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바랜 신진서의 '12연승'
빛이 바랜 신진서의 '12연승'
정관장 황진단, 최하위 신안천일염에 덜미
[KB바둑리그] 바둑리그  2016-10-02 오전 09:01   [프린트]
▲ 공배 없이 330수. 장장 4시간 37분에 걸쳐 진행된 장고대국에서 이창호 9단이 신민준에게 막판 대역전패를 당했다. 마지막 석 집짜리 패를 하는 도중 승부패를 걸어간 것이 화근이었다.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3경기
신안천일염, 소금 대신 고춧가루 폭탄...정관장 황진단에 3-2 승

"잠시 후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과 신진서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이창호 9단과 신민준의 최종국이 결말에 다다랐을 즈음 바둑TV 진행요원으로부터 전갈이 왔다. 정관장 황진단의 3-2 승리가 확실한 만큼 대비하고 있으라는 뜻으로 들렸다.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 밤 11시를 훌쩍 넘긴 장고대국은 마지막 석 집짜리 패 싸움을 지속하며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었다. 국가대표팀은 이미 이창호 9단의 1집반 내지 2집반 승리가 확실하다는 진단를 내린 상태였고, 몇 수 지나 종국이 되면 정관장 황진단의 선두 복귀와 주장 신진서의 12연승 소감을 듣는 인터뷰가 진행될 터였다.

한데 이 판이 뒤집어진다. 이창호 9단이 끝내기 석 집짜리 패를 하다가 돌연 승부패를 걸어가면서 전판이 아수라장이 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 느닷없는 사태에 퇴근을 준비하던 국가대표팀은 '헬프 미'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준비하던 김영삼 감독 역시 털썩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 종국을 얼마 앞두고 긴박한 사태가 펼쳐지자 국가대표팀과 신안천일염 검토진이 한데 어울려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왼쪽 두 번째 신진서의 뒷모습도 보인다). 이후 상전벽해의 바꿔치기가 거듭된 결과는 신민준의 백 5집반승. 승리와 동시에 선두 복귀가 예정돼 있었던 정관장 황진단에겐 이 결과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승자 인터뷰 역시 바로 취소됐다.



▲ ●이창호 9단 ○신민준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5라운드 3경기 1국(장고 대국).

신민준이 좌상쪽 백1로 패감을 썼을 때 우변 흑2로 승부패를 걸어간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패착. 가로 받아두고 순리대로 마무리했으면 미세하나마 흑승이었다('아직은 정복하기 힘든 산, 신산'이라는 국가대표팀의 확신에 찬 메시지는 종반의 이 사태에 황급히 '정복하지 못할 산은 없다'로 바뀌었다).

중계석의 이현욱 해설자는 "미스테리한 상황이다. 이 9단에게 뭔가 착각이 있었던 듯하다"라는 말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한 다음 "오늘 당사자인 이 9단이나 김영삼 감독이나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안타까 운 심정을 전했다.


이날의 승부는 2위팀과 최하위팀의 대결 답지 않게 시종 엎치락뒤치락했다. 우선 대진부터가 정관장 황진단이 나빴다.

주장 신진서와 이창호 9단만이 상대 전적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을 뿐 나머지 김명훈과한승주, 박진솔 세 명은 각각의 상대에게 한 판도 이기지 못한 대진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 두 경기를 연속해 5-0으로 장식한 정관장 황진단으로서도 고전하는 흐름이 됐고, 경기 역시 누가 이길지 모르는 풀세트 접전으로 치달았다.


▲ 상대의 돌에 다섯 번이나 붙여가는 과감함을 보여준 신진서. 이 기세에 눌렸을까. 이호범에게서 대착각이 나오면서 급전직하 승부가 기울었다(240수 신진서 백 불계승).
이날까지 12차례의 승리가 모두 불계승이고, 그 중 200수를 넘은 판이 세 판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파괴적이다. 권투로 치면 타이슨이요, 격투기로 말하면 효도르다. 이현욱 해설자는 "이런 엄청난 확신, 자신감을 갖고 있는 기사는 이세돌 말고 본 일이 없다"고.


