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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 4연승, 열 번째 한국 우승 기대
난적 콩제 남아 긴장 늦출 수 없지만 이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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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서설통신 상하이에서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눈이 사흘 계속 내렸다. 눈이 와도 이내 녹아버린다는데 이번에는 제법 쌓이기까지 해서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실어주니 서설(瑞雪)이 분명하다. 제12회 농심신라면배 3차전 상하이 대회는 최철한 9단이 저우루이양(중국), 유키 사토시(일본) 9단을 연파하면서 중국의 콩제 9단만을 남겨놓은 채 한국의 열 번째 우승을 눈앞까지 끌어다놓았다. 아시안게임의 눈부신 활약에 이은 쾌거가 기쁘고 믿음직스럽다. 매년 선수단이 선발될 때마다 ‘최선의 진용’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돌이켜보면 이번 선수단만큼 균형이 돋보인 적도 드문 것 같다. 폭풍 같은 연승의 기대를 저버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세돌 9단의 깜짝, 선발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었다. 비록, 2승에 그쳤으나 항상 초반에 부진을 면치 못하던 한국이 일본의 에이스라고 해도 좋을 이야마 유타 9단과 신라면배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왕시 9단을 꺾어 한중일 3국전쟁의 기선을 제압한 것은 인정해줄 만한 전과라고 생각한다. 이세돌 9단이 천적 씨에허 7단에게 무너진 뒤 시리즈의 흐름은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씨에허 7단은 지난해 5연승의 질주를 그대로 재현하려는 듯 파죽지세로 한, 일 강자들을 쓰러뜨렸다. 씨에허 7단의 다섯 번째 상대로 나선 목진석 9단이 그 5연승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제물이 되는 것 같았는데 모두가 포기한 마지막 순간에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씨에허 7단의 5연승은 물거품이 됐고 시리즈의 흐름은 다시 한국으로 넘어왔다. 목진석 9단은 그 한 편의 드라마로 제몫을 다했다. 삼국지의 재미는 적절한 힘의 분배, 솥의 세 다리 같은 균형에서 오는데 일본이 이번에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우승까지 견인할 힘은 부족하지만 한, 중의 틈새에서 견제자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목진석 9단과 퉈자시 5단에게 한 칼씩 먹인, 다카오 신지 9단의 2승은 그래서 컸다. 일본으로서는 늘 아쉬운 장면이지만 거기까지가 일본의 한계였다. 다카오 신지 9단은 준비된 ‘종결자’ 최철한 9단을 넘어서지 못했다. 17일 오후, 상하이에 도착해 화팅호텔에 여장을 푼 최철한 9단은 늘 평온한 얼굴이었다. ‘독사’는 바둑판 위에서나 존재했다. 호텔에서도 식당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운둔의 시간을 만끽했는데 그런 여유가 어쩐지 듬직했고 좋은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 이창호-이도윤 부부가 검토실에서 다정하게 대국을 관전하고 있다.시작이 좋으면 결과도 좋다는 말이 있다. 최철한 9단은 기대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중국의 강호 저우루이양 5단과 일본의 보루 유키 사토시 9단을 가볍게 일축했다. 부산에서 다카오 신지 9단을 꺾은 기록까지 포함해 3승을 거두면서 연승보너스의 시동을 걸었다. 상금도 추가하고 ‘세 번째 우승 해결사’로 이름을 올리면 더 기쁘지 않을까. 세 번째 우승 해결사? 맞다. 그 의미도 크다. 한국이 거둔 아홉 번의 우승 중 이창호 9단이 아닌 기사가 이끈 우승은 10회 대회(이세돌 9단)뿐이니까 명실상부한 ‘한국바둑의 얼굴’이 되는 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요즘 신혼의 단꿈에 푹 빠져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참깨신랑’ 이창호 9단은 ‘들깨신부’ 이도윤 씨와 동반해 아쉬웠던 신혼여행의 즐거움을 복습하고 있다. 상하이 홍차오공항에서 만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도 왠지 예전과 달라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눈앞의 승부를 잊은 건 아니다. 주치의를 자임한 정병훈(인동한의원) 원장이 첫날부터 동행해 건강지압부터 정신안정에 좋은 식습관까지 꼼꼼하게 관리해주고 있으니 컨디션은 최상이다. 농심 신라면배에서만 12년째 지켜보고 있는 기자의 눈에 비친 이창호 9단의 얼굴이 요즘처럼 좋았던 적은 기억에 없다. 상하이 거리를 가득 채운 눈은 여전히 내린다. 잠시 멎었다 이어지고 다시 그쳤다가 또 내린다. 좋은 예감을 안겨주는, 그래서 상서로운 눈이다. 마지막 승부를 남겨두고 있지만 그 곁을 지키는 선수단, 스태프, 그 중 한 사람의 자리를 얻은 기자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가슴 졸이며 응원 중인 팬 여러분도 마지막 시간까지 행복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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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병이백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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