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전이 끝나갈 무렵엔 검토실은 파장 분위기였다. 중국 선수 왕시는 미리 방에 올라갔고 위빈 총감독(단장)은 한가한 표정으로 검토를 했다. 위빈 감독이 중반전 넘어 "아이야~"하고 나직히 소리를 지를 때 바둑은 이호범에게 순식간에 넘어왔다. 아무도 몰랐던 대박이었다. 인터넷 바둑싸이트 오로의 베팅률은 이호범의 9배 고배당을 가리키고 있었다. 프로바둑에서 이런 배당율이 나왔다는 건 이길 확률이 아예 없다는 것과 동의어다.
이런 대국을 이긴 이호범(한국랭킹 33위)은 이기고 나서도 "이상한 느낌"이라고 했다. 10월 19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제4국에서 중국의 정상급 기사 탄샤오를 이긴 이호범의 소감이 그랬다. 탄샤오는 4연승 5연승을 달려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그런 강자다. 이미 전날까지 한국의 이동훈을 포함해 3명을 이겨 3연승을 달성해 놓은 상태였고, 14일 제4국 또한 탄샤오의 4연승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울 지경이었다.
이호범의 기회는 탄샤오를 정상에 올려준 천재적인 버릇이나 기질에서 왔다. 이호범이 이날 승부에서 가진 두 번의 기회가 그런 탄샤오의 경솔함과 실수였다. 이호범은 "정말 이판은 초반부터 불리해져서 그냥 져도 이상할 게 없었다. 중앙 한 점(흑65수)을 탄샤오가 잡았다면 대국은 끝났다. 그런데 다르게(104수) 둬서 기회가 생겼다. 탄샤오가 (148수로) 중앙의 흑4점을 잡아간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상변을 두면서 내가 이겼다는 느낌을 받았다. " 고 말했다. 끝까지 버틴 이호범의 힘이 물론 이 대 역전승의 원천이기도 하다.
너무 기막힌 역전승이라서 서로의 실수를 잘 알고 있었다. 탄샤오와 이호범은 몇몇 승부처를 손으로 짚고 굉장히 짧게 복기를 마쳤다. 탄샤오의 얼굴은 그리 붉게 달아오르지는 않았다. 그냥 멋쩍게 웃는 모습으로 담담히 일어났다.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3연승을 하고 나면 연승을 할 때마다 1천만원이 추가된다. 명예도 올라가고 수입도 올라가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이호범은 탄샤오에 대해 대국 이틀 전 '신기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유는 탄샤오의 프로 재능에 관한 것이었다. "탄샤오는 부담을 전혀 받지 않고 마치 즐기는 것처럼 자유롭게 바둑을 뒀다. 두고 싶은 대로 두는 것 같았다. 정말 신기했다. 훌륭한 프로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호범은 대국 전까지 중국 정상급 프로들의 바둑을 정말 많이 봤다. "대비를 한 것이지만 진짜 도움이 됐는지는 약간 의문"이라며 웃는다. 꽉 메여 공부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공부하면서 성적이 좋아졌다는 이호범은 "탄샤오 같은 선수를 이겼으니, 이제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하면 전에 말했던 3연승도 가능해 질 것 같다. 연승을 더 한다는 것까진 아직 정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이호범은 20일 토요일 소속팀인 신안천일염 선수로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농심배와 마찬가지로 단체전이며 큰 승부다. 어떤 것이 더 떨렸을까? 이호범은 농심배를 꼽았다. "세계대회인데다 (연승전이라서 그런지) 개인에 쏠리는 부담이 엄청나게 크다"고 밝힌다. 이호범은 탄샤오의 대국을 승리로 이끎으로서 플레이오프전에도 좀 더 개운한 상태로 출전할 수 있게됐다. 물론 농심배 만큼이나 중요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빼놓지는 않았다.
▲ 복기, 승자인 이호범(오른쪽)의 얼굴이 더 벌겋다.
▲ 복기 모습, 기자들이 주위를 둘러쌌다.
