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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의 창이도 바둑을?
프로기사 이모와 탤런트 조카의 알콩달콩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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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계의 대모 조영숙 3단에게 탤런트 조카가 있다는 사실은 바둑 짬밥을 좀 먹었다하는 인사들에게도 생소한 소식이다. 더구나 그 탤런트가 웬만한 드라마 시청자라면 대부분 알 만한 인기스타라는 것은 더욱 놀랄 일이다. 네 자매 중에 셋째인 조 3단의 막내 여동생의 딸이 최자혜 이다. 최ㆍ자ㆍ혜  이름이 생소하다면 시청률 50%를 넘기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국민드라마 ‘대장금’의 먹보 ‘창이’를 기억해보시라. 1981년생인 최자혜 씨는 서울예대에서 연출을 공부하던 2001년 MBC 탤런트 공채시험에 합격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던 그녀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맡은 ‘창이’역으로 팬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후 ‘굳세어라 금순아’, ‘봄의 왈츠’, ‘도망자 이두용’, ‘순옥이’, ‘로비스트’, 그리고 최근의 ‘강적들’ 등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또 얼마 전 발표된 신인 남성 힙합 듀오 언터처블의 신곡 'tell me why' 뮤직 비디오에서는 실제 연인 사이를 방불케 하는 키스신을 선보여 화제를 뿌렸다. 조경이 근사한 식당에서 맛깔스런 한정식을 곁들여 프로기사 이모와 여배우 조카의 가정사를 살짝 엿보는 행운을 얻었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은 여배우를 인터뷰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총각기자가 따라 붙어 독점의 기회는 박탈당했다는 것. 아쉽지만 최자혜 씨는 바둑을 잘 모른다. 어릴 때 이모 집에서 바둑돌을 가지고 놀던 기억이 있지만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다. 겨우 조훈현 ‧ 이창호 9단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정도다. 하지만 이모에 대한 기사는 빼놓지 않고 본다. “바둑 두시는 분들을 보면 엄청난 인내심의 소유자들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분위기가 엄숙하다 못해 장엄하기까지 한 상황에서 오랜 시간 바둑판만을 들여다보며 계속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숨이 막힐 정도예요. 저는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라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잠시도 못 견딜 것 같아요.”  이모사랑 못지않은 조카사랑도 있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조 3단이지만 최자혜 씨가 나오는 드라마 시간만 되면 리모콘을 찾는다.“저희 부모님 두 분 모두 무뚝뚝한 편이세요. 부산분들이라 그러신지 애정표현을 거의 안하세요. 그래서 제 드라마도 못 본 척하시지만 나중에 대화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다 챙겨 보고 계세요. 그런데 셋째 이모는 방송되자마자 보시고는 충고도 많이 해주시고 수고했다는 말도 해주세요. 제게는 든든한 응원군이에요.” 어릴 때부터 셋째 이모를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그녀가 보는 이모는 통이 큰 신세대 이모다. “명절 때 식구들이 다 모이면 셋째 이모가 조카들과 대화를 가장 많이 하세요. 그렇다고 잔소리를 하시는 게 아니고 친구처럼 저희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그리고 그거 아세요? 이모가 사용하는 핸드폰도 최신형 터치폰이에요. 문자도 잘 보내시고 컴퓨터도 제일 잘 하세요. 용돈도 잘 주시구요. 그리고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더욱 아름다우셨어요. 이모가 저한테 준 옷이 한 벌 있는데 처녀 때 입으셨던 옷이래요. 그런데 얼마나 날씬하셨는지 저한테도 타이트해요. 한마디로 짱이죠.” “내가 좀 이쁘기는 하지.” “그런데 공주병이 조금 있으세요.” 옆에서 조 3단이 한마디 하자 바로 최자혜 씨가 되받는다. 조 3단은 여자바둑 인구조사를 위해 열린 1973년 여류 왕좌전에서 우승하면서 프로기사의 꿈을 키웠다. 1975년 제1회 여류입단대회를 통해 윤희율 초단과 함께 여자프로기사의 시대를 열었다. 자세한 입단기는 사이버오로 영상컬럼을 통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는 여자가 바둑을 둔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던 시절. 요즘 같은 인터넷시대라면 아마도 이런 제목의 기사가 뜨지 않았을까? ‘얼짱소녀 우승, 트로피 우뚝’ 쫓아오는 남학생들도 많았다. 집 앞까지 따라왔다가 아버지에게 쫓겨나기도 많이 했고 구애의 쪽지도 수없이 받았다. 젊은시절 조 3단의 사진을 보면 쉽게 짐작이 간다. 하지만 최자혜 씨의 어릴 적 별명은 ‘옥떨메(옥상에서 떨어진 메주)’였다고 한다. “유치원 가기 전까지 못생겼다고 식구들이 옥떨메라고 불렀어요. 초등학교 가면서 얼굴이 달라졌죠.” “그럼 자혜는 날 안 닮았네. 이모는 어릴 때부터 이뻤는데…”  조금씩 드러나는 이모의 공주병 실체. 이창호 9단에게 여자 친구가 없던 시절 조 3단은 조카 최자혜를 소개해주기 위해 그녀의 홈페이지 주소까지 알려 주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 당연하다. 요즘이라면 모를까, 당시의 돌부처는 선공을 즐기지 않았다. 언제나 찾아오는 상대를 맞아 싸우는 수비형이었으니까. 이제 30대를 코앞에 두고 있는 그녀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 때문에 아직 결혼에 대한 조바심은 없다. 다만 결혼을 한다면 다른 조건보다 마음이 깊고 넒은 사람이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이상형을 밝힌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같은 종교를 가진 남자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한다. 그녀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같은 종교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곳을 바라본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이모로서가 아닌 결혼선배로서 조 3단은 “사람의 됨됨이도 중요하고, 경제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내가 같이 살면서 느낀 것은 성격이 정말 중요해. 상대방을 존중해주고, 편하게 해주는 배우자가 최고야.”라고 훈수한다. “베드신이 있건, 키스신이 있건 그 역할에 대해 내 자신보다 가족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한다는 그녀는 신중하게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귀엽고 발랄한 역을 많이 해왔는데 이제는 성숙한 여인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특히 스크린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다. 고려대 농구부 출신의 아버지를 닮아 168cm의 늘씬한 몸매를 가진 그녀에게서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저 고운 손에 바둑돌이 쥐어져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그런 상상으로 더없이 즐거웠다.  ☞설특집 특별인터뷰(2) ['아내가 결혼했다'의 작가 박현욱] 보기(클릭!) ☞설특집 특별인터뷰(1) [KBS사극 '천추태후'의 감독 신창석] 보기(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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