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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나를 '선생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2012 Mr.Lee 의 좌충우돌 베트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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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오로광장 게시판에 2월 28일 올라온 이강욱 8단의 '베트남 일기'을 해외통신 뉴스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이강욱 8단은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사진 등을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 2012년 새해 벽두부터 이 곳 베트남과 내게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이 날아들었다. SG그룹 이의범 회장님의 초청으로 네 분의 선배기사님께서(존칭생략. 조훈현, 양재호, 유창혁, 김영환) 베트남 호치민을 찾아 주신 것이다. 네 분 선배님의 뜻밖의 베트남 방문은 힘든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게 가슴 벅차고 큰 힘이 되는 일이었다. 많은 가르침을 받았으며 존경하던 네 분의 선배님들을 우리나라가 아닌 베트남에서 만난다 생각하니 한없이 기쁘고 특별하게 생각되는데 나보다 더한 마음으로 기다린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베트남 바둑인들이다. 그 중에서도 조훈현 국수님의 인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조 국수님의 열혈 팬임을 자처하는 '유이' 선생님이다. “공항에 마중 나가도 되느냐?”고 물으신다. 어느새 베트남 환영인단을 조직한 것이다. 조 국수님께서 오시던 날은 밤 늦은 시간임에도 유이 선생님과 꽃다발을 든 십여 명의 베트남 바둑 학생들이 호치민 공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물론 비교해서도 안되고 비교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내게는 그런 환대를 보이지 않던 이들이기에 약간의 샘도 솟는다. 하하  ▲ 한국-베트남 친선교류전 10-10 의 대결  ▲ 한국기원 양재호 총장의 축사! 1월13일 코참(한인 상공인 연합회), 호치민 한인회가 주최하고 SG 충남 방적에서 후원해주신 베트남 바둑 한류를 위한 한국-베트남 친선 프로다면기 초청 행사가 호치민 렉스호텔에서 열렸다.행사에는 3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과 20여명의 한인이 함께 했다. 다면기 행사에 앞서 베트남 대표와 호치민 한인 기우회 대표의 '10대10' 친선 교류전도 더하니 행사 분위기는 더욱 고조 되었다. 곧이어 시작된 개막식은 내빈의 인사말과 양 총장님, 조 국수님의 축사, 그리고 나의 답사로 이어졌다. 타국에서 그것도 ‘나의 베트남 바둑 보급 지원을 위한 행사’라니 한창 진행중 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믿기지 않는 일이라 그런지 정신없이 움직인 기억뿐 다른 기억은 없다. 나를 위해 기꺼이 행사에 함께 해주신 네 분 선배님께 행여 누라도 끼칠까 걱정되어 베트남 학생들의 성적이며 진행 상황등 모든 일들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행사가 마무리 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일 하나. 이번 행사가 워낙 특별해서 베트남에서는 두 번 다시 경험하기 힘든 기회라는 생각에 하노이 학생들에게도 연락을 했었다.  그러나 평일인데다 이동거리도 멀어-비행기로 2시간- 참가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행사가 한창 무르익는 중에 반가운 얼굴 하나가 내게 인사를 한다.▶ 최고의 인기, 조훈현 9단이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누구지?”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하노이 대표선수 린(MANH LINH)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도 생략한 채 다짜고짜 “어느 사범님과 대국하고 싶으냐?” 부터 물었다. 호치민에서는 다면기 참가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해서 접수를 받았기 때문에 신청을 하고도 참여하지 못한 학생이 많았지만 그 먼 곳에서 참여해준 린의 정성이 고맙고 특별하여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잠시 주저하는 듯 하더니 역시나 조 국수님과의 대국을 원했다. 대국이 성사됐고, 결과 또한 승리함으로써 대국 후 린의 얼굴은 내가 보기에도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쁜 얼굴이었다. 나도 린의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 린이 다가와 가슴 벅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오늘 저녁 비행기로 하노이에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THAY LEE(이 선생님).”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린의 뒷모습과 함께 평소와는 다른 호칭의 린의 내게 대한 인사가 또 다른 기쁨으로 다가온다. 베트남에서는 이름 앞에 호칭을 붙이는 것이 우리와는 크게 다른 점이다. ANH(안, 아잉)+姓 (형, 오빠 등 남자 윗사람) 예) ANH LEE= 이 형, 이 오빠 CHI (찌)+姓 (누나, 언니 등 여자 윗사람) 예) CHI KIM= 김 누나, 김 언니 THAY(타이)= 姓 (남자선생님) 예) THAY LEE= 이 선생님 CO(꼬)+姓 (여자선생님) 예) CO KIM=김 선생님(여) 베트남에는 위의 호칭 외에도 여러 호칭들이 있다. 나이, 상황에 따라 호칭이 달라진다. 