▲ 돌을 쓸어담는 탄샤오
▲ 이호범이 대국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검토실의 위빈 감독, '이게 웬 변이람' 수미칩으로 달래세요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은 1차전은 15일 추첨식을 거쳐, 16일~ 19일까지 부산 농심호텔서 열렸다. 2차전은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3차전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 중국내 반일감정이 계속해서 심하면 2차전은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총규모는 10억원, 우승상금은 2억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사이버오로에서는 1차전 4판의 대국을 대국 당일 오후2시부터 프로기사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한다.
우리도 모두 인터넷 바둑두지만 주어진 시간에 좋은수만 둘수있나요?? 상대가 무리한것도 느끼고 알지만 응징을 못할때가 많아서 지고 내가 무리인것 알면서도 바둑 불리하면 승부수 날려야 하고 다 주어진 시간에 이기기 위해 두는겁니다 실수를 응징해서 이기는것이야 말로 진정한 실력이라고봄 상대가 실수해도 응징못하면 그게 정말 통한의일국이 돼는거죠
7승3패
｜ 2012-10-20 오전 11:27:00 [동감0]
위에 댓글 수준들 하곤 탄사오가 천재면 무조건 이기는것인가?? 이호범이 실수하면 실력으로 인정하는건가?? 탄사오가 실수하면 방심한거로인정돼고?? 그게 도데체 무슨 이기적관념이냐 실수한것을 응징한것이 진정한 실력이지 우리도 다실수하고 두잖아 실수를 안하는게 진정한 실력이지 관념들 하곤 이호범기사야 말로 실수를 응징해서 이긴것이니 진정한 실력중에 실력이 돼는것이지 관념들을 바꾸세요
파나돌
｜ 2012-10-20 오전 8:49:00 [동감0]
이호범 프로도 막판까지 달라붙은 끈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험면에서 탄샤오7단
에게 좀 밀린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대회에서 세계대회 경험 충분히 하고 한단계 더 발전
된 모습 기대힙니다.
파나돌
｜ 2012-10-20 오전 8:47:00 [동감0]
탄샤오를 보니 천재기사라는게 뭔지를 보는것 같아 감탄했습니다. 이번 대국에선 막판 실족으
로 인해 역전패를 당했지만 승패를 떠나 대국을 즐기는거 같아보이더군요. 아무리 연습해도 즐
기는 사람은 당할수 없는거니까요.
승패에 연연해서 일찍문단속하기에 급급한 일반기사들이라면 지난대국같은 실수는 하지않았
을테지만 대신 실력의 발전도 어느선에서 한계를 느낄수밖에 없을거란 생각을 합니다.
eflight
｜ 2012-10-20 오전 1:07:00 [동감0]
떡수로 이기건 뭘로 이기건 이겼으면 기쁜거고
기쁘면 웃는게 자연스럽지.
이창호야 워낙 어릴때부터 단련을 해서 무표정이 오히려
자연스러운데 어떤 기사들은 너무 억지로 무표정을 만들려는것같아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도 많다.
눌러
｜ 2012-10-20 오전 12:06:00 [동감0]
무신소리-명성만믿는인간들 말듣지말고 열심히 두세요 한명더꺽으면 박쥐같은 인간들도 박수쳐줄껍니다 오늘 잘햇서요^^^^다음 농심배때는 역대 최연소선수로 뽑아서 우승해버려요
tangent
｜ 2012-10-19 오후 11:36:00 [동감0]
이호범 선수, 첫 판의 중압감을 잘 이겨내셨습니다. 승운 계속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bacon
｜ 2012-10-19 오후 11:02:00 [동감0]
어쩌면 저리도 표정이 해맑을까... 다 진 바둑 어부지리로 이겼으면 난 오히려 씁쓸했을 것 같은데...
뚜시꿍
탄샤오를 어부지리로 이겼으니 미안해햐야 하나요? 실수도 실력입니다. 그리고 그 실수를 응징한 이호범의 실력도 인정해 줘야 합니다. 도대체 왜들 그러십니까?
bacon
저 아무런 생각 없는 듯한 표정을 보는 순간... 나라가 온통 썩어들어가는데 '강남스탈'이란 3류 랩카피에 개떼처럼 달겨들어 열광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떠올라 한 마디 했을 뿐,
bacon
그리고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정통대한민국식 사상이 언제부터 바둑에까지 이렇게 깊숙히 자리박았나요?
