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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 권법, 어떻게 막지? -1편-
테트리스 권법, 어떻게 막지? -1편-
[AI나들이] 김수광  2023-01-23 오후 00:36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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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나들이]는 바둑 인공지능(카타고, 릴라제로, 미니고, 엘프오픈고 등)을 활용해 대국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AI가 모든 국면의 정답을 알 수는 없습니다. 반상에서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우주의 별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I의 수준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AI가 제공하는 참고도의 수준은 아주 높아서 전 세계 어떤 정상급 프로기사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만 AI의 바둑 분석을 살피는 작업은 사람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게 할 수 있으며, 고수의 의견을 듣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AI나들이]에서 다루는 내용은 프로기사의 의견을 참조하고 있으며, 10만~100만 사이의 비지트(visit)로 충분한 연산을 거쳐 제시한 참고도를 보여줍니다.


테트리스 권법, 어떻게 막지?

기습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유력하다.
인공지능이 가장 추천하는 수는 푸른빛을 낸다. 가장 추천한다고 해서 '절대무오류'라는 뜻은 아니다. 뛰어난 수일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어떤 때는 심지어 수읽기 착오를 일으키며 잘못된 수를 추천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 선수들은 인공지능의 블루서클만 따라다니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수를 준비해 둔다. 그러곤 기습한다. 상대가 까다로워할 수라면 더 좋다.

인공지능이 프로바둑 연구에 널리 사용되기 전에도 포석 연구는 프로기사에게 중요했다. 포석은 한판의 바둑을 시작하는 ‘첫 단추’로서, 어떤 바둑은 그 영향력이 중반을 지나 끝날 때까지 작용하기도 한다. 실력이 서로 비슷한 경우라면 그 중요성은 더 크다.

▲ 좌변 백 모양은 마치 테트리스 게임의 블록처럼 생겼다.

지난해 창설된 여자단체전 ‘뉴스핌GAM배 여자바둑최강전’ 마지막판은 주장전으로서 최정 9단과 오유진 9단의 대결이었는데, 최정이 테트리스 게임에 나오는 블록 모양의 강수를 준비해 두었다가 초반에 승기를 잡는 장면이 나왔다.

그 ‘테트리스 권법’을 즉석에서 완벽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관련 변화 연구가 필요하다. 수많은 기습 중 하나였던 테트리스 권법을 둘러싼 변화는 아마추어 바둑팬들도 즐겨 사용하는 기본 정석에서 파생한 것이었기에 더 흥미롭다.


- 1편 -


[그림1] 주제다.
흑1의 씌움은 많이 보셨을 것이다. 백2~5까지도 익숙한데, 백6은 그렇지 않다. 과거부터 '막상 이렇게 빈삼각으로 꼬부리면 흑은 어떻게 두어야 할까'를 놓고 고수들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테트리스 게임에 나오는 블록처럼 생긴 이 형태가 생각 외로 강력해 보인다.
이것을 최정 9단이 준비해 두었다가 실전에서 들고 나왔다.

[그림2] 우선 흑1의 씌움이 적절했을까부터 볼까. 인공지능은 흑1이 지금과 같은 배석에서 좋은 수라고 한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인공지능 바둑이 널리 알려지기 전엔 오히려 흑1은 당연한 수였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인식이 바뀌어서 흑1이 괜찮을지를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그 결과 지금은 흑1이 아주 적절하다는 것이다.

[그림3] 정석 형태만 놓고 봤을 때, 인공지능은 평소 흑1로 다가서는 수를 추천하는데, 지금은 배석이 달라서 추천하지 않는다. 백이 2, 4로 흑 사이를 가르며 중앙으로 진출하고 나오면 좌상 백세모가 두터운 자세로 전투에 가담해서 백이 좀 더 기분 좋은 국면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림4] 흑1로 씌웠을 때 백8까지 진행하는 것이 과거 정석이다. 자신이 백이라면 실리가 많아서 마음에 드는가? 그런데 이 그림이 인공지능이 볼 때 흑의 주문이다. 왜냐하면~

[그림5] 흑1로 밀어서 흑 2와 교환하면 백세모의 위치가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백세모는 본디 중앙지향적인 수인데 평면적인 역할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흑은 3 정도로 두면서 콧노래를 부른다.

[그림6] 실전에서 '테트리스 권법'을 본 오유진은 흑1로 막았는데, 실은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었다. 최정은 예정대로 백2로 나와서 4, 6으로 단수를 치며 두 곳을 끊어 놓은 뒤 백8로 좌변을 안정시켰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되든 최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난전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그림7] 생소한 변화를 맞아 오유진은 13까지 심각한 실점을 하진 않았는데 최정이 14로 젖히자 실수하며 급격히 바둑이 기울었다.

[그림8] 흑1로 따냈으나 백2로 달라붙자 흑의 운신이 자유롭지 않다.

[그림9] 12까지, 흑이 괴롭다. 이 바둑은 흑이 계속 시달렸고 백이 불계승했다.

[그림10] 흑1로 꼬부렸더라면 결정타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4까지의 변화라면 백이 우세한 싸움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흑이 그 이전 어디에선가 더 잘 풀어갈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 정석 전체를 다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과거 이 정석은 기본 정석으로 또 중급자에게도 추천하는 정석으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다. 사용법도 어렵고 변화도 무궁무진하다.

[그림11] 인공지능은, 애초에 변으로 밀기보다는 지금처럼 백1, 3으로 끊는 게 더 유력하다고 한다.

