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여자기전 중 가장 상금이 많은 센코컵에서 두 번 연속 우승을 차지한 위즈잉.

▼ 센코컵 월드바둑여자최강전 2019 결승
●위즈잉 6단 ○최정 9단
298수 흑3집반승

1~18까지는 익숙한 정석변화다. 한쪽이 크게 우세해지면 더는 정석이 유지될 수 없다. 그러면 이 변화는 지금도 정석일까. 얼핏 외길 같아 보이기도 하고, 다른 변화를 주더라도 영 다른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이 부근 변화를 놓고 AI는 할 얘기가 많은 것 같다.

▼ AI는, 앞 그림 8로는 지금처럼 뚫고나오는 게 일감이라고 한다. 백은 2, 4로 느는 정도이고 이후 6까지 진행되면 서로 할 만한 진행이라는 것이다. 이후 흑은 A나 B를 노린다.

▼ 바로 흑1로 움직일 수 있다.

▼ 흑14까지면 흑이 실리를 중시하는 바둑이다.

▼ 우변 침입(흑1)은 자주 쓰는 침입 수단이다.

▼ 이하 흑20까지 흑이 계속해서 실리를 벌어들이고 있다. 형세는 호각.

▼ 흑1로 돌파하자고 할 때 백2로 틀어막으면 어떻게 될까.

▼ 21까지 예상되며 흑이 활발하다.

▼ 이번엔 '두점머리'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 정석에서 두점머리는 거의 절대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AI는 더 급한 곳이 있다고 한다.

▼ 백1로 막고 싶단다. 이는 인간 바둑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변화로 여겼다. 왜냐하면-

▼ 흑1로 단수치고 3으로 느는 게 백으로선 아프다는 것이다. 그런데 AI는 이 변화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서 백4, 6으로 흑 한점을 취한다. 흑7엔 백8로 뛴다.

▼ 이후의 변화다. 이하 22까지의 진행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백22는 지금껏 본 적이 없는 맥점이다.

▼ 잠시 배가 산으로 가지만, 백1의 정체는 살펴보아야겠다.

▼ 흑1로 째면 그 리듬을 타고 백2로 나간다. 흑3으로 끊어지는 곳이 걱정인데, 4~6의 수순이면 형태상 백이 산뜻하고 흑은 껄끄럽다.

▼ 이후 10까지, 백은 좌변에서 쉽게 안정하였고 중앙도 탄력을 갖추고 있다. 애초 붙임의 효과다.

▼ 붙임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백1로 두었다면 어떻게 될까. 즉각 흑2로 차단하는 게 통렬하다. 이하 8까지 백은 출혈을 피할 수 없다. 이후 13까지 백은 후수로 살게 되며, 흑은 기분 좋게 14로 침입할 것이다.

▼ 붙임을 발견하지 못하고 백1로 둔다 해도 별로 달라질 건 없다. 흑4가 너무 통렬하다.

▼ 붙임 때 바로 흑1로 끊는 변화도 살펴본다.

▼ 백은 1에 둘 것이다. 흑2에 두면-

▼ 백5까지 기분 좋게 중앙을 돌파하게 된다. 이후 7까지 백이 기분 좋은 흐름이다.

▼ 흑2로 잇는다면?

▼ 1~9까지의 진행을 예상해 볼 수 있다. 9가 아주 기분 좋은 수.

▼ 흑1로 두면 2~4까지, 백은 왼쪽에 큰 실리를 확보할 수 있어 우세하다.

▼ 흑1로 잇는다면 백2로 가르면 된다.

▼ 흑1로 단수친다면 백6까지 흑은 양쪽이 걸렸다.

▼ 흑으로서 부분적인 최선은 흑1로 붙이는 것이다. 그러면 9까지 중앙을 싹싹하게 내어준 백은 10으로 우변도 차지한다. 백이 우세하다.

▼ 백1의 붙임에 흑의 부분적인 최선은 2처럼 호구로 받는 것이다.

▼ 그러면 11까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백은 붙임의 맥을 이용해 좌변과 중앙을 동시에 정리할 수 있다.

▼ 실전이다. 백1에 두자 흑2로 젖혔다. 얼핏 이상할 것 없어 보이는 정석 수순이다.

