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철한, 독사라고 부르니 정말 독사가 되었다
인터뷰/ 최철한, 독사라고 부르니 정말 독사가 되었다
포석연구로 하루종일 고민. 선택권 주어져도 흑 쥐었을 것.
[제5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최철한 인터뷰] 이경민  2004-12-26 오후 07:50   [프린트]


독사 최철한 9단. 수읽기의 묘미를 한껏 선보이며 명국을 보여준 최철한 9단.

12월 26일, 중국의 창하오 9단을 꺾고 제5회 응씨배 결승5번기에서 선승을 차지한 최철한 9단을 롯데호텔 로비에서 만나 보았다.



오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는데, 대국평을 하자면?
- 계가가 잘 안되어서 강수로 일관했다. 생각보다는 (내가) 실리가 많아서 둘만 하다고 생각했다. 하변에서 뭔가 찬스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중앙 막히고 나서 바둑이 어려워졌다. 우변 패를 하면서 '잘 정리하면 둘 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중후반에 우변에 백진이 커지면서 '백승 불변'이라는 판정이 내려 졌는데, 최 9단은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나?
- 어려운 바둑인데 쉽게 마무리 될 수 있겠거니 믿고 뒀다. 너무 못뒀다. 생각은 많이 했는데,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이번 대국은 수읽기의 묘기를 선보인 최철한 9단의 명국이라는 평이 많았다. 어떤가?
- (고개를 내저으며) 하하하. 졸작이다. 혼자 머리만 굴린 바둑이다. 잘 못둬서 챙피하다.

최철한 9단의 바둑은 주로 역전승 바둑이 인상 깊다. 오늘 바둑 역시 그랬는데... 후반이 강한 비결이 뭔가?
- 주로 초반에 불리하다가 역전하는 바둑들이 많다. 마지막에 힘 발휘해서 이기는 바둑이 많은 편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게 바로 약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에이 무슨... 수가 안될 것 같은 자리에서 통쾌하게 수내서 이긴다는 것, 그것도 실력 아닌가?
- 그게 설령 통한다 하더라도 정수는 아니다. 프로의 입장에서는 더욱이. 초반에 나빠진다는 약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바둑을 어쩜 그렇게 독사같이 두나? 정말 실제로는 안그런데, 바둑을 보면 지독한 독사같다. 하하하.
- 별명탓이 크다. 주변에서 자꾸 자꾸 독사라고 하니까 정말 독사같은 바둑을 두게 된다. (기자: 그게 아니고, 정말 독사같이 두니까 그런 별명이 생긴거다) 이제는 다른 별명을 듣고 싶다. 하하.

창하오 9단의 바둑이 늘은 것 같다는 평도 들리던데, 직접 느끼기에는 어땠나?
- (웃으며) 아닌 것 같기도 한데... 확실히 초반이 쎈 것 같고, 판을 짜는 실력이 좋다. 전반적으로 이창호 9단과 비슷한 기풍인데 오늘 바둑은 포석에서 치열함이 돋보였다.

전야제에서 흑백 선택권이 주어지면 백을 쥐고 싶다고 했는데, 오늘 흑을 쥐게 되서 아쉽진 않았나?
- 아니다. 흑이여서 편했다. 선택권이 주어진다고 해도 흑을 잡으려고 생각했었다. (어? 전야제에서는 백을 쥐고 싶다고 했는데?) 맞다. 그때는 그랬는데, 어제 잠도 못자고 하루종일 포석 구상을 했다. 예상했던 대로 뒀는데, 결과는 흑이 좋지 않았다.

그러면, 결승2국은 돌을 바꿔 최철한 9단이 백을 쥐고 두게 되는데 어떤가?
- 백이라도 상관없다. 응씨배는 덤이 크다. 흑이면 아무래도 판을 주도적으로 짜나가야 하니까 더 구상을 하게 되고, 백이면 쫓아가는 입장이다.

