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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하면 드라큐라가 떠오른다고요? =.=
초등학교 바둑과목으로 유단자 된 루마니아 여대생 '로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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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대학패왕전(후원·문화체육관광부)에 서양 여학생 한 명이 눈에 띄었다. 25일 안암의 고려대 캠퍼스에 열린 대회. 대한민국 온 나라의 대학생들이 참가하지만 국제대회는 아니다. 신선했다. 심판위원으로 온 김진훈 4단에게 혹시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대학보급 차원에서 출강하고 있는 동국대 바둑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이란다. 루마니아 출신이라고 한다. .jpg) 루마니아라고 하니 대충 감이 왔다. 유럽의 소문난 바둑강국 루마니아는 일찍부터 유럽에 프로기사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를 강하게 냈던 나라다. 루마니아는 서구권 대부분과 달리 바둑 강의로 먹고사는 강자들도 꽤 된다. 그리고 유명한 유럽 강호 타라누 카타린이 태어난 곳이다. 모르긴 해도 저 여학생의 기력 수준이 꽤 높지 않을까 짐작해 봤다. 하지만 그냥 호기심 차원에서 한국의 문화를 접하고 싶어 나온 초심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한데 루마니아 여학생이 참가한 부문은 ‘유단자’부였다. 실력이 약할 리 없다. 동국대라고 하니 바둑학과 학생도 아니고 바둑을 전공할 뜻도 없는 것이다. 정체가 궁금했다. ‘혹시 유럽에서 루마니아 하면 그나마 바둑이 인기가 높은 곳이긴 하지만 몇 년새 더 바둑이 대중화 된 것은 아닐까. 바둑관련된 업종에 종사할 뜻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교양 수준에서 어지간한 바둑 실력을 지닌 대학생이 적지 않은, 그런 나라가 된 것은 아닐까.’ 기대감이 생겼다. 이 생각은, 다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맞았다. 루마니아의 바둑을 둘 줄 아는 평범한 여대생 로라 아브람(Laura Avram)을, 대회 중간 쉬는 시간에 불러내 봤다. - 한국에 어떤 계기로 왔나? “루마니아 친구들을 비롯해서 바둑으로 친해진 유럽 친구들이 많은데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봐야겠단 생각을 해 왔다. 그러다 동국대에 교환학생으로 올 기회가 생겼다.” - 전공은 무엇인가? “국제경영학과다.” - 한국엔 처음 와 보나? “그렇다.” - 대학패왕전 유단자부에 나올 정도면 기력이 상당하겠다. “유럽단위제도로는 2~3단, 인터넷 바둑 사이트로는 5~6단이다.” - 왜 이렇게 바둑이 센가? “8살 무렵에 초등학교에 바둑이 과목으로 들어 있었다. 상당히 흥미를 느껴 열심히 배웠다.” - 학교 바둑교육만으로 유단자가 됐다는 말인가? “3년 동안 학교 바둑수업에 완전히 몰두했더니 따로 과외 같은 것 없이 지금의 실력을 만들 수 있었다.” - 정말 대단히 미안한 질문인데, 나이를 얘기해 줄 수 있나? “23살(92년생)이다. 한국사람들이 나이보다 더 들어보인다고 말한다. ^^” - 속상하지 않나? “괜찮다. 신경 쓰지 않는다.” - 한국에 대한 인상은? “바둑이 매우 대중화됐고 경제적으로도 발전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와서 좋지 않은 점도 봤다. 도로에서 사나운 운전자가 너무 많다. 너무나도 쉽게 교통규칙을 어긴다.” -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 프로기사 중 아는 사람이 있었나? “이세돌 9단이 유명해 알고 있었다.”  ▲ 유럽의 바둑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로라. - 루마니아는 유럽의 바둑강국이고 타라누 카타린이라는 선수가 유명하다. “카타린은 루마니아 바둑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또 루마니아엔 바둑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기에 서로서로 잘 알고 있다.” - 이번 대학패왕전엔 어떤 계기로 참가했나? “대회에 참가해 한국바둑의 열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한동안 실제 바둑판으로 바둑을 둬 보지 못했다. 지난 6월 유럽대회에 참가한 뒤로 오프라인 대회는 오랜 만이다.” - 루마니아에서 로라 선수 정도면 어떤 기력 수준인가? “중간 정도 된다.” - 동국대 바둑동아리에 가입해 있다고 들었다. 동아리 활동은 재미있나? “한국에 오고 2주 뒤 가입했다. 이렇게 동아리가 있어서 다행이다. 동아리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잘 대해주신다.” - 가입하러 갔을 때 반응들이 어떻던가? “일단 아주 깜짝 놀랐고, 그 다음은 ‘바둑이 뭔지는 아나’라는 표정들이었다 ^^” - 곧바로 회원들과 몇 판 둬봤나? “둬봤다. 진 판이 더 많았지만 다들 내 실력에 놀라워했다.”  - 루마니아란 나라에 대한 인식이 어떻던가? “드라큘라, 나디아 코마네치(체조 선수), 오존(대중음악) 같은 걸 떠올리더라. 드라큘라… 후훗^^” - 그럼 루마니아는 어떤 곳인가? “고풍스럽고 큰 빌딩이 많지 않고 숲과 들판이 끝없이 펼쳐진다.” - 동아리 사람들과는 많이 친해졌겠다. “친절하게 대해주긴 하지만 아직까지 거리감은 좀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문화적 차이도 좀 있고… 우리나라는 인사할 때 볼에 뽀뽀도 한다. ” - 한국에 와서도 누군가에게 해준 적 있나? “오, 노우 ^^;” - 바둑에 관해 재밌던 일은 없었나? “루마니아 사람들은 1시간30분 정도의 제한시간을 좋아한다. 한국사람들은 10분도 지루해한다. 그래서 나는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빠른 바둑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몇 주전엔 광화문 거리에서 열린 ‘차 없는 날 거리’ 행사에 갔다. 김성래 5단과 뒀는데 넉 점에 불계승해서 기분이 좋았다.” - 한국바둑을 어떻게 생각하나? “공격적이다.” - 왜 그렇게 생각하나? “유럽에서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 이세돌 9단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 오직 이세돌 9단 한 사람 때문이라는 건가? “그럴 수도 있는데 일반적으로도 한국바둑이 공격적인 건 맞는 것 같다.”  - 김진훈 프로가 3년간 동국대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있다. 지도기를 받아봤나? “아직 못 받아봤다. 10월27일에 실전지도를 받기로 했다. 설렌다.” - 이길 자신있나? 5점 접바둑 어떤가? “6점이라면 확실히 자신 있는데….” - (대화에 잠시 참여한 김진훈 프로) 5점에 커피내기 하면 질 생각 없는데…. “자신 없다. 내가 커피를 사야할 것 같다. 하하하” - 한국엔 얼마나 머무르나? “두 달 전에 왔고 1월에 되돌아간다.” - 좀 짧은 듯도 한데 아쉽지 않나? “또 올 거다. 꼭 다시 오고 싶다.” - 한국에 있는 동안 꼭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이세돌 9단과 바둑을 둬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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