[그림12] 사실 인공지능의 얘기는, 과거였다면 크게 부정되었을 것이다. 흑1, 3처럼 A로 모는 축이 있어서 백에게 축머리가 준비 되어 있지 않았다면 백이 몹시 곤란하다는 게 기존의 이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시대에 이 이론은 완전히 바뀌었고 축과 무관하게 백이 충분하게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전에도 [AI나들이]에서 다룬 바가 있긴 한데, 지금은 배석이 좀 다르기에 변화 역시 다소 달라진다.

[그림13] 인공지능 등장 이후 백의 새로운 대응 책은 백1, 3이다. 5까지 진행된다면 A와 B의 축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으로, 흑이 이렇게 두지는 않겠지만 이렇게만 된다면 흑이 망한다.

[그림14] 따라서 흑으로선 흑4로 받아서 백5의 빵따냄을 허용해야 한다. 부분적으로는 백이 7, 9로 두어서 백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나오는데 지금은 백세모의 위치가 약간 애매해서 빵따냄의 위력이 반감되는 의미가 있어서, 흑10까지 흑이 약간 우세하다고 한다.

[그림15] 본래 이곳은 6까지 단수치고 내려가는 반발이 백으로선 최강의 수법이다. 한데 지금은 백8까지 외길로 진행된다고 봤을 때 축이 백에게 불리하다.

[그림16] 9까지 흑이 중앙 쪽백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축 문제가 걸려 있다.

[그림17] 그래서 축을 피하는 백1이 좋은 수이며 이 수로 말미암아 백이 조금 우세하다고 인공지능은 말한다.
이것은 충격적이다. 흑이 2에 두는 순간 백세모가 그대로 흑의 수중으로 들어가버리는데 이 실리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백이 좋은 이유는 이후 활용수단이 많아서다. 한눈에 A, B, C의 세곳에서 활용수단이 보이며 실은 그보다 더 많은 활용도 가능하기에 백은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그걸 살펴본다.

[그림18] 우선 백1이 선수다. 흑은 당연히 2로 받아야 한다. 백3에도 흑은 4로 받아야 하며 백5도 맛있는 자리. 게다가~

[그림19] 백1의 달림까지 있다. 이렇게 활용은 계속된다.

[그림20] 흑1이 최선인데, 백2로 건너는 듯한 움직임을 취하면 흑의 좌변 진영이 심상치 않다.

[그림21] 흑1로 막는다면 백2부터 6까지의 수순으로 백은 터를 잡아버리고 당연히 백이 우세하다. 도중 흑3은 A의 약점 때문에 생략할 수 없다

[그림22] 흑1로 물러나는 것이 정수다. 여기서 백2의 응수타진이 흑에게는 또 한 번 뼈아프다.

[그림23] 흑1로 이었다간 백2, 4로 움직여서 10까지, 흑을 가둔다.

[그림24] 수상전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9까지 패가 나는 자리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흑은 이 그림을 채택하긴 부담스럽다.

[그림25] 그리하여 흑은 다시 한번 1로 물러나야 하는데, 그 사이 백은 2, 4로 돌파하는 수순을 얻는다. 8까지 흑은 백세모 두점을, 백은 흑세모 넉점을 서로 제압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백이 두텁다.

[그림26] 백으로선 선택폭이 넓다. A로 뻗는 대신 백1의 축머리를 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그림27] 흑이 1로 좌변을 눌러막아 백세모를 제압하려 하면 백도 2에 두어 우상에 한 수 더 둘 수 있어서 백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림28] 흑이 A로 받든, B로 받든 백은 X부터 시작되는 흑의 축을 방해할 수 있다. 백1은 기특한 축머리다.

[그림29] 확인해 본다. 15까지의 수순이 진행된다면~

[그림30] 25까지 백이 축을 나갔을 때 백세모가 잘 기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31] 축이 좋다면 흑1은 엄청난 위력을 지닌 수라도 여태 배워왔는데,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여러 참고도를 보고 나니 외려 흑1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2편에서 계속-

○● 테트리스 권법, 어떻게 막지? -2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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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정신 |  2023-01-23 오후 11:30: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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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uiop |  2023-01-23 오후 7:51:00  [동감0]    
보강을 겸하는 행마를 하는데 그 돌이 백 진영을 키워주고 흑 세력권을 삭감하는 등 거의 일석삼조 효과가 나네요 ㄷ 또 이 대마를 몰다가 그걸 살려주는 대가로 다른 대마를 비명횡사 시켜버리고요 또 백돌 몇개 살리는 대신에 흑 말을 공배메움 유도하면서 흑과 수상전을 벌여서 결국 백이 잡히지만 그 대신 어느순간 중앙쪽 또는 변 쪽에 대형 스키장 건설 조짐이,,,보이고요 정말 멋있는 것 같애요
qweruiop |  2023-01-23 오후 7:46:00  [동감0]    
김수광기자님 멋진 참고도 감사합니다 저 장면에선 축이 좋아도 저렇게 단수치는 수는 성립이 안 된다는 것이네요 그럼 어떤 다른 수단이 있는지 궁금하네여 인공지능의 수법은 되게 무섭네엽 흑의 귀와 변의 실리를 어느정도인정해 주는 대신에 적절한 어깨짚기, 좋은 활용하기,교묘한 들여다보기 등을 통해 중앙 제공권을 장악하고 흑말을 공배메움으로 유도하고 적절한 시점에 귀의 약점이 있는곳에 침입해서 실리를 빼앗고, 이 대마를 모는 척 하다가 그걸 이용해서 다른 쪽 대마를 잡아버리고엽 그리고 보강을 겸하는 행마를 하는데 그 돌이 흑의 큰 모양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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