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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호, 앞으로는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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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즐기면서 하고 싶습니다." 한국기원에서 마련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생관에 대한 질문에 이창호 9단이 답변한 내용이었다. 붉은악마를 연상케 한 팬들의 환대에 대해서도 이 9단은 "거의 처음있는 일이었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둘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3월 2일, 한국기원에서 이창호 9단의 제6회 농심배 우승을 기념하며 공동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 YTN등의 방송 매체와 각 신문사 기자들 20여명이 모여 1시간 가량 "이창호 신드롬"에 대해 열띤 취재를 벌였다.   '달콤한 휴식'을 취했을 것 같다. 귀국 후 어떻게 보냈나?- 잠도 많이 잤고, 편하게 쉬었다. 중국으로 가기전에 우승할 거라고 예상했나? - 개인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전까지 워낙 성적이 안 좋아서...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 컸으나, 최대한 몸관리 잘 해서 열심히 두려고 했다. 얼마전 성적이 부진한 탓에 주변에서는 슬럼프, 권태기 등의 안 좋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이런 내용들을 접하면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인가? - 크게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가족분들이 더 여린 것 같아서 걱정이다. 나로서는 자극이 되어서 좋게 생각한다. 또한, 신예기사들이 너무 강해서 승부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5연승을 거두고 농심배 6연패의 불패신화를 이뤄내는 것을 보고 수많은 바둑팬들이 열광했다. 마치 바둑계의 붉은악마를 보는 듯 했다. 관련기사 조회수며 리플수, 그리고 공항까지 플래카드 등을 들고나와 환대받는 등 치솟는 인기를 보고 어땠나? - 의외였다. 평상시라면 안 그랬을테지만, 내가 안 좋은 상태여서 오히려 걱정을 더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난 안그러고 싶지만(걱정끼쳐드리고 싶지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좋게 생각한다. 농심배 우승을 기회로 팬들은 이 9단에게 '기성', '대국수', '10단' 등 특별한 호칭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뜸들이지 않고) 안 받고 싶다. 부담이 된다. 나중에 할아버지가 되면 그땐 몰라도...(웃음).  예전 기풍이 기다리는 바둑이었다면 최근에는 적극적인 바둑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어떤가?-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든다. 농심배는 준속기 기전이라 서로 실수가 많으니까 초반에 실수 없도록 신경을 썼다. 또한 젊은 기사들이 전투가 강해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까 포석 쪽으로도 더 격렬해지는 것 같다. 비슷한 질문이기도 한데, 예전에는 주로 끝내기 승부였던 반면에 최근에는 초반부터 굉장히 강하게 두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유가 있나? - 예전보다 포석의 중요성을 더 느낀다.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후반이 다들 강해져서, 초중반에 더 신경써서 득을 보아야 한다. 국수전에서 이창호 9단을 꺾은 최철한 9단의 경우 '편하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 간다' 라고 얘기 하던데, 이 9단도 그런 느낌을 받았나? - 그것은 최철한 9단이 좋게 얘기해 준 것이다. 최철한 9단이 원하는 쪽으로 흘렀다는 것은 전략면에서 나보다 뛰어났다는 것이다. 나도 내가 편한 쪽으로 두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되었다. (최 9단이) 포석도 강한데다 전투력이 센 기사여서 쉬운 기풍은 아니다. 그러면, 최철한 9단이 제일 까다로운가? - 최철한 9단도 그렇고 이세돌 9단도 까다롭다. 승부에서나 그 외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텐데, 이창호 9단은 어떻게 푸나? - 바둑을 둘 때는 이기든 지든 그것에 몰입을 하기 때문에 피로가 몰려 온다. 그럴때는 잠을 자거나 운동을 하는 편이다. 운동은 주로 조깅이나 등산위주로 하며 가끔 테니스도 친다. 조깅은 저녁에 1시간 정도 운동장을 천천히, 그리고 자주 쉬면서 도는 편이다. 현재 컨디션은 어떤가? 농심배 두기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안좋았었는데... 농심배 우승으로 많이 회복됐나? - 어느정도 회복했다고 생각한다. 농심배는 준속기전이라 긴 바둑과는 또 다르다. 좀 더 둬봐야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둑계야 말로 조로현상이 심한 것 같다. 이창호 9단도 이제 30대인데, 언제까지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고 보는가?- 일단, 젊은 기사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은 데다가 체력이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면이 있다. 그래도 관리를 잘 하면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40이 될지, 50이 될지, 60이 될지는 느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나도 아직은 자신 있는데, 언제까지 전성기를 유지할 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농심배 일정에 팬들이 동행하고 공항에 환영인파가 몰리는 등 팬들의 성원이 뜨거웠는데, 평소 팬들과의 교감은 자주 갖는 편인가? 팬들의 응원이 힘이 되는지? - 정기적인 모임을 가진 것이 불과 1년 정도밖에 안된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없었다. 늘 관심을 가져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쌩뚱맞게) 이창호 9단 스스로 세계최강이라고 생각하나? - (뜸들이다가 웃으며) "뭐라고 해야되죠? ..."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이길 수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도 변함이 없는지? - 결과적으로 이기긴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기전에 충분히 자신이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결과가 반대로 나오거나 할때도 있으니까... 그럴때면(예상했던 것과 달리 결과가 나올 때면) 기분이 어떤가? - 아직까지는 혼돈스럽고 음...(말을 할 듯 말 듯 생각하다가) 표현이 잘 안되는데,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내제자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는지? - 아직은 없는데, 나중에 결혼을 하거나 안정을 찾고 나면 그때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아니다.  이창호 9단이 원하는 여성상은?- 편안한 타입이 좋다. (곰과 여우 중에서 고른다면?) 여우같은 쪽이 더 낫겠다. (이창호 9단의 기자회견이 있다고 하자 일본기원에서 두 가지 질문을 보내왔다고 한다.) 일본 최고의 기사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 (장고 후) 요다 9단이나 장쉬 9단이라고 생각한다. 둘 중에 누가 최고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본 바둑계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한참 생각한 뒤) 일본은 1년치 스케줄이 한번에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국 일정이 체계적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이창호 9단의 인생관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 글쎄, 지금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즐기면서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것'과 '즐기면서 하는 것' 이 두가지를 꼽고 싶다. 열심히는 했지만, 즐기지는 못 했다는 뜻인가? - 얼마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든다. 앞으로 즐기면서 두고 싶다. 끝으로 팬들께 한말씀. - 처음에 중국에 갈 때는 단체전이라서 팀원들을 생각하고 갔는데, 팬 여러분들이 그렇게 성원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공항에 까지 나와서 환대도 해주시고 거의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기뻤고, 다시한번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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