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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사상 유례없는 팬들의 시위가 한국기원 정문에서 연이어지고 있다. |
바둑팬들이 자발적으로 결집한 ‘한국기원 바로세우기 운동본부(한바세)’가 세번째 시위를 벌였다.
10명의 바둑팬이 17일 오전11시부터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정문에서 손팻말과 확성기를 들고 집행부 퇴진을 외쳤다.
앞서 11일에 연 2차시위와 달리 팻말 문구에 변화가 생겼다. 시위대는 ‘홍석현(한국기원 총재) 송필호(한국기원 부총재) 유창혁(한국기원 사무총장) 손근기(기사회장)' 5인을 현 바둑계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자로 지목하고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3차 시위부터 '홍석현 총재 퇴진 요구'가 빠지고 '한국기원 피해자에 · 팬들에게 사과하라'란 구호를 외치고 나섰다.
한바세는 주장(팻말)을 변경한 이유로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한국바둑계가 진정 바둑계 발전을 위해 모셔온 분이었다. 기여한 부분도 분명 있다. 이런 분을 좋지 않은 모양새로 마무리하게 하는 것도 바둑계를 생각할 때 피차 좋을 것이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바둑에 애정이 남달랐던 분이니 만큼 남은 임기를 명예롭게 마치길 바라는 마음이 있고 또 시위하는 팬들도 아직은 기대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일단은 이 사태를 키운 호가호위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차후 추이를 지켜본 뒤 행동 반경과 강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이갑용 한바세 회장은 "소수이긴 하지만 시위에 나선 우리는 보다시피 순수한 바둑팬이다. 오늘 시위에는 멀리 순천에서도 분을 참지 못해 오신 분도 있다. 어떤 이득이 있어 자기 돈, 시간 써가며 이렇게 나서겠는가. 특정세력의 사주를 받았느니 불순한 의도를 앞세운 이들이니 하는 말도 들려온다. 누가 그 어떤 음해를 하건 개의치 않겠다. 평생 바둑만 좋아했고 사랑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둑계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프로기사나 집행부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오직 이 마음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팬들이 왜 이 자리에까지 나서게 됐는지,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오는 19일(금) 만나기로 한 데 대해 "한국기원은 바둑팬들을 더이상 우습게 보지 말고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한다. 단 한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인 적도 없다. 우리가 집행부에 분노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다. 유창혁 총장은 이미 바둑팬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금요일 면담에서 우리의 요구를 또 주장하는 것은 별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면담은 어디까지나 답을 듣기 위한 자리다. 위중한 사태를 인식하고 바둑계 발전을 위한 전향적이고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11월5일 국회에서 열리는 '바둑의 날'은 물론 국민은행, 중앙일보 앞에까지도 갈 생각이다. 광화문 등지에서 전단지를 뿌려서라도 우리의 생각과 주장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 '한바세'는 지난 8일에 1차시위를 시작으로 11일에 2차시위를 벌인데 이어 오늘(17일) 3차 시위를 벌였다. 바둑 역사상 팬 시위는 유례 없는 일이다. 유례 없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 한국기원 정문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시위에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있다. 3차시위가 벌어진 이날 한국기원 2층에서는 제11회 인사혁신처장배가 열려 평소보다 출입하는 사람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