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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판을 이기다니' 기적을 몰고오는 '목'!
절망적인 바둑 역전시키며 씨에허 5연승 좌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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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괴력 괴력 목진석! 한편의 드라마였다. 칭찬을 해도 해도 모자를 듯하다. 이곳 부산에 내려와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연신 사활문제를 촬영해 저장하느라 정신 없던 목진석 9단. 컨디션을 최고조로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던 그였다. 결국 해냈다. 중반은 지옥 속을 헤매던 형세였다. 한국의 승리를 바라며 열심히 검토하던 동료 기사들도 절망 속에 자리를 하나둘 떴다. 그러나 수순은 계속됐다. 던지는 수순이 아니었다. 목 9단은 포기하지 않고 씨에허 7단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자물쇠를 잠그려고 여러 차례 궁리하던 씨에허 7단이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끊임없는 목 9단의 공격에 씨에허 7단은 심신이 지쳤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반상의 지형은 크게 요동쳤다. 기적의 시작이었다. 12월의 첫날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7국에서 한국 3장 목진석 9단이 중국 2장 씨에허 7단에게 백으로 198수 끝에 불계승하며 씨에허 7단의 5연승을 저지했다. 목진석 9단은 공식시합은 처음으로 맞붙는 씨에허 7단에 맞서 초반, 탐색전을 펴다 우하 방면에서 급전을 벌였다. 여기서 힘의 우열은 가려지지 않았다. 두 번째로 두 기사가 맞선 곳은 중앙. 중앙에서 한차례 바꿔치기가 일어났고 우세는 목 9단이 가져갔다. 상변 백 모양이 우변에서 중앙으로 나온 흑 모양보다 컸던 것. 씨에허 7단은 바로 승부수를 날렸다. 상변에 특공대를 투입해 삶을 도모했다. 씨에허 7단의 작전은 성공을 거뒀다. 목 9단의 상변 보가에서 씨에허 7단은 알뜰하게 살았다. 이는 곧 목진석 9단의 위기를 뜻하는 것이었다.  ▲ 목진석 9단의 뒷심과 끈기가 잘 나타난 한 판이었다. 목진석 9단은 흑의 중앙을 파괴하기로 마음 먹었다. 좌변과 하변, 중앙으로 이어지는 몸싸움을 벌이며 목 9단은 약간의 성과를 얻는다. 그러나 형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목 9단을 응원하던 한국 검토실에선 프로기사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포기한 것이었다. 목 9단은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패배를 시인할 의사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관계자들은 의아해하면서 대국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윽고 목 9단이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변에서 씨에허 7단을 몰아붙였다. 씨에허 7단은 혹여 덧날까봐 알기 쉬운 수단만을 찾아다녔는데, 이게 패인이 됐다. 백은 사실상 수를 냈다. 아니, 판세를 완전히 뒤집을 만큼 크게 수를 냈다. 검토실로 서둘러 달려온 박영훈 9단은 모니터로 이 역전극을 바라보며 “큰 차이다. 다시 계가해 봐도 큰 차이로 이겼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을 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씨에허 7단은 항복 의사를 밝혔다. 목진석 9단의 승리로 한국은 급한 불을 껐다. 이제 주도권을 완전히 챙길 기회다. 다음날인 2일 일본에서 출격하는 선수는 다카오 신지 9단. 다카오 신지 9단은 종국 무렵에 마스크를 한 채 검토실을 들렀다. 목 9단의 승리하는 순간을 목격하더니 조용히 검토실을 떠났다. 목진석-다카오 신지 대국은 목 9단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오로ㆍ야후 대국실에서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이 대국을 ‘국산김치 7단★의 해설로 바둑 팬들을 찾아간다.  ▲ 인터뷰하면서 유쾌하게 웃고 있는 목진석 9단. 