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kind=logo}
|
호돌(이창호-이세돌)콤비 우승 원정기2
중-일전 열린 17일엔 짧은 망중한 만끽하며 컨디션 조절
|
||||||||||||
바둑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17일 농심 신라면배 본선 11국. 예상대로 중국은 창하오 9단을 내보냈다. 지난해 3차전 상하이대회를 4연승으로 휩쓸어 중국에 첫 우승의 영광을 안겨준 감격을 재현하고 싶다는 의지의 작용일 것이다. “뭐, 그것보다는 창하오가 워낙 새가슴이라서 뒤에 믿을 만한 주장을 앉혀두고 먼저 나오는 게 좋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야. 사실,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기만 한다면야 누가 창하오를 두려워하지 않겠어? 오래 전부터 포석 감각은 세계최고로 꼽혀왔고 중반 이후 착실하게 쌓아온 두터움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력도 세계최고로 인정받은 강자니까 말이야. 무엇보다 최근 국가대항전에서 주장이 아닌 부장으로 출전해 거둔 눈부신 전공(戰功)이 웅변해주잖아?” 나름, 예리한 분석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기자가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쳐다보는 후배 기자들 앞에서 일장훈시처럼 지껄인 말이다. 어쨌든 예상은 적중했으니 약간은 거들먹거려도 좋지 않을까?  통계를 보면 일본 기사들은 한국 기사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하고 중국 기사들에게는 의외로 강하게 버티는 편이다. 대체로 기본기가 좋은 반면 난전에 약한 일본 기사들의 기풍이 각각 한-중 양국 기사들과 격돌할 때 그렇게 미묘한 차이로 작용하는 것 같다. 과연, 통계대로 약한(상대적으로 한국 기사들에게) 다카오 신지 9단은 ‘중국의 얼굴’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강자 창하오 9단을 맞아 통계대로 강한(상대적으로 중국 기사들에게) 모습을 보여줬다. 중반전 우변 접전에서 실착을 범해 종반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중반전의 세계최강자’라는 창하오 9단을 상대로 거세게 밀어붙여 종반 한때 역전무드까지 조성하는 선전을 펼쳤다. 검토실에서 홀로 다카오 신지 9단을 응원한 일본팀 간다 단장의 얼굴 표정은 맑았다, 개었다 일기예보의 변화무쌍한 기상도를 보는 듯했는데 나중에 김인 단장이 합석, 견해를 나누면서 비로소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대국결과는 뉴스에서 상세하게 다루니까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중-일전이 벌어진 17일 이창호, 이세돌 9단은 짧은 망중한을 만끽했다. 이창호-이영호 형제는 오전 9시쯤 호텔 뷔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방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다가 10시 30분에 상하이문화원으로 이동, 11시부터 약 1시간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 인터뷰를 마친 뒤 문화원 건너편에 있는 스포츠마사지센터에 들렀다. 이창호 9단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팔과 머리 마사지를 많이 받는다. 점심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와 방에서 책을 읽으며 인터넷, TV중계를 통해 중-일전 감상. 이세돌 9단은 초간편 시스템(?)을 가동했다. 상하이에 도착하자마자 이창호-이영호 형제와 식사를 하러 외출할 때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방콕모드’. 방에서 중-일전을 감상하고 인터넷 게임도 즐기면서 ‘놀멘졸멘(놀다가 졸다가)’ 뒹굴뒹굴.  이세돌 9단이 바깥에 얼굴을 내민 건 대국이 끝나고 이창호-이영호 형제와 저녁식사를 위해 호텔 로비로 내려가던 6시 50분쯤일까. 호텔 복도에서 들은 창하오-다카오신지전에 대한 이세돌 9단의 짧은 감상. “중반까진 (백이)나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패를 그렇게 해야 하나? 좌변은 구자로…. 미세했던 거 같은데…. 종반에 (흑이)건너붙였을 때 바로 끊고 난 뒤로는 망했죠. 그걸 계속 둔 걸 보면 (다카오 신지 9단이)많이 아쉬웠나봐요.” 정상의 프로들은 머릿속에 바둑판을 하나씩 넣고 다니기 때문에 어느 때든 술술 설명이 가능하지만 아마추어들에겐 다 난해한 ‘선문답’이다. 얘기를 계속 들으려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듣는 척해야 한다. 식사장소는 상하이문화원에서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지엔궈호텔 3층에 있는 북한식당 ‘옥류관’. 한국기원 관계자, 기자단과 저녁식사를 함께 할 예정이었던 기자는 슬쩍, 이쪽으로 합류했다. 이세돌 9단의 날카로운 눈빛을 짐짓, 외면하고…. 옥류관은 저녁식사 때마다 꾀꼬리를 연상시키는 북한 미녀들의 노래공연으로 한국인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꽤 인기가 높은 식당인데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늘려주고 있는 경기침체는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음식 값은 거의 그대로인 것 같은데 올 때마다 항상 가득 찼던 좌석은 3분의 2 가량이나 비어있었다. 일행은 김치만두전골(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따로 주문했다가 예쁜 종업원의 ‘강추’로 바꿨다), 김치(별도 판매하는 북한김치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인기 최고), 장어구이, 육회, 조기구이, 김치전을 주문했는데 여지배인이 웃으면서 다가와 주문하지 않은 찹쌀순대와 도라지무침을 식탁에 내려놓는다. 서비스란다.  이 식당에서도 이따금씩 얼굴을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유명인사, 게다가 몇 년째 상하이에 올 때마다 찾는 단골손님인데 이쯤은 해야겠지? 돌아오는 상하이 밤거리는 하루 전 모습 그대로. 추적추적 내리는 비까지 같다. 대회가 포연 자욱한 전장이고 프로들이 병사라면 우리는 종군기자다. 기사든 기자든 이 밤이 다하고 짧은 망중한이 끝나면 치열한 ‘전쟁모드’로 돌입해야겠지만 아직은 밤의 옷자락을 붙들고 이국의 정취에 흠뻑 젖고 싶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일 거다. 문득, 럼블피쉬의 ‘비와 당신’이 환청처럼 귓전을 스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maseukli
kurikuri
kiera13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28(충무로3가) 한영빌딩 6층 [사업자정보확인]
제호 : 사이버오로 I 발행인 : 곽민호 I 편집인 : 정용진 I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아02753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병준 I 발행일자 : 2013년 7월 26일
E-mail:oper@cyberoro.com Tel:02-2285-6950 (상담시간10:00~14:00) Fax:02-2285-6955
Copyright ⓒ 세계사이버기원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