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kind=logo}
|
한국바둑의 숨은 공로자 이학진 옹 ①
월간바둑 500호 기념호에 실린 이학진 옹 특집인터뷰
|
|||||
이 글은 월간바둑 500호 기념호(2009년 3월호)에 실린 이학진 옹 특집인터뷰 전문입니다. 이학진(李鶴鎭) 옹 1911년 5월 4일 출생한 이학진 옹은 구한말의 마지막 왕족인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堈) 공의 사위이다. 일본 게이오 대학 경제학부를 나온 이 옹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유학하던 조남철 국수와 인연을 맺는다. 이후 일본에서 조남철 국수와 막역한 사이로 발전한 이 옹은 해방 후 귀국, 음으로 양으로 우리 바둑계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준 바둑계의 숨은 공로자이다. 한국바둑의 숨은 공로자 이학진 옹 □ 인터뷰/구기호(본지 편집장) 이학진 옹. 선생의 함자를 처음 들은 건 바둑계에 입사하면서부터이다. 93년 첫 직장에서 선생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선생의 모습을 처음 뵌 건 그로부터 1년 후 월간『바둑』에 입사해서다. 67년 착공해 68년 초 완공된 관철동 한국기원은 사무국, 프로기사의 대국실 외에도 일반 바둑팬들이 출입하던 일반회원실이 있었다. 소박한 이름의 일반회원실은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하며 수담(手談)을 나누던 지극히 서민적인 공간이었다. 94년 여름(7월 5일) 한국기원에 입사한 필자는 2개월 쯤 후인 9월, 일반회원실에서 이학진 옹을 처음 뵈었다. 이 옹은 중절모에 베이지색 롱코트 차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이 옹은 이름을 알 수 없는 연배가 비슷한 노기객과 바둑을 두고 있었다. 두 번째 뵌 것도 다름 아닌 관철동 일반회원실이었고 세 번째 뵌 것 역시 그때 그 장소인 관철동 한국기원의 일반회원실이었다. 그 뒤로도 2005년 11월 한국바둑 60주년 기념행사 때 등 서너 차례 선생의 모습을 뵈었다.  ▲이번 특별인터뷰에 전 평촌지원 원장 허윤 씨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이번 월간『바둑』 통권 500호 특별인터뷰에 평촌지원 원장을 지낸 허윤 씨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양해도 구해왔다. “몇 달 전 위중하셨던 터라 장시간 인터뷰는 어렵고 1시간 가량으로 인터뷰를 제한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인터뷰 시간이 짧은 만큼 우선 바둑역사에 잘못 알려진 오류나 사동궁 시절의 이야기, 지금도 아이러니컬한 조훈현의 도일 당시 기타니 문하가 아닌 세고에 문하로 가게 된 사연 등에 대해 듣기로 했다. 두근두근. 이학진 옹을 15년 만에 다시 뵐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 2월 6일 아침 10시, A4용지 세 장 분량의 질문지를 챙겨 현재 이 옹이 거주하고 있는 안양으로 출발해 10시 40분경 도착했다. 이 옹은 관양1동 ○○○빌라 5층에 외동딸 이숙경(李淑慶) 씨와 함께 살고 계셨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예전에 여러 번 뵈었는데, 혹 기억하시겠습니까?”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기억나요. 반갑습니다.” 순장바둑 폐지를 결의한 건 노국수들 이 땅에서 순장바둑이 폐지된 건 언제일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조남철 국수가 1945년 한성기원(漢城棋院)을 설립하면서부터라고’ 잘못 알고 있다. 아마도 이건 일본에서 바둑을 유학하고 돌아온 조남철 국수가 현대바둑의 보급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노력한 때문일 것이다. 구기호 한국기원에서 매년 발행하고 있는 『바둑연감』에 보면 순장바둑 폐지와 관련해 엇갈린 부분이 있습니다. ‘「(재)한국기원 요람-연혁」에 1945년 11월 서울 남산동에서 조남철 주도 아래 한성기원 설립. 순장바둑을 폐지하고 현대바둑 보급을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고, 1990년대 중후반 『바둑연감』 ‘부록[한국바둑 약연표(略年表)]’에서는 ‘1937년 유진하(柳鎭河) 채극문(蔡極文) 등이 순장바둑을 폐지하기로 결의하고 경성기원을 설립했다.’고 돼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게 맞습니까? 이학진 조남철 사범은 기록을 철저히 한 사람이지만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별하게 기록해 둔 게 없어. 그래서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한 연도는 몰라. 그걸 전제로 하고 말할 테니 이해해 줘요. 순장바둑 폐지를 결의한 건 조사범이 아니야. (45년 11월) 귀국해 한성기원을 만들기 이전에 이미 순장바둑은 폐지가 된 상태였어요. 조사범하고 순장바둑 폐지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고 경성기원의 노국수들에 의해 폐지된 게 맞아요. 구기호 당시 노국수들은 순장바둑의 고수들 아닙니까? 그런 분들이 자진해서 순장바둑을 폐지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의아한데요.  ▲사진을 들여다보며 옛 기억을 더듬고 있다.