'불패의 주장' 신진서가 시작하자마자 12연승의 축포를 쏘아올렸지만 곧장 신안천일염의 조한승, 이세돌 원투 펀치에게 내리 승점을 허용했다(신안천일염 2-1 정관장 황진단). 후반은 정관장 황진단의 끈끈한 뒷심이 발휘되며 재역전이 이뤄지는 분위기였다.

먼저 5지명 박진솔이 상대 전적 3전 3패로 밀리고 있던 목진석을 상대로 회심의 동점타를 날렸다. 시작부터 초슬로우 템포를 보였던 장고대국은 이창호 9단의 우세가 확실했기에 정관장 황진단은 결과만 안 나왔을뿐 승리한 거나 다름 없었다. 한데 이것이 뒤집어질 줄이야.


▲ 농심배 첫 판 패배의 아픔을 딛고 김명훈을 158수 단명국으로 제압한 이세돌(시즌 5승4패). 10월 1일 현재 통산 105승 41패(71.9%)로 2004년 바둑리그가 생긴 이래 승률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단 한 사람의 기사다.


10승째를 수확하며 선두 복귀를 꿈꿨던 정관장 황진단은 9승5패가 되면서 2위 자리에 머물렀다. 두 경기 연속 영봉승의 기세가 한풀 꺾였음은 물론 신진서의 찬란한 12연승도 빛이 바랬다.

반면 신안천일염으로선 오랜만에 맛보는 꿀맛 같은 승리였다. 이날 이겼어도 4승9패로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 하지만 우승 후보 정관장 황진단을 상대로 4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자존심을 세웠을 뿐 아니라, 이후의 행보에 따라선 중위권까지 넘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농심배 첫판 패배로 의기소침해 있던 이세돌이 김명훈을 상대로 쾌승을 거둔 것도 조금은 위로가 되는 일이었다.


▲ 경기 전 조한승에 대해 "자신과 기풍이 영 상극이다"라며 씁쓸함을 보였던 한승주(오른쪽). 상대 전적 4전 4패가 5전 5패로 이어지며 최근 5연승의 기세가 멈췄다.


2일엔 나란히 5승7패를 기록하고 있는 5위와 6위, 화성시코리요와 한국물가정보가 1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여기서 지는 팀은 사실상 탈락, 반면 이긴 팀은 실낱 같은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살릴 수 있기에 외나무 다리의 혈투가 예상된다.

대진은 박정상-한태희,이영구-원성진,김정현-백홍석,홍성지-홍민표,안조영-안국현. 전반기엔 화성시코리요가 한국물가정보를 3-2로 이긴 바 있으며, 빅매치인 이영구-원성진의 주장 맞대결은 전반기(이영구 승)에 이은 리턴매치다.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최종 순위를 다투는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상금과는 별도로 매 대국 승자는 350만원, 패자는 60만원을 받는다.


▲ 목진석에게 3전 3패를 당하다가 첫승을 거둔 박진솔(왼쪽). 이번 시즌 최강의 5지명답게 다승 5위(9승5패)에 이름을 올렸다.









▲ 2경기를 남긴 정관장 황진단은 16라운드에서 Kixx와, 17라운드에선 SK엔크린과 차례로 대결한다.