참, 오늘 두 기사 모두 두점 공제 당하고 시간 연장책을 썼는데...
- 서로 시간은 비슷비슷 했다. 시간 연장책보다도 (시간이 없으니까) 어떻게든 빨리 두면서 강수를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형세를 만회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선승을 차지했으니 창하오 9단 보다는 최철한 9단이 한결 마음이 편할 것 같다. 결승2국은 어떨 것 같나?
- 내가 이게 약하다. 신나면 진다. 만족하면 바둑이 느슨해진다. 게다가 1승에다가 백번으로 두게 되니까 더 느슨해지고... 그러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본능이라 어쩔 수가 없다. 하하하.

마지막으로 결승2국에 임하는 목표는?
- 방심하지 말고 1국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두겠다. 평정심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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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74 ｜  2004-12-28 오전 1:47:00  [동감0]    
그런데, 문제는 송아지 3총사 이후 뚜렷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나 할까.. 3,4년전 신4천왕들의 모습을 생각해 봐여.. 지금 저단진에 그런 인물이 있나여?
구봉리 ｜  2004-12-28 오전 12:18:00  [동감0]    
최철환 우리 종씨 제일 맘에 들어야 최씨는 역시 독해요
그만하지 ｜  2004-12-27 오후 12:38:00  [동감0]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은 평생 둬도 이창호를 능가하지 못할거라고 써야 칭찬받나? 내참..
그만하지 ｜  2004-12-27 오후 12:37:00  [동감0]    
이창호를 능가한이 아니라 능가할이라고 썼는데 뭐그리 난리를 치는건지..
백장미 ｜  2004-12-27 오전 11:30:00  [동감0]    
그나저나 루이 아줌마의 바둑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대단하이...
uzkr ｜  2004-12-27 오전 9:42:00  [동감0]    
맞아요!!! 아직은 그누구도 이창호를 앞선 기사은 없어요!! 근접했을 뿐이지!!!
lovecool ｜  2004-12-27 오전 7:48:00  [동감0]    
방울뱀
나오르메 ｜  2004-12-27 오전 1:58:00  [동감0]    
에이~베로님 무슨 말씀을 그리 섭하게 하시나요. 이창호에 버금간다면 모르지만.....능가하는이라니 ㅎㅎㅎ
베로 ｜  2004-12-27 오전 1:46:00  [동감0]    
활 잘 쏘고 바둑 잘 두는 민족, 아 아 정말 신통해여.
베로 ｜  2004-12-27 오전 1:45:00  [동감0]    
이창호가 처음등장했을 때 모두 깜짝 놀랐는데 이창호를 능가할 걸출한 한물들이(세돌,철한,영훈 등등)줄줄이 등장할 줄이야 그 누가 알았으리요.
나눠갖자 ｜  2004-12-26 오후 10:22:00  [동감0]    
이창호의 탄생으로 새롭게 시작된 바둑의 역사 그리고 뒤을 이를 세돌,철한,영훈이 있어, 한국바둑은 끝없습니다.
정중동2 ｜  2004-12-26 오후 9:50:00  [동감0]    
최철한을 보면, 한국바둑의 미래가 창창하다 못해 눈부셔서 제대로 쳐다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법진처사 ｜  2004-12-26 오후 9:50:00  [동감0]    
1국때와 똑같은 마음. 평정심. 최철한사범님 기대하겠습니다.
이정재74 ｜  2004-12-26 오후 8:34:00  [동감0]    
나이 19세에 벌써 저런 겸손함도 갖추었다니... 정말 차세대 넘버원입니다.
싸오정 ｜  2004-12-26 오후 8:19:00  [동감0]    
오늘 바둑 멋졌어여...분위기 좋구...무대뽀루다가 밀어부쳐여..ㅎㅎㅎㅎ
getulio ｜  2004-12-26 오후 8:09:00  [동감0]    
정말 2국 걱정된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ㅎㅎㅎ
나 창호 ｜  2004-12-26 오후 7:56:00  [동감0]    
독사 홧팅!!! ㅊㅋㅊ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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