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바둑챔피언십2019 국제예선 2회전
●양딩신 ○이세돌
223수 흑불계승

흑1로 걸치자 손빼어 백2로 걸친다. 흑3으로 걸치니 또 손뺀다. 인공지능 시대엔 화점에 날일자 걸치는 것이 '가벼운 활용' 정도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므로 받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양협공 당하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추세다. 양협공을 당하는 대신 다른 곳에서 충분한 보상을 얻었을 것이다.

▼ 양딩신도 '천재과'에 속한다. 중국 최연소 입단기록(9세9개월)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국에서 이세돌의 실험정신에 뒤지지 않고 양딩신도 같이 실험에 동참하고 있다. 백을 협공한 상태에서 흑1로 3-三을 지킨 것은 요즘 추세에 걸맞은 수다. 백2가 이세돌이 연구한 수인 것 같다.

▼ 흑1, 3으로 나와 끊어 달라는 것이 백세모의 주문이다. 이어서-

▼ 백1로 붙인 뒤 이하 13까지 진행되면 백이 활발해 보인다. 이게 이세돌의 의도다.

▼ 실전에서 양딩신이 흑1로 받았다. 정수다. 이때 이세돌이 백2로 두었는데 이곳 백돌 세개의 형상을 '개탈(Dog Mask)'이라고 부른다. 개탈은 활동성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세돌은 개의치 않는다. 매우 실전적으로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는 흑3까지 흑이 약간 편한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 흑7은 화점정석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개탈의 예다. 1, 3, 7이 개탈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흑7로는 A에 두는 게 정수라고 가르친다.

▼ 이세돌이 '개탈 작전'에 성공하려면 이후 강력한 수단이 있어야 한다. 실전에선 백1, 3으로 두었는데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 실전에서 백6 때 양딩신은 A에 두었는데, 지금처럼 흑7로 두면 알기 쉽게 우세했다. 좌우 백이 조금 엷고 흑세모는 가벼운 돌이다.

▼ 이후 예상도다. 이하 10까지 되면 흑이 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 AI는, 개탈을 활용할 심산이라면 백1이 유력하다며 추천한다. 이어서-

▼ 이하 백8까지 상변을 보강하고 우변을 전개하는 흐름이 된다. 이어서-

▼ 이하 10까지가 예상되는데 서로 비슷한 형세다.

▼ 백세모와 흑세모와 교환 뒤 개탈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백1, 3과 같은 작전을 써야 하는데 흑4까지 진행되고 나면 백이 작전짜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형세가 나빠진다는 뜻은 아니다).

▼ 흑세모가 놓였을 때 AI는 백1을 유력한 수로 추천한다. 상변 백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우변 전개를 엿본다.

▼ 흑1엔 백2로 벌려둔다. 이하 4까지가 예상된다. 상변 흑진엔 A와 같은 뒷맛이 남아 있는 게 백의 즐거움이다.

▼ 시기를 보아 백1, 3, 5로 흑진영을 부수는 수단이 있다. 이어서-

▼ 이하 흑12까지 백이 흑 진영에서 터를 잘 잡고 살았다.

▼ 만약 흑세가 아주 두터워져서 침입의 여지가 많지 않다면 백1로 단독침입하는 수단도 있다. 이히 9까지 어느 정도 삭감이 가능하다(단 초반이라서 흑세가 굳어지기 전이라면 백이 이렇게 소극적으로 둘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