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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에게 듣는다
중국기사들의 약점을 포착하는 발군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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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천명(知天命)의 조훈현 9단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품자 중국바둑계에서는 조 9단에게 경의를 표하는 한편 "어째서 중요할 때마다 매번 그를 꺾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유감의 목소리가 높다. 대국 후 조훈현 9단을 만나 그의 솔직한 말을 들었다. 삼성배에서 2-0으로 완승했는데 두 판의 결승국에 대한 소감은? 만약 '실력과 운' 두 가지로 본다면 나는 틀림없이 왕레이보다 운이 좋았다. 두 판의 대국내용에 대해 만족하는가? 첫판은 저녁 늦게까지 두는 바람에 마지막에는 머리가 아파서 완전히 감각으로 바둑을 두었고 당연히 많은 실수가 나왔다(웃음). 오늘 대국에서도 적지 않은 착오를 일으켰다. 심지어 치명적인 패착도 있었는데 운 좋게도 이 모든 문제수를 왕레이가 잡지 못했다. 결승상대였던 왕레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왕레이는 아주 실력 있는 상대다. 그는 줄곧 팽팽하게 조여와 내게 숨쉴 틈을 거의 주지 않았다. 내가 그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결코 내 실력이 그보다 강했기 때문이 아니다. 왕레이가 나보다 쉽게 실수를(상대의) 방치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오늘 바둑은 왕레이가 중앙싸움에서 좀더 강하게 나가는 방법을 찾지 않아서 운 좋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조9단의 바둑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조9단의 나이와 정력이 상대로 하여금 (이길)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왕레이는 '조9단이 시합에서는 나이가 절반이나 적은 나보다 더 전투의지가 강하다'고 하는데….정력과 체력의 문제가 승부를 좌우하는 요건은 아니다. 사실 최근의 연속적인 대국으로 나는 이미 아주 피곤한 상태다. 그래서 이번 결승전에서도 많은 실수가 나왔다. 하지만 승리한 지금 나의 정신은 맑다. 창하오, 왕레이 등 중국의 일류기사들이 매번 세계대회 결승에서 주저앉는데 기술적인 원인 이외에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사실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체력, 심리상태, 경험 등…. 나는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과 좋은 기회를 잡고도 놓쳐버리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중국기사가 한 걸음 더 뚫고 나가지 못하는 원인인 것 같다. 얼마전 왕레이가 도요타배에서 조9단에게 완승을 거두었는데? 도요타배는 삼성화재배와 다르다. 번기의 승부가 아니고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것을 예측하기 힘들다(실력의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단판승부에서는 누가 이길지 모른다는 뜻).삼성화재배 우승을 차지해 다음주 벌어지는 농심배에서도 어떤 희망이 있을 듯한데?(기세가 올랐으니 어떤 목표가 있지 않겠냐는 뜻).(웃음)나는 정말 삼성화재배 우승으로 만족한다. 농심배와 이후의 도요타배는, 그 중책은 제자인 이창호가 해결해주길 바란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의 세계대회 18연속 우승인데, 중국의 어느 선수가 한국의 강세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중국기사들은 이미 삼성화재배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8강전에서 만약 내가 운 좋게 살아남지 않았다면 중국기사끼리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을 게 아닌가?[현지인터뷰2] 이번 삼성화재배에서 꺾은 상대가 모두 중국기사다. 결승전에서는 중국 랭킹1위인 왕레이 8단을 꺾었는데 중국의 젊은 기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중국의 젊은 기사들은 아주 강하다. 8강전에서 내가 구사일생하는 걸 모두 보지 않았나? 우승을 하는 데는 기량 이외에도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 최근 국수전에서 조한승 5단, 천원전에서 송태곤 3단 등에게 졌는데 혹시 삼성화재배를 위해 힘을 아낀 것인가?(웃음)말도 안된다. 당시 대국이 비교적 많았고 또 감기까지 걸렸었다. 몸 상태도 매우 좋지 않아서 많이 진 것이다. 사실 이런 실패가 나에게 자극을 준 것도 크다. 이런 원인 때문에 나는 삼성화재배 결승도 자신이 없었다. 비록 이기긴 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어제 승리한 뒤 중국 바둑팬들이 조9단에 대해 매우 감탄했다. 어떤 사람은 이미 전체적으로 우칭위안(吳淸源)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하는데 이런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아니다. 먼저 중국 바둑팬들에게 나의 승리를 그렇게 봐주신 것에 감사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우칭위안 선생님을 뛰어넘었다는 그런 말은 절대 할 수 없다. 나는 스스로 어릴 때부터 우선생님의 기보를 놓아보며 자랐다. 우선생님의 천재적인 기재에 탄복하면서 나는 내가 우선생님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뛰어넘다니….- 중국 현지인터뷰 기사 정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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