인터뷰/ 씨에허의 5연승 막은 목진석 9단 - 중반 목진석 9단의 보가에서 씨에허 7단이 수를 낸 이후 중앙전이 전개되던 시점에 한국 검토실에서는 이 판을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 시점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 “물론 불리해진 것은 맞았다. 하지만 상대방의 흑세력이 넓고 아직 침입의 여지가 있어 계속 승부를 걸어볼 심산이었다.” - 마지막 우변에서 크게 수가 나 승리할 수 있었다. 철저히 준비한 것이었나? “사실 씨에허 7단이 잘 받았으면 흑의 피해는 적었을 것이다. 씨에허 7단은 받아야 할지 다 잡으러 가야 할지 망설인 것 같다. 실전은 씨에허 7단에겐 최악의 진행이었고 나로선 최대한 잘된 결과였다.”  - 씨에허 7단은 한국기사에게 강하며 특히 이세돌 9단에겐 천적이라 불린다. 또 기풍적으로는 단단하고 침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를 어떤 기사로 생각하나?“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기사다. 인품도 훌륭하다. 중국리그에서 대국해 본 적이 있지만 공식 시합에서는 처음 대국하는 것이어서 기대했었다.” - 상대는 5연승을 노리고 있었다. 긴장되진 않았나? “긴장하지 않았다. 바둑 팬들이 나한테 큰 기대를 안 하는 것 같아 편안했다. 하하.” - 앞으로 연승목표는 어떻게 잡고 있나? “연승 목표 같은 것 없다. 씨에허 7단의 연승을 막았기 때문에 이미 내 몫을 충분히 했다고 본다. 그저 내 바둑을 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 - 얼마 있으면 결혼식을 치른다. 예비 신부가 응원하고 있겠다. 바둑을 아는가? “아, 바둑은 전혀 모른다. 그렇지만 응원은 하고 있었을 것이다. 교회에서 만났고 교제했다. 기도해주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 한중일 3국 대표 한국 : 이세돌 9단(탈락), 박승화 4단(탈락), 이창호 9단, 최철한 9단, 목진석 9단 중국 : 왕시 9단(탈락), 씨에허 7단(탈락), 저우루이양 5단, 퉈자시 3단,콩지에 9단 일본 : 이야마 유타 9단(탈락), 사카이 히데유키 8단(탈락), 하네 나오키 9단(탈락), 다카오 신지 9단, 유키 사토시 9단 ○●...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일정 본선 1차전 2010. 10. 18 ~ 10. 21(베이징) 본선 1~4국 본선 2차전 2010. 11. 29 ~ 12. 4(부산) 본선 5~10국 본선 3차전 2011. 1. 18 ~ 1. 21(상하이) 본선 11~14국
----------------------------------------------------------------------- <이하 속보>  ▲ 목진석 9단과 씨에허 7단이 돌을 가리고 있다. 목 9단이 백이 되었다. 청첩장을 들고 부산에 내려온 예비신랑 목진석 9단이 출전한다. 목 9단은 오는 12월 28일 코엑스컨벤션센터에서 식을 올린다. 12월 1일 부산 농심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 7국이 시작됐다. 5연승을 노리는 중국 씨에허와 이를 저지하러 나온 특급 소방수 목진석 9단의 대결이다. 농심신라면배 그간 3차례 출전의 경험을 갖고 있는 목 9단은 그야말로 베테랑이다. 큰 승부라 위축되는 따위의 일은 없다. 목 9단은 대국 약 15분 전에 대국실에 먼저 입장해 앉았다. 얼마 안 있어 씨에허 7단이 입장하자 목 9단은 잠시 일어나 차를 타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입회인은 김종준 6단. 목진석 9단이 백을 들었다. 사이버오로ㆍ야후바둑 대국실 해설은 이원도 3단이 맡았다. 주요 장면은 속보로 전할 예정이다. 8신/ 목진석, 불계승!(198수 끝) 목진석 9단이 198수 만에 씨에허 7단에게 불계승했다. 7신/ 박영훈, 검토실로 돌아오다(188수 진행) 이 바둑에 절망하고 검토실의 프로기사들이 자리를 떴었으나, 박영훈 9단 허겁지겁 돌아왔다. 모니터를 보던 박영훈 9단 "어, 백이 많이 이겼네..." 뭔가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6신/ 역시 괴동! 심상찮다!(175수 진행) 집요하게 흑을 물고 늘어지던 목진석 9단이 우변에서 수를 냈다. 잘 돼도 너무(?) 잘 된 상황. 기적이 연출되고 있다. 계속 지켜봐야겠다. 5신/ 목 9단, 승부수 연타(143수 진행) 목 9단이 중앙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형세는 좋지 못하다.  ▲ 인근에서 이 대국을 보러온 학생들이 하네 나오키 9단에게 사인을 받았다.  ▲ 하네 나오키 9단(왼쪽)이 구보 히데오 일본기원 이사와 이 바둑을 검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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