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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바둑의 神처럼 이 악물고 뒀다!
이창호 9단처럼 깊은 바둑 두고파/ 바둑神이 있다면 두세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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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비금도 천재'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창하오 9단을 꺾고 도요타덴소배 우승컵을 거머 쥐었다.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지난해 말 삼성화재배 우승(상금 2억원)에 이어 을유년 벽두 도요타덴소배(상금 3억원) 우승의 쾌거를 이룬 것. 최근 세계대회 결승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세싸움을 벌였던 중국의 기세를 한꺼풀 꺾는데 성공하며 바둑 최강국의 면모를 확실히 이어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12일, 한국기원에서 이세돌 9단을 만나 보았다. (오래 기다리신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도요타덴소배 우승을 축하한다. 세계대회 통산 5회의 금자탑을 쌓았는데, 우승 소감은?- 우선, '기쁘다'라는 말을 해야겠죠? 하하하. 이번이 다섯번째 세계대회 우승인데, 그중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3국에서 자신감도 있었고 이기긴 이겼지만, 내용이 너무 안좋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우승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고비가 있었다면? - 결승전도 어려웠지만, 준결승전 콩지에 7단과의 바둑이 제일 힘겨웠다. 거의 진 바둑이었는데, 역전승해서 결승에 올랐다. 최종국까지 갔을 때의 심정이 어땠나? 그리고 결승 1,2,3국을 평하자면? - 1국과 2국 모두 제 페이스대로 흘렀다. 2국은 상당히 내 흐름이었는데, 중간에 내가 손해를 봤다. 첫눈엔 창하오 9단이 안될 것 같았는데, 정확하게 수읽기가 안됐다. 낙관도 했었고. 아쉬움에 끝까지 두긴 했지만, 이길 거라는 기대는 안했다. 그냥 빨리 던지는게 좋은가, 아니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게 좋은가 생각하다가 계속 두었을 뿐이다. 2국 패하고 나서 복기도 웃으면서 했다. 3국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3국은 초반에 수읽기 착오가 있어 불리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거기서 던질 순 없잖아요." '냉정을 찾고 길게 한번 가보자'라는 심정으로 최대한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바둑의 신(神)처럼 두면 역전도 할 수 있는거 아니냐'라는 생각으로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가 창하오 9단의 큰 실수가 나왔고, 그 순간 역전됐다. 사실, 내가 잘 두었다기 보다 상대가 스스로 자멸한 꼴이기 때문에 내용상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승부에서는 내가 이겼지만, 실력적으로는 창하오 9단이 우위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면에서 창하오 9단이 우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나? - 사실 이번 결승만 따져보면 전체적으로 모두 쉽지가 않았다. 1국때도 비틀거려 만만치 않았고, 2국때도 초반 흐름은 확실히 창하오 9단이 좋았던 것 같고. 뭔가, 확실히 수읽기를 해서 둔다고 할까? 그런데, 3국에서 그런 실수를 했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프로기사로서 두면 안되는 수를 뒀다. 프로라면 돌의 체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아니었다. 단순한 수읽기 착오라고 보기엔 뭔가 이상하다. 아마도 우승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던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다.  국후 창하오 9단의 표정이 무척 침울해 보이던데, 어땠나?- 복기할 때는 그냥 덤덤한 것 같았는데, 복기가 끝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창하오 9단의 눈가에 물방울(?)이 얼핏 맺힌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같은 프로기사로서 안쓰러워 보여서 마음이 그랬다. 물론 승부에서는 그런 생각을 가지면 안되지만. 창하오 9단과 대국한 소감이 어떤가? 창하오 9단 바둑의 장단점, 특히 취약점이 있다면? - 일단 이번 결승은 창하오 9단이 너무 부담을 갖고 둔 것 같다. 장점은 균형 맞추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강점이 없다는 것'이다. 강점이 없으니까 끝낼 수 있을 때 바둑을 못 끝낸다. 쉽게 말하면 확~ 자기 바둑으로 끌어 올리지 못한다. 계속 균형만 맞춰간다고 할까? 대신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 강점이 없다는 것이 제일 큰 단점이다. 반대로 본인 바둑의 장단점을 말하자면? - 내 바둑은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수를 찾아내는 데는 익숙한데, 그러다 보니 비트는 바둑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정수로 둬야 하는데, 비틀다가 오히려 지는 경우가 많다. 쉽게 이길 때가 있는 반면, 쉽게 무너져 버리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창하오 9단에게 정말이지 큰 기대를 걸었는데, 이번 패배로 아쉬움이 큰 듯한 느낌이다. 