때문에 형, 오빠, 누나, 언니, 선생님 외에 다른 호칭이 그리 많지 않은 한국 사람들에겐 매우 어려운 부분으로 다가온다. 파견 초부터 바둑을 가르쳐온 호치민의 학생들은 이제는 모두 다 내게 THAY LEE=“이 선생님” 이란 호칭으로 부른다. 보급 초기에는 선생님 보다는 “MR. LEE”로 부르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유이 선생님께서도 내게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높여 불러 주신다. 하지만 하노이 학생들에겐 그냥 ‘ANH LEE= 이 형, 이 오빠’라는 호칭으로 불려진다. 심지어는 ‘CHU OI= (쭈 어이) 아저씨’라고 불려도 봤다. 아아악. ㅜ,ㅜ 선생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섭섭했는데 하노이 바둑 선생님이신 바오 선생님께도 ‘ANH’ 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하노이 학생들을 보고는 호칭에 대한 욕심(?)은 내려 놓은지 오래였다. 나와는 나이차도 얼마 나지 않는 린의 ‘THAY LEE’ 라는 이번 호칭이 내게는 가슴이 뭉클하도록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제는 하노이 학생에게도 선생님으로 인정받는 듯하니 말이다. 이제는 정말 베트남 사람이 되어 버린 걸까? 별것 아닌 호칭에도 이렇게 큰 감동을 받으니 말이다. -선배님들 덕분임을 안다.-  ▲ 유창혁 9단의 지도기  ▲ 김영환 9단의 지도기 (이야기가 잠시 딴 길로 샜다. ) 먼 길 달려와 준 고마운 린... 행사 관계자 분들에게도 하노이에서의 린의 참가는 한편의 감동의 드라마(?)였다. 그렇게 행사는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고 저녁 만찬이 이어졌다. 만찬에 함께 초대받은 유이 선생님께서는 SG 이 회장님과 네 분의 프로사범님들께 호치민 방문을 환영하며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셨다. 본인도 열심히 노력하여 베트남 바둑보급에 더욱 힘을 쓰겠다는 말씀도 함께 해주신다. 한국 바둑을 위해 늘 거리낌 없는 지원을 해주시는 SG그룹의 이 의범 회장님, 국내에서는 직장인 바둑대회, 페어 바둑대회 후원 등 이 밖에도 많은 지원으로 우리 바둑계에 큰 도움을 주고 계시는 분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 베트남에 있는 내게까지 이렇듯 관심을 쏟아 주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얼마 전에 베트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장소를 호치민시 시립 스포츠클럽으로 이전했다. 회장님께선 바둑클럽의 열악한 환경을 보시더니 선뜻 리모델링을 해주셨다. 또한 그동안 부족했던 바둑용품-바둑판, 알 30세트-도 지원해줘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공부하게 되었다. 거기에 이번 행사까지 마련해 주셨으니...나와 호치민 바둑학생들이 겹경사를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 나의 파견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이 의범 회장님께는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 조훈현 9단이 현지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 바둑용품 증정식, 이의범 SG 회장님(왼쪽)과 유이선생님 그리고 이번 행사에 동참해주신 네 분의 선배님들. 더운 날씨에 장시간의 다면기로 힘드셨을 텐데도 행사 내내 웃는 얼굴로 베트남 학생들을 대하시는 모습에 감사했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다면기 행사 후에는 내게 보급 활동 중 힘든 점은 없는지 물으시고 여러 가지 격려의 말씀도 함께 해주셔서 내게는 또 다른 큰 힘이 되었다. 타국에서의 쟁쟁하신 선배님들과의 만남은 매우 특별했고 또한 함께 했던 몇일은 꿈만 같았다. 다시 한 번 네 분의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또한 이번 행사가 있기까지 현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 코참의 김 재우 회장님, 김 순옥 국장님. 충남방적의 성 팔용 법인장님, 이 흥복 상무님 이 외에도 이번 행사의 많은 관계자들...  이런 큰 행사의 경험도 없는데다 어리버리(?)하기까지 한 이 강욱을 도와주시어 이렇게 멋진 행사로 만들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그리고 또... 이 강욱의 일이라면 언제든지 두 팔 걷고 앞장서 주시고 거들어 주시는 분, 유이 (LE MAY DUY)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이번 행사 역시 베트남 학생들에게 적극 홍보, 많은 참가를 이끌어 주셨다. 이렇게 부족한 나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더욱더 보급 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분들께 조금이나마 보답을 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그동안 접하는 일마다 내게는 정말 힘에 부치는 힘든 일 투성이였던 이곳 베트남 생활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가끔씩은 국내에 있었다면 상상도 못할 호사를 누릴 때마다 ‘나는 참 복이 많은 놈이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 리모델링으로 한층 업그레이된 호치민 바둑클럽 ▲ 조국수님과 지도대국후 복기를 받으시며 즐거워하는 유이선생님이렇게 행복한 일로 새해를 맞이했으니 올 한해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모든 일들이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 덕분임을 잘 압니다.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글 | 베트남에서 이강욱 8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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