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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로 보는 농심배
제4회 농심배 5국, 6국 이모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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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들은 항상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기 마련이다. 특히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비유되는 농심 신라면배에서의 현장의 소리는 승부의 생생했던 모습들을 짐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1월 23일과 24일 부산 농심호텔 허심청에서 열린 제4회 농심 辛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5국과 6국을 담당한, 진행자와 관계자들의 관찰과 목소리들을 스케치 형식으로 펼쳐본다. ◈ 아 ~ 아쉬워라 ~ 제4회 농심 辛라면배 베이징 대첩의 4연승 주인공 박영훈 3단에게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내친김에 10연승을 은근히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본인이 느끼는 긴장이나 다짐도 처음에 선봉으로 나섰을 때보다는 훨씬 강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지 박영훈 3단은 제5국에서 연달은 착각으로 판을 그르치고 말았었다. 그 아쉬움의 현장을 먼저 옮겨본다. ○... "오늘 박영훈.. 컨디션이 나빴나?..초읽기에 몰려있는데도 계속 화장실을 가네.." 긴장을 많이 했던 탓인듯 박영훈 3단은 상대 대국자인 콩지에 7단보다 대국중에 화장실을 많이 왔다 갔다 했다. 심지어 초읽기에 몰리는 상황인데도 화장실에 다녀온 것을 보면 감정을 추스리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회를 끝까지 지켜본 농심 홍보팀의 박황근 대리가 대국이 끝나면서 한 말. ●... " 팥쥐도 아니구,, 하필 무슨 콩쥐냐.."(아깝다. 5연승) 취재차 나온 한 인터넷 업체 직원이 박영훈 3단의 패배를 아쉬워하며 한 혼잣말, 콩지에 7단과 발음이 비슷한 콩쥐, 팥쥐의 비교가 재미있다. ○... " 하하하.. 그럼 감사해야겠군" 제5국에서 패한 박영훈 3단은 다음날인 24일 사이버오로 음성및 문자 해설자인 김성룡 7단, 김명완 6단, 윤현석 7단과 점심을 함께했다. 옆쪽에 자리한 진행자들이 다음 대회 출전선수등에 대해 묻자 김성룡 7단이 순발력있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대화를 이끌어 분위기를 여유있고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에 많은 말을 하지 않던 박영훈 3단도 소리없이 방긋 웃었다.^_______^ - 김성룡7단 "아~ 영훈이가 10연승 하게되면 같이 상금 (아마도 우승상금) 타는 사람들은 쑥쓰럽잖아. 단체전에서는 미리 나오는게 좋아" - 윤현석 7단(한국팀의 두번째 출전선수로 유력하다.) "하하하..그래~ 그럼 영훈이한테 감사해야겠네.(10연승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도 대국기회를 주었으므로)" ◈ 승리의 환희 ○... 중국팀의 환희 - 단장의 전화연락 "이번은 확실하게 이겼습니다." 중국 단장인 뤄지옌원(羅建文) 7단, 제5국의 치열한 싸움이 모두 끝나가는 순간. 중국기원에 전화로 대국 정황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원체 한국선수들이 종반까지 따라붙어 역전하는 일이 많아서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한 것이리라. 짧은 표현이지만 콩지에의 승리에 대한 강한 기쁨이 배어나온다. ●... "무즈까시이네~" "무즈까시이네" (="어려웠어"). 박영훈의 5연승을 저지한 콩지에, 그 콩지에를 제압한 일본의 영원한 희망(?)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이 대국을 마치고 간단한 복기가 시작할 무렵 제1성으로 내뱉은 말이다. 사실 이 대국은 언제 판이 뒤집혔는지를 간단히는 알아채기 어려울 만큼 콩지에 7단의 흐름이었었다. 