어떤가? - 이창호 9단도 아니고 나한테 져서 실망이 큰 것 같다. 하하하. 이번에 내가 승리하긴 했지만, 좋은 내용이 아니여서 좀 아쉽다. 삼성화재배와 같이 두었더라면 이렇게 아쉬움이 남진 않았을텐데. 하지만, 앞으로는 확실히 이길 자신있다. 이번 이세돌 9단의 우승에 대한 의의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 - 우선, 최근 중국이 잇따라 세계대회 결승에 오르면서 한중의 기세싸움이 치열했는데, 이번에 한국이 우승을 하면서 중국의 기세를 한꺼풀 꺾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이어왔던 슬럼프를 완전히 회복하면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했던 인터뷰에서 '일본기사가 아닌 내가 우승해서 죄송하다'라고 말했는데 맞나?- 음, 일본이 주최했으면 일본으로서는 자국기사가 우승을 하길 바랄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내가 우승하길 바라는게 당연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본기사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중국바둑에 대한 전망을 하자면? - 중국이 성적을 내고 있지만, 구리 7단이나 콩지에 7단같은 젊은 쪽에서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줘야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최근 세계대회 두개씩이나 결승에 오른 창하오 9단과도 이번 도요타덴소배에서 2국까지 5:5의 승부가 났고 어려웠지만, 한국의 철한이나 저와 비교해서 창하오 9단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더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 역시나 젊은 쪽에서 얼마만큼 성적을 내주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그러면, 한국의 독주(?)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 것 같은지? - 중국이나 일본의 신예기사들이 얼마나 치고 올라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중국으로서는 구리, 콩지에 같은 기사가 나와서 성적을 내면 좀 다르겠지만), 그쪽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면 아마도 10년은 한국이 우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바둑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이렇게 성적을 잘내는 비결 있다면? - 조훈현 9단이나 이창호 9단 같은 절대자가 한국에서 계속 나왔다는 데 있지 않을까? 절대강자를 배제한 다른 쪽 시각에서 본 바둑의 접근방식에 대한 차이점은 없는가? - 중국은 국가, 그리고 공동체적 방식으로 바둑을 접근하는 반면, 한국은 절대적인 개인적인 성향에서 바둑을 대한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공동체적 방식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바둑은 특성상 한국적 체계가 맞는 것 같다. 이세돌 9단이 생각하는 세계최강은 누구인가? - (주저없이) 당연히 이창호 9단이다. 아... (이창호 9단에게) 너무 많이 졌다. 지난해만 해도 LG배, 왕위전, KBS바둑왕전에서 줄줄이 패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에는 LG배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에게 패한 것이 너무 아팠다. 왕위전보다 더 아쉬웠다. 그때는 컨디션도 좋았고, 이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하하, 이세돌 9단도 최강 아닌가? - 나 스스로도 최고라고 생각 안하고, 팬들도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두번 세계대회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최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3년 동안은 정상을 지켜내야 적어도 최강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창호 9단이 세계최고이고, 나도 그 길을 따라가고 싶다. 세계최강이 되기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 - (단호하게) 쉽게 쉽게 이겨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좀 우습지만, 자기보다 실력이 낮은 기사한테 어렵게 어렵게 이기는 것, 그래서 역전극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내가 그렇지 못한게 아쉽다. 좀더 뭔가 세밀하게 둬야할 것 같다. 바둑을 너무 넓게만 봐웠던 것 같다. 깊게도 봐야 한다. 그럼, 이창호 9단이 꾸준히 세계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 쉽게 쉽게 이긴다. 바둑을 보면 역시 한수위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끔 둔다. 한번도 난 그렇게 쉽게 이긴 적이 없는데, 앞으로 배워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창호 사범님도 철한이, 영훈이, 저와 만나서 그리 쉽게는 못이기는 것 같다^^. 이창호 9단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예전에는 이창호 9단에게 자신있다고 한 적도 있었는데... - 하하 아니다. 이창호 9단의 기풍이 (좀더 공격적으로) 변했다. 내 입장으로서는 더 껄끄러워 졌다고 생각한다. 최철한 9단에게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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