐요.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최철한 9단의 자신의 바둑에 대해 약간은 장난스런 이야기를 했다. "10년동안 단조로운 바둑을 많이 봤어요. 전 그런 바둑을 두기 싫었어요. 기왕이면 참신하고 재밌는 수를 두고 싶었죠. 다만 그런 수로 나가다 보면 판이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그렇게 이기기를 바랬어요." "(그런 수를 두면 상대도 깊은 수읽기를 강요당할 수 밖에 없겠군요, 다들 그래요, 최 9단의 바둑을 보며 골을 싸맨다고) '자 여기 사활이 있다. 풀어봐라. 풀었느냐? 풀었구나, 내가 졌다.' 그런가요? 하하, 같이 두는 상대(프로)도 적응하기가 약간 힘들었었나봐요. 또 그걸 보는 팬들도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나봐요. 단조로운 바둑을 많이 보다보니 그것에 익숙해진 거죠, - 결승 3국에서 10시간 반동안 해설을 했던 송태곤 7단의 입이 나왔다는데요. "하하, 이제 아무도 제 바둑 해설은 안하려고 하겠네요." ( 결코 그런일은 없을 것이다. 해설을 맡는 프로기사에게 가장 인기 높은 판들을 꼽으라면 반드시 최철한 9단의 대국이 들어간다. )  중국기원과의 교류전으로 중국방문중인 권갑용 도장 원생과 인터넷을 보고 있는 최철한 9단  하하, 선생님은 많이 굳으셨어요. 누군가가 바둑공부를 많이 할 수록 손바닥을 쫙 필 때 휜다고 하자. 다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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