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의 힘과 이세돌의 수감각
이창호의 힘과 이세돌의 수감각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준결승] 사이버오로  2003-02-11 오후 11:21   [프린트]


이창호의 힘과 이세돌의 수읽기는 역시 강했다. 세계대회 13회 우승의 관록을 가진 이창호는 세계최강다운 면모를 과시하면서 원성진의 도발을 특유의 두터움과 형세판단을 무기로 가볍게 일축했다. 한편, 지난 해 후지쯔배 우승 등, 절정의 기량을 선보여 최우수기사상까지 수여한 이세돌도 이에 질세라 날카로운 수읽기와 대담한 승부수를 구사하며 결승에 안착, 2년 전 제5회 LG배 결승전에서의 뼈아픈 패배에 대한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른바 '황금카드의 재현'을 이루게 된 준결승 두 대국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조명해 본다.

★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준결승 하이라이트1(이창호 vs 원성진 편)


장면도(이창호의 힘)

원성진의 백△, 감각적인 한 수에 대하여 흑1,3은 '이창호의 힘'을 보여주는 수순. 이로써 원성진의 초반 의욕적인 작전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상대로 하여금 변화의 여지를 주지 않고 꼼짝 못하게 묶어놓는 기술은 가히 경지에 달한 솜씨가 아니고 무엇이랴.


참고도(백의 주문)

흑1로 젖히는 것이 일감이나 백8로 흑9를 강요하고 백10으로 협공한다. 이것은 유불리를 떠나서 백이 일단 주도권을 쥔 모습.


참고도(최악의 결과)

흑1로 젖히고 3,5로 차단하려는 것은 백6으로 돌파당하여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실전진행(두터움의 위력)

백8까지는 기세의 수순이나 이후 흑17까지의 결과는 실리와 두터움에서 모두 흑이 앞서 있어 흑이 편한 바둑이라는 것이 검토실의 조심스런 중론.

이 결과는 우변 백△들도 간격이 너무 넓어 불안하다. 그렇다고 한 수 더 두어 지키기도 뒷문이 열려 내키지 않는 장면.

이후 백이 뚜렷하게 나쁜 수를 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흑이 리드, 이창호의 완승국.



★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준결승 하이라이트2(조한승 vs 이세돌 편)



장면도(전광석화같은 수감각)

중앙 전투의 양상이 마치 안개가 자욱히 낀 전장을 연상시킨다. 혼돈의 아수라장에서 독수리의 눈처럼 번득인 흑1,3의 연타! 승부는 그것으로 결정되었다. 이세돌의 '전광석화와도 같은 수감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참고도1 (상식적인 수)

흑1로 잇는 것이 상식적인 제일감의 수. 그러나, 백2가 강수로 이하 백10까지 되고 나면 백의 실리가 상당한 모습.

이것은 흑이 실패한 결과라는 해설자 안조영 七단의 평.


참고도2(바꿔치기)

흑1로 부딪혀 하변 쪽을 잡자고 하면 백2,4의 바꿔치기가 기다린다. 이것이 초읽기에 몰리는 와중에 조한승 五단이 그렸을 그림 중의 하나.

그러나, 이것은 백의 주문.


실전진행(사건의 전말)

실전에서는 흑29까지 혼돈의 안개가 걷히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후 흑이 줄곧 반면 10집 정도의 우세를 지켜 결과는 흑2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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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다9 ｜  2003-02-14 오후 3:19: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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