▼ AI는 백1에 두는 편이 좋았겠다고 한다. 최정이 이 자리에 두지 않은 것은 아마도 흑으로부터 다가섬도 와 있어서 좋은 싸움이 안 될 것이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 이후 6까지 백은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한다.

▼ 24까지 치열하다. 팽팽한 바둑이다.

▼ 실전에서 좌하 접전으로 약간이라도 흑이 좋은 결말이 되었다. 우상 접전에서 최정은 힘을 내야 한다. 1~5까지 움직였다. 5는 싸움을 어렵게 만든 수였다.

▼ AI는 단순히 백1로 두었으면 편하고 좋은 흐름이었을 것이라 한다.

▼ 이하 17까지 백은 물 흐르듯 두면서도 형세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게 된다.

▼ 하지만 위즈잉도 곧바로 실수를 한다. 백1 때 흑2로 둔 것이 그것이다.

▼ 백1로 늘어주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면 중앙에 힘을 강화한 상태에서 흑2로 우변 백을 봉쇄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면 이하 8까지 흑이 좋은 흐름이다.

▼ 그러나 그것은 위즈잉만의 생각이다. 백1, 3으로 흑 모양을 우그러뜨린 뒤 백5에 두면 백이 우세하다는 게 AI의 진단이다.

▼ 15까지 진행. 백은 실리를 벌어들이면서 싸운다. 이제 우상 백만 죽지 않으면 된다.

▼ 이하 37까지 우상 흑을 공격하는 사이 백은 수습할 수 있다.

▼ 이하 20까지면 백이 약간 좋은 진행.

▼ 위즈잉으로선 곧장 흑1로 틀어막았으면 좋았다. 백은 2로 순순히 물러나는 정도다.

▼ 만약 백이 중앙으로 끊는다면 흑은 1로 단수를 쳐서 이하 19까지 되어, 중앙을 두텁게 차지한 흑이 우세한 결과가 된다.

▲ 지난기 센코컵에서 3위를 차지한 최정은 이번 2019년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 최정은 기회를 놓치고 백1에 두었다. 그런데 또 위즈잉이 핵심을 빗나간다.

▼ 흑으로선 1이 최선의 자리였다.

▼ 이하 18까지면 흑이 다소 우세한 진행이 되는 것이었다.

▼ 자연히 최정으로선 백1로 막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다시 기회가 찾아왔을 것이다.

▼ 흑1에 두면 백2로 들여다 본 뒤 이하 12까지 무난한 추격이다.

▼ 1~10까지는 실전진행이다. 최정은 이곳 접전에서 실패하고 말았다. 흑은 5로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었고 9로 변에 머리를 내밀었는데 백은 얻은 것이 없을 뿐 아니라 후수로 백10에 보강해야 했다.

▼ 백A로 둔 것으로 지금처럼 백1로 막아야 했다.

▼ 이하 15까지, 복잡한 전투지만 상황히 여의치 않으므로 감행해야 했다.

▼ 이하 25까지면 백이 우세하다.

▼ 위즈잉이 줄곧 우세했는데 흑2는 심하게 움츠러든 수여서 형세가 다시 팽팽해졌다. 흑2로는 중앙 쪽에 두었어야 했다.

▼ 안타깝게도 최정은 천금 같은 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백1, 3으로 두어서 흑4의 큰 끝내기를 먼저 당했다.

▼ AI는 백1이 거의 절대의 자리였다고 한다. 우중앙 백을 보강하면서 중앙 흑 석점의 뒤를 끊는 걸 노린다.

▼ 그랬으면 흑은 1, 3으로 두어 간접적인 연결을 꾀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그런 뒤 백6에 두어 좌변을 삭감함과 동시에 상변 백을 응원했으면 좋았다. 이하 23까지의 진행으로, 백의 반면 운영이 순조롭다. 이어서-

▼ 이후 백1, 3으로 변의 큰 끝내기 두곳을 모두 한다는 것이다. 우하도 무사하다. 흑8, 10의 공격에는 이하 15까지 완생 형태를 갖춰둔다. 이렇게 두었다면 최정이 이기는 그림이다. 이후엔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 바둑은 위즈잉의 완승이라고 보기엔 꽤 실수가 많았던 것 같다. 최정에게도 기회가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