갈길은멀다
[bacon]님 탄샤가 확실하게 결정을 해주지 못한 것도 이호범이 던지지 않고 물어진 원인입니다. 아직 실낱같은 희망이 있기에, 님하고 다른 것이 있다면 아마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액난이 다칠 때, 님은 포기하고 죽음을 택하겠지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는 것이 포기하는 것보다 위대한겁니다.
갈길은멀다
저러한 험난한 과정을 이겨낸 이호범은 차후 더 큰 기사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겁니다만 님은 더 이상 발전이라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넘은 사람에게 격려가 필요하지 지금의 님처럼 그런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농사인
ㅉㅉ 싸이가 노래하나로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사람들이 옹호하니 배가아픈가 보구먼..ㅉㅉ 아마바둑에선 실수로 한판이기든 지든 별 상관 없지만 프로바둑에선 실수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실력입니다.
배나온타잔
｜ 2012-10-19 오후 10:23:00 [동감0]
이호범3단은 창피한걸 알아야 합니다. 베팅은 냉정해서 아마도 한국역사상 신라면 대표로나와서 배팅이 1:9는 이번이 처음인걸로 알고잇고, 상대방이 아마츄어나 하는 어이없는 떡수로 인해 승리 한걸가지고 입이 하마만큼 벌어져서 헤혀 거리지 말고....다음번 중국기사하고 대국에서 만회 하세요
뚜시꿍
상대방의 실수로 이겼으니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한다? 이건 뭔 낭설입니까? 서로 실수를 안하면 승부가 납니까? 누군가의 실수로 승부는 결정되는 겁니다.
샌디쿠팩스
이사람 평소 정신세계가 이상타고 여겼는데..역시 또 삽질하네. 이런 기사에 이런식의 멘트??!!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ㄴ 가토 !
갈길은멀다
배나 집어 넣으시길..........
이것이인생
econ 대명 바꿨구나.
sj30302
｜ 2012-10-19 오후 9:55:00 [동감0]
탄샤오가 4연승 하는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이호범 사범이 크게 한건 했네요..축하합니다..앞으로 중국기사 딱 2명만 더 이겨 줬으면 좋겠네요..ㅎㅎ수고했습니다..
seoul007
｜ 2012-10-19 오후 9:27:00 [동감0]
이호범선수아주잘햇읍니다 ~~축하합니다,
3연승이상 하세요^^
백골저격수
｜ 2012-10-19 오후 8:27:00 [동감0]
이호범 장하다! 더 잘해서 더 장해지기를 짝짝짝 빠쌰!
ＡＨＨＡ
｜ 2012-10-19 오후 8:01:00 [동감1]
이번에 대표로 선발된 기사들이 한국 기단을 대표하는 최상의 조합은 아닐지라도, 이동훈 이호범같은 어린 기사들이 자력으로 출전권을 얻어,농심배같은 국제기전 큰 무대에 서 봄으로서 기력향상과 승부호흡을 배우는 기회로 삼은것에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부디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세계적인 기사로 성장하길 빌어봅니다
kdy5024
｜ 2012-10-19 오후 7:29:00 [동감0]
이끌음으로써
운영자V
수정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생곰
｜ 2012-10-19 오후 6:41:00 [동감0]
엉뚱하지만 난 가끔 농심배가 각국 대표 선발시, 국제대회 우승 경력 포함 자국 우승기록 참고한 대표들이 나와줬으면 싶다. 한마디로 챔피언쉽이 아닌 챔피언스쉽으로,,, 그래야 보다 더 흥행도 잘 될 거고,,
기생곰
｜ 2012-10-19 오후 6:36:00 [동감0]
탄샤오의 계산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네요. 이호범이 왕시까지 꺽어 3연승 하면, 비로서 한중간 진검 승부가 될 듯
이호범은 대국 전까지 중국 정상급 프로들의 바둑을 정말 많이 봤다. "대비를 한 것이지만 진짜 도움이 됐는지는 약간 의문"이라며 웃는다. 꽉 메여 공부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공부하면서 성적이 좋아졌다는 이호범은 "탄샤오 같은 선수를 이겼으니, 이제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하면 전에 말했던 3연승도 가능해 질 것 같다. 연승을 더 한다는 것까진 아직 정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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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tp12
뚜시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