▲ 신진서와 이호범의 복기를 유심히 지켜보는 이세돌. 2009년의 휴직 파동 이후 올해처럼 굴곡이 많았던 해가 또 언제였나 싶다. '혁명아'냐 '말썽꾼'이냐의 논란 또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신안천일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김 없이 나타나 쿠키를 선물하는 두 여학생이 처음 카메라 앞에 앉았다. 왼쪽이 경기도 성남에 사는 최서영 양(중3), 오른쪽이 대전서 올라오는 언니뻘 육다은 양(고3)이다(바둑리그 검토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된 육양은 이날 방송 인터뷰도 했다).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가 이세돌 9단의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알게 된 다음 친자매 이상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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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anos |  2016-10-04 오후 2:33:00  [동감1]    
사실 처음엔 신민준이 돌을 던져야 마땅했다고 생각했고, 요즘 신민준이 계속 지고 있고 더구나 항상 비교되는 신진서와는 이제는 거의 비교가 안 될 만큼 자신이 뒤쳐져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을 신민준이 이번에도 지기는 싫었을 거고 그래서 저렇게 말도 안 되게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마도 내 말이 맞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신민준을 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사실 지는 쪽에선 오히려 맘 편하게 되면 좋고 안 되면 돌 던지고의 심정으로 두게 되는 시점이 있는데, 그럴 때 오히려 이기는 쪽이 맘이 평상심을 갖지 못하고 상대방의 비틀기에 넘어가는 일들이 왕왕 있지요. 하지만 이창호9단이 이렇게 넘어갈 줄은 정말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냥 한 두 수만 평상심으로 늘 그렇듯 뚜벅뚜벅 두었으면 될 것을 괜히 상대방의 비틀기에 그대로 대응해주다가 당했네요. 이 대국을 보고 이9단이 정말 예전의 이9단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예전의 이9단 같지 않고 스타일도 좀 달라진 면도 있고 승률도 예전 같지 못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 대국을 보고 이9단이 정말로 예전의 이9단이 아니라는 걸 확실히 느꼈네요. 예전 같으면 이렇게 넘어갔을 리가 100% 없겠죠. 여하튼 이9단이 이 바둑에 지고 그날 밤에 집에 돌아가서 잠을 잘 자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마 바둑에 지고 잠을 잘 못 자기는 정말 오랜만일 것 같아요. 쓴 경험이 약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어리버리12 |  2016-10-02 오후 6:59:00  [동감2]    
<빛바랜 신진서의 12연승> 이라니요? 팀이 이겼으면 더 빛이 났을 터이지만, 팀의 승패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찬연히 빛나는 대 기록입니다. 십수년의 오랜 장정속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12연승을 16세의 소년이 만들어 냈는데..당연히 <신진서 12연승 대기록 수립>이라는 타이틀 이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묘땅꼬마 |  2016-10-02 오후 3:54:00  [동감1]    
이창호 국수님을 왜> 왜? 왜? 물창호님이라 부르는지 이제 이해가 가네.....무슨 환갑넘은 로인도 아니구,,,,40초읽기에 저렇게 져도 되나 아마츄어도 안할 실수를,,,,,
어리버리12 40세에 응씨배를 제패해서 50세까지 세계기전 11회 우승한 조훈현 국수를 제외하고/ 마효춘, 창하오,(쿵제, 구리), 이창호, (이세돌)...그리고 일본 4대 천왕이라던 장쉬, 하네나오키, 야마시타 게이고,다카오신지...그누구가 40세 이후 세계를 호령했습니까. 모두 시대의 조류이고 이창호 한사람만의 쇠락이 아닌 것을...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연구가 활발해서 20대 초반에 정상에 도달하는 때문인 것입니다.  
동묘땅꼬마 먼소리요 조치훈. 목진석. 후지사와 등등 40세 넘어서 자국 메이져 타이틀 딴사람 많아요.....그런소리 마세요 이창호 국수님은 나외 우리 가족(특우리이쁜딸)의 우상이에요 잘대로 저런 실수 하시면 앙데요,,,화가나요..  
원술랑 |  2016-10-02 오후 3:23:00  [동감0]    