이학진 해방되기 전부터 일본인들에 의해서 (지금 우리가 두고 있는) 현대바둑이 보급되고 두어지고 있었다고 봐. 순장바둑 폐지 이전엔 한동안은 순장바둑과 현대바둑이 공존한 셈이지. 한성기원을 만들 당시 경성기원에 출입하던 노국수들도 현대바둑을 두고 있었으니까. 직접 목격했어. 조사범이 순장바둑 폐지를 결의했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구기호 경성기원이 문을 연 게 1937년이 맞나요? 이학진 아까도 말했지만 난 기록에 아주 서툰 사람이야. 경성기원에 대한 기록도 조사범에 의해서 나왔을 테니까 출범 연도는 맞을 거예요. 조사범이 살아있을 때 한국바둑 역사를 기록한 걸 여러 번 봤으니까. 구기호 당시 노국수들이 순장바둑을 버리고 현대바둑을 두게 된 이유는 뭣 때문이었을까요? 이학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치석 후 두는 것보다 (치석 없이 두는) 현대바둑이 더 끌리지 않았나 싶어. 허 윤 선생님은 어땠어요? 이학진 내 경우도 현대바둑이 순장바둑보다 더 묘미가 있었어.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봐. 아무 것도 없는 도화지에 그리면 자유로운 그림이 나오지만 밑그림이 그려진 도화지에 그리면 어쨌든 밑그림에 충실할 수밖에 없잖아. 구기호 순장바둑을 노국수들이 폐지(1937년)했는데도 불구하고 조남철 국수와 사이가 불편했던 건 어떤 이유입니까? 이학진 해방 후 한성기원을 만든 게 단초가 됐다고 봐야지. 당시 조사범은 20세를 갓 넘겼을 때일 거야.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너무 설치고 돌아다닌다고 본 거야. 허 윤 (1937년 순장바둑을 폐지하고) 노국수들이 경성기원을 만들었는데 웬 젊은이(조남철 국수)가 남산동에 (한성)기원을 열었으니 괘씸하고 달갑지 않았을 거구요. 이학진 당시 노국수들은 경성기원을 구심점으로 죄다 모이고 있었거든. 한국기원의 모태는 한성기원인가? 조선기원인가? 조남철 국수는 자신의 회고록(「조남철 회고록-세 번의 눈물」)에서 한성기원을 한국기원의 모태로 기록한 대목과 사동궁 조선기원을 실질적인 법인체로 인정한 대목이 나온다. 소개하면 이렇다. <한성기원을 한국기원의 모태라고 기록한 대목> 남산동 시절 개인병원 별채 2층에 바둑판 7, 8조를 갖추어 놓은 초라한 출발이지만 그 포부만큼은 원대했다. 무엇보다 일본기원을 모델로 삼을 정도로 조직만큼은 그럴 듯하게 갖추었다. 창설멤버를 보면, 손정규, 이학진, 신면식, 석이경 씨 등이 임원을 맡았고, 조남철은 사범과 상무를 겸임했다. 따라서 이런 조직도만 봐도 한성기원은 분명 조남철 개인이 아닌, 조선바둑을 대표하고 바둑보급을 최우선으로 하는 엄연한 공공단체로 보아야 한다.  ▲조남철 선생은 한성기원, 조선기원, 대한기원을 거쳐 오늘의 한국기원으로 발전을 거듭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옹은 사동궁 시절 조선기원을 한국기원의 모태라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사동궁 시절의 조선기원을 실질적인 법인체로 인정한 대목> 조선기원의 당시 임원은 다음과 같다. 총재 : 윤호병(尹?炳) 이사장 : 김정도(金正道) 부이사장 : 최규송(崔奎淞) 이사 : 손정규(孫亭奎), 이학진(李鶴鎭)[이상 적선동 기우] 김시생(金時生), 김유환(金有桓), 이용선(李容善)[이상 종로 기우] 윤유중(尹有重), 이진호(李辰浩) 총재 윤호병 씨는 당시 한일은행장을 거쳐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로 재계의 실력자였다. 어쨌든 사동궁 조선기원은 적어도 시스템 상으로는 한 나라의 대표기원으로서 충실한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사단법인 한국기원의 정식 설립은 한국전쟁 후 54년에야 이루어졌지만, 실질적인 법인체의 체계 확립은 사동궁 조선기원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기호 본지에 3년여 연재 후 2004년 말에 펴낸 「조남철 회고록-세 번의 눈물」에 보면 조남철 국수는 한성기원을 한국기원의 모태로 보고 있습니다. 바둑의 날(11월 5일)도 바로 한성기원 설립일로 알고 있습니다. 이학진 그 부분에 대해선 조사범과 나와는 시각차가 있어요. 난 한성기원을 조사범이 운영하던 개인 기원이라고 생각하지 한국기원의 모태로 보진 않아. 구기호 그게 무슨 말씀인지? 이학진 한성기원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기원으로 보기에는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요. 포부만으로 대표성을 띠는 것은 아니잖아. 그에 걸맞은 조직을 갖추고 영향력도 있어야 하는데 ( |
|||||
|
|||||
|
|||||
|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
|||||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28(충무로3가) 한영빌딩 6층 [사업자정보확인]
제호 : 사이버오로 I 발행인 : 곽민호 I 편집인 : 정용진 I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아02753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병준 I 발행일자 : 2013년 7월 26일
E-mail:oper@cyberoro.com Tel:02-2285-6950 (상담시간10:00~14:00) Fax:02-2285-6955
Copyright ⓒ 세계사이버기원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