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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棋행, 베트남 속 고스트바둑왕
2011 Mr,Lee 의 좌충우돌 베트남 일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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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오로 홈페이지 오로광장 게시판에 지난 7월 5일 올라온 이강욱 8단의 '베트남 통신'을 뉴스란을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이강욱 8단은 바둑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에서 바둑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원문과 비교해 사진 크기와 위치 등을 일부 편집하였습니다. ------------------------------------ 지난 1월의 하노이 방문 이후, 한국에도 다녀오고 갑자기 숙소도 옮겨야 하는 상황이 되어 한 달에 한번 방문을 약속했던 하노이 방문이 또 다시 미루어 져야만 했다. 죄송한 마음에 하노이 바오 선생님께 미리 연락을 취해 4월16일 방문을 약속하게 되었고. 바오 선생님께선 그 날짜에 온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일본과 관련된 어떤 축제가 있단 말씀과 함께... (내 베트남어 해석이 정확했다면 그렇다.) 그렇게 떠난 하노이에서의 36시간...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아껴 쓰려고 토요일 아침 9시 호치민 출발, 다음 날인 일요일 밤 11시 호치민 도착이라는 다소 빡빡한 1박 2일의 일정을 잡았다. 좀 더 느긋한 일정을 계획하고 싶지만, 평일(월~금) 아침엔 호치민 인사대 어학당에서 베트남어 수업이 있어 평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근 1년 가까이 돼가는 베트남 생활로 인해 이젠 혼자서도 제법 능숙하게 하노이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음에 뿌듯한 마음도 잠시, 약 2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하노이는 지난 1월의 매서운 칼바람(?)이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후덥지근한 이젠 제법 베트남다운 날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베트남 다운 날씨의 4월의 하노이 거리풍경. (쎄옴위에서 촬영 ^^)- 하노이 공항은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택시를 타기에는 부담스럽다. 지난 번 이용 했던 작은 미니버스(3만동=1500원)를 이용하려고 버스 승차장으로 향했다. “저는 대우호텔에 가고 싶어요. 대우호텔 가나요?” “ok" “대우호텔 가는 거 맞죠?” "ok" 익숙하지 않은 하노이 발음이 불안하여 재차 확인을 하고 탑승한 버스지만 도착할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도 차창 밖은 대우호텔은 커녕 호텔과는 제법 떨어져 있는 호안 끼엠 호수 근처의 거리 풍경이다. “아니야...돌고 돌아 결국은 대우호텔에 갈 거야.기다려 보자.” 하지만 기대도 잠시... 버스가 갑자기 멈춰선 곳은 종점으로 느껴지는 낯선 곳이다. 같이 있어 위안이 되었던 버스 손님들이 하나 둘씩 내리기 시작하고, 나 역시 별수 없어 내리긴 했지만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ㅜ.ㅜ 결국은 쎄옴으로 다시 갈아타고 나서야 목적지인 대우 호텔에 도착 할 수 있었다.(베트남에서의 나는 아직 멀었나보다...ㅋㅋㅋ) 대우 호텔에서 향미 씨와 만나 간단하게 퍼로 점심을 해결한 후에야 하노이 바둑 클럽 회원들이 모여 있다는 행사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 -행사장 중앙의 행사 현수막- 일단은 생각보다 큰 규모의 행사에 놀랐고 어마어마한 인파에 또 놀랐다.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베트남에 일본 문화 알리기(?)의 일환으로 치러지곤 했는데, 특히 올해는 지진 참사로 인해 고통 받는 일본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로 치러지는 것 같았다. 넓은 광장의 각기 작은 부스로 독립된 공간에 음식, 게임, 에니메이션,등등의 일본 문화를 알리기 위한 행사 속에 바둑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많은 관심의 바둑 부스-  ▲ -사이(SAI)의 환생? 사이 코스프레 분장 - 일본만화 고스트 바둑왕의 만화 캐릭터를 따라한 것 바둑이 일반적으로 보편화 되어있는 곳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생소함이 가득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베트남 사람들에게 바둑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난 1월에 함께 했던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좁은 부스 안에서 바둑을 알리고 가르쳐 주느라 다들 생고생(?) 중 이었다.  ▲ -좁은 부스 안에서 바둑을 배우는 학생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하노이 클럽 학생들- 하지만 나는 딱히 할 일이 없는 난감한 상황... 클럽 친구 한 명이 행사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함께 했지만, 여전히 남는 건 시간과 할 일이 없는 애매한 상황뿐이다. 그래도 마냥 빈둥댈 수만은 없어 여기저기 기웃 거리며 할 일을 찾아보는데 꾸왕(quang)다가온다. "바둑 한판 할 수 있을까요??" "오~~오케이~^^" 내가 무척이나 기다리던 상황 이다. 멀리 호치민에서 하노이까지 와서 아무 한 일도 없이 돌아갈 순 없지 않은가! 비어 있는 옆 부스에 간단하게 세팅하고 시작된 지도기...  그런데...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바둑 두는 모습이 신기해 보였을까?? (이상하다. 요즘 호치민에선 현지인 취급 받고 있는데 말이다. 이번 하노이 행 비행기 에서도 다른 손님들에겐 영어로 인사하던 스튜어디스. 내 차례에선 당당히 베트남어로...ㅜ.ㅜ 좌절...풀썩 ) 그래도 나도 뭔가 이 행사에 도움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함도 잠시... 바둑의 형세는 그리 좋지 못했다. 결국 패배다. 칫수는 3점, 아직 호치민에선 내게 3점에 이긴 사람이 없었는데 승패를 떠나 확실히 하노이의 수준이 높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간단히 복기를 마치고 일어서니 바둑 팀도 어느 정도 정리되고 마칠 시간이다. 호치민 팀의 경우만 생각한 난 당연히 다 같이 식사하러 가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이곳은 하노이 였다.ㅠ.ㅠ 다들 각자 제 갈 길들 가고 나 역시도 호텔로... (나를 좀 철저히 우려먹을 일이지...아쉽다.) 크게 한 일은 없었지만 덥고 습한 날씨에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피곤했나?? 호텔로 들어선 이후의 기억은 없다. ㅜ.ㅜ  ▲ -일본 음식 부스- 이즈음 하노이의 날씨는 뜨겁게 해가 내리 쬐는 맑은 날씨의 호치민과는 달리 해가 자주 뜨지 않아 자칫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구름이 가득한 흐린 날씨에도 높은 습도로 인해 후덥지근 하며 몸에선 땀이 줄줄 흘러내리지만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곳에 들어가도 땀이 쉬이 마르지 않고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남아 말로 표현 못할 찝찝함이 괴로운 지경이다. [글 | 이강욱 8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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