棋板은 네모나고 棋石은 둥글다. 人間盤上의 19路 361欄은 숱한 反轉에 反轉을 거듭하는 測定不可의 世界라 해도 可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바둑게임은 空排까지 메우고 나서야 비로소 끝이 난다. 申旻埈 君이 巨艦 李昌鎬를 沈沒시킨 大逆轉의 파노라마 또한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오히려 非一非再하다고 볼 수 있다. 프로는 모름지기 勝利가 最高의 美德이다. 換言하면 勝利만이 프로가 追求해야 할 眞道다. 申 君이 끝까지 抛棄하지 않고 盤上의 勝運을 낚아챈 卓越한 盤力에 나는 뜨거운 拍手를 보내는 것이다. KB바둑리그 歷史上 最初로 12連勝 高地를 占領한 未來權力 申眞諝 君에게 祝賀의 人事를 건넨다. 비록 主將戰 連勝은 아니지만 어쨌든 저쨌든 間에 12連勝만 해도 앞으로 當分間은 깨지기 힘든 大記錄이 아닐 수 없다. 果然 그의 連勝記錄 行進은 언제까지 繼續될 것인지, 또 몇 連勝까지 可能할 것인지 그 歸趨가 注目된다. 아하! 申眞諝 그가 大韓棋壇 70年 靑史에 前無後無한 大記錄의 主人公으로 우뚝 서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polykim |  2016-10-02 오후 3:16:00  [동감0]    
오늘 대국들을 보고 심각하게 느낀 바가 많습니다. 이창호9단 바둑은 종반에 어떻게 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대국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모든 조건이 최상인 경우 과거 레전드급 바둑을 보여주지만, 이젠 형세 판단도 않되고 컨디션에 좌우되는 평범한 수준이 되었네요. 김명훈의 수읽기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네요. 이세돌9단도 평범한 정상급 수준의 기사일진데 뭐가 그리 위축되었는지 전혀 기백이 없는 바둑이구요. 신진서도 바둑리그에서의 기세라면 상대가 누구건 어떤 대국이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신감과 기백이 보여야 하는데 느닷없이 천야오예에게 무력하게 연패로 주저않는 것을 보면 아직....입니다, 씁쓸했어요. 이세돌 9단처럼 국제대회에 어느 누구에게나 한방에 나가는 수준의 바둑에 국내 기사들은 아직도 고개가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면...한국바둑리그의 수준이 아직 정점에 다다르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동묘땅꼬마 프로바둑이 아마도 아니구 동네기원에서 정심내기 수준으로 시간을 두니 저런거는 당근이져 그랑게 신진서가 12승도 아니구 12연승을하져... 어린애한테 절대적으로 유리한,,,한국 바둑을 망치는 바둑리그,,,다른거 볼게 없으니 시청을 99.1%하지만 그것도 생방으로,,, 이런 대국내용 보면 증말 짜증나요... 차기 문죄인 대통령 각하가 당선 되시면 시장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청로사랑 글쓴이 삭제
청로사랑 터진 입이라고 한심한 말을 내 뱉다니.... 상대에 대한 깎아내림은 마음속에 감춰두고 칭찬은 못하더라도 님이 저정도도 뚜지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저 두사람을 능가할 사람만 폄하할수 있는 것이니 남을 바라보는 태도를 좀 고치는 것이... 아니,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좀 바꾸는 것이 좋을 듯. 사람뿐만아니라 누구나 전성기가 있고 그 전성기로인해 우리는 많이 행복해 했었지요. 그 감사함에대한 보답으로라도 함부로 말을 하면 안됩니다. 영원히 전성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욕심이고, 누구는 그렇게 하고싶지 않겠는가. 터진 입 조심할 지어다.  
어리&버리 |  2016-10-02 오후 12:53:00  [동감0]    
정당한 승부는 패자의 회한만 남을 뿐...승자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신민준이 스스로 패배의 길을 가는 이사범에게 일부러 져 줄수는 없으니까요....
ro4532 |  2016-10-02 오후 12:35:00  [동감0]    
신진서군 12연승 축하합니다
신생반점 |  2016-10-02 오전 11:28:00  [동감3]    
신민준 가지가지한다 ㅋㅋ 그걸 이겨서 좋냐? 할말이 없다 자기인생 자기가 사는데 머라고 하겠어
분노의제비 뭘 가지가지해 너나 가지가지해라.그렇게까지 꼬투리잡고싶냐?  
소수겁 요즘 이창호 버티다보면 실수한다는걸 영재바둑이 너무 잘 알고 있었지  
youngpan |  2016-10-02 오전 11:10:00  [동감0]    
병가상사! 세상사 뜻대로 될까남? 이런 말이 생각나게 하는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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