어려운 판을 무서운 형세판단력과 냉철한 계가로 뒤집은 일본바둑대가의 승리표현. ◈ 우리편 잘해라!! ○... "고바야시는 현재로서는 우리편입니다." - 김성룡 7단이 농심배 제6국을 음성으로 해설하는 중, 한 네티즌이 해설자의 약간은 일방적인 고바야시 응원에 친일파라며 강력히 항의하자 김7단의 논리는.. "아~, 네, 저 친일파 아닙니다. 일본팀인 고바야시 9단이 중국의 콩지에를 이기고 그리고 한국의 윤현석 7단이 고바야시를 맞아서 이겨주면 이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지금 고바야시는 우리편입니다." ◈ 음성중계, 그리고 '물만난 고기' - 김성룡 7단. 이번 농심 신라면배 2차전에서 사이버오로는 기존의 문자중계와 더불어 인터넷 대국서비스인 오로2000에서 실시간으로 음성해설을 실시한다. 5국에서 8국까지 해설을 맡았고 이미 23일과 24일 진가를 발휘한 김성룡 7단은 현장감을 높이기 위한 '구어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했으나 그야말로 '물만난 물고기'였으며 음성해설 관전자및 현장 검토실을 정말이지 즐겁게 했다. 재미난 표현과 순발력이 빛나는 그의 육성을 절대 글로 옮길 수는 없지만 점잖은 몇가지를 택해 올린다. (직접 듣지 않는다면 절대 그 재미를 모를 것이다.) ○... "제가 그걸 다 알면 여기서 해설 하겠습니까? 저 자리(대국자)에 앉아서 바둑두지. 참고도는 말 그대로 참고만 하세요" - 참고도가 실전과 틀리면 중계관전자들은 그것을 해설자의 실력과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전과 항상 같은 참고도라면 그냥 실전을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참고도는 실전에 대한 풍부한 느낌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김성룡 7단이 익살스럽게 표현. ●... "콩제..어제는 기분 좋았지?.. 어때? 지금은 떨리지?- 안떨리면 사람이 아니지!" - 농심배 5국을 승리했던 콩지에 7단, 6국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판세의 중반에서 강력한 승부수를 던져오는 고바야시 9단을 상대로 일대 위기상황을 맞고 또한 초읽기에 몰리자.. ○... "아 초읽기- 손을 바르르 떨다가 돌을 떨어뜨릴 수도 있어요.~ 네. 콩제~ 돌을 다른 곳에 놓치면 ..."(원칙대로라면 시간패 당할 수도 있음)" - 이날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을 좀더 응원 했던 김7단, 초읽기의 위기를 위와 같이 표현했다. 실제 콩지에 7단은 마지막 승부패를 할 때 돌을 놓으려다 약간 놓쳤고 얼른 놓으려던 자리로 옮겼다. ●... 해설자의 위기상황극복 - 냉철한 수읽기와 집계산으로 불리한 판을 따라잡은 고바야시 고이치 9단... 그러나 검토실이나 해설자는 대국자만큼은 냉정하지 못할 수 있다. 자신이 대국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드문드문 생중계 중에도 해설자가 그 판의 부분적인 수읽기등에 매몰될 경우 일어나기 쉬운데.. - 중앙의 전투에서 흑을 둔 고바야시가 다소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이에 실망해 계속해서 고바야시 9단의 불리함을 외치던 김7단이었다. 김 7단은 중앙전투의 수읽기에 매몰되었던 것같았는데 실상은 고바야시의 9단의 역전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를 눈치챈 해설자는 순발력있게 위기상황을 벗어난다. - "아, 완전히 개그했네~. 제가 흥분했군요. 아~ 고바야시 일본의 희망입니다. 냉철한 균형감각의 고바야시"(약 5분동안 고바야시 칭찬^^;;) - 아..네..저... 짤릴지도 모릅니다. 이해해 주세요"(재미있다고 하는 사람,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 김7단의 해설성공) ◈농심 호텔 - 대국이 열리는 농심 호텔은 원래 부산 동래구의 유명한 온천명소이다. 2002년들어 완전히 농심의 계열로 편입됐으며 상호를 구 '동래 관광 호텔'에서 '농심호텔'로 바꾸고 고급호텔로 리모델링 했다. 대국이 열리는 허심청은 올 12월까지 완공예정이었으나 이번 행사관계로 호텔측이 그야말로 뼈빠지게 고생했다는 것이 농심 홍보팀 박황근 대리의 전언. 혹시라도 식사가 신라면으로 나올까봐 농담하시는분^^;;, 걱정할 필요 없다, 농심호텔은 별 다섯개의 특급호텔이다. ★행사준비에 수고해주신 농심 홍보팀, 호텔관계자분, 한국기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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