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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바둑의 발원지, 강원도 태백지역
태백시 하나둘셋유치원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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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힘’이라는 영화가 있다. 강원도 사람이 강원도라는 제목에 이끌려 본 영화였지만, 딱히 강원도의 힘이 무엇인지 영화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태백(시)에 가면 강원도가 보여주는 ‘바둑의 힘’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강원도는 바둑이 생활체육 영역으로 가장 먼저 안착한 지역이다. 우리나라 시도(市道) 가운데 생활체육바둑연합회(회장 이무근)가 가장 먼저 조직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관령을 분기점으로 영서와 영동을 오가는 여러 바둑대회도 그러하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든 건 2013년부터 강원도 전역에 실시한 유치부 바둑교실이다. 그 어떤 시도에서도 엄두 내지 못한 일을, 인구수도 적고 관광지역으로나 특화된 강원도에서, 그러니까 강원도 생활체육바둑연합회에서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1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도내 17개 시군에서 무상교육을 시작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 올리고 놀이바둑교실을 시작한 한국기원보다 2년이나 일찍 눈을 돌렸다. 바둑에 관한 한, 강원도는 오지가 아니다. 앞서가는 지역이다. 지난달 전국체전 바둑경기에서 종합3위를 기록한 것이 결코 주최지의 이점 덕분이라 말할 수 없다. 강원도 중에서도 바둑 열정과 응집력이 대단한 곳이 내륙에 자리한 폐광지역이다. 태백‧삼척‧영월‧정선을 폐광 4시군이라 하는데, 타 도시보다 이곳의 바둑온기가 남다른 건 광산경기 활황 이후의 경제적인 극복상황과 정서, 적극적인 행정지원, 게다가 한 바구니에 담긴 듯한 지리적 여건이 작용한 결과다. 그렇다고는 해도 폐광지역 경기가 달리 좋을 리 없고, 서울에서 오는 교통사정도 그닥 편한 편이 아닌 외지인데 폐광지역 4개 시군이 ‘바둑특화 도시’로 자리잡았다는 게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다. 태백의 토박이인 우찬용 강원도 생활체육바둑연합회 부회장(얼굴사진)에게 ‘잘 되는 비결’을 거듭 물어보았다.“같은 속도로 달린다면 먼저 출발한 사람이 당연히 앞서 가겠죠. 강원도는 생활체육연합회 조직이 가장 잘 돼 있고 활성화돼 있는 지역인데 태백이 바로 첫 시작 지역이었습니다. 물론 먼저 시작한 정책적 효과도 있지만 특수한 지리적 상황, 그러니까 지역상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리적 여건 덕도 있지요.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밀집지역이어서(태백은 국공립 어린이집이 10군데로 강원도에서 인구밀도를 따지면 가장 많다) 강사들의 이동경로가 짧고, 특히 입소문도 빨리 나지요. 일찍이 바둑을 경험한 이 지역 유치생들이 고스란히 이 지역 초등학교로 진학하다 보니 연계체제가 자연스럽고요.” 타 시도의 유치바둑이나 방과후교실을 보면 주 1회, 혹은 2회가 대부분이어서 아쉬웠는데 태백지역은 주 4회~5회로 거의 날마다 하고 있다. 특히나 ‘그 제품(바둑) 써보니 참 좋더라~’ 학부모나 원장들의 반응이 좋아 설문지를 돌려보면 유아체육 과목에서 바둑은 항시 1, 2등을 다툰다. 한때 바둑교육 예산을 없애고 수업을 빼려 했을 때 이를 저지한 건 막판 학부모들의 힘이었다고 한다. 2013년 유치부 바둑교실을 강원도 교육청 차원에서 전면 시작했지만 태백시에서는 이 보다 앞서 5년 전 한군데에서 시범교육을 먼저 실시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이, 태백시바둑협회 김진용 회장이 이 지역 어린이집연합회장도 겸하고 있어 시험도전이 용이했다. 5년 전 한군데(황지어린이집)에서 시작한 유치생 바둑수업이 지금은 두 개 반 수업으로 나눠 해야하는 곳도 생겼다. 이 지역 6개의 유치원(어린이집)에서 매일 160여 명이 바둑을 배운다. 태백시 하나둘셋유치원은 이 가운데 하나다. ![]() ▲ 태백시 청솔길에 자리한 하나둘셋유치원. ![]() ▲ 입구에는 '바둑을 가르치는 유치원'이라고 자랑스럽게 알리고 있다. (오석 원장) “우리 유치원은 올해 3월 바둑수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애들도 물론 좋아하지만 엄마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바둑은 차별화된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7세반 21명이 배우고 있지요.” 바둑을 잘 모르실 텐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바둑 좋다는 건 이미 듣고 알고는 있었다”며 집중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 이만한 차별화된 과목이 어딨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바둑을 하기 전에는 사물놀이만 특별활동으로 해왔다. 그렇지 않아도 하나둘셋유치원을 졸업한 아이의 학부모가 강력히 권해 염두에 두던 차에 한국기원 놀이바둑 신청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 바둑을 권한 학부모가 스키 감독인데 ‘자기 아이에게 바둑을 가르쳐 보니 무척 좋더라’며 ‘그 좋은 걸 어린이집에서 꼭 해라’고 평소 권했다 한다. 이제 8개월 남짓, 바둑을 배우고 달라진 점을 묻기엔 이르다. 그렇지만 수업시간 집중력이 참 좋아졌다고 한다. 애들이 바둑시간을 많이 기다린다며, 탄광지역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집중력을 배양하하는 바둑수업이라 하더라도 담임선생이 함께 있어야 애들이 더욱 집중한다. 유치원 교사가 바둑을 안다면 보조선생 역할을 훨씬 잘할 것이다. 한국기원에서 고민해 볼 과제다. 현재 폐광지역에는 박성수 4단과 김성래 5단 두 명의 프로기사가 상주하고 있다. 박성수 4단은 3년 전부터 주 5일(월~금요일) 내내 태백과 황지, 정선 일대를 돌며 유치생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바둑을 가르쳐 왔고, 지난해부터 영월, 정선 일대를 담당한 김성래 5단은 지난달 아예 영월로 이사 왔다. 태백을 중심으로 한 폐광지역 바둑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이 지역 유치생부터 초중고생에 이어지는 학원바둑 벨트가 얼마나 자리잡고 만개할지, 태백은 한국바둑의 미래세대육성 시험대이기도 하다. ![]() ▲ '따라두기 공부' 날일자로 두자~ ![]() ▲ 날일자로 두자~ ![]() ▲ 문제풀이도 해보고. ![]() ▲ 잘 모르겠니? 내가 도와줄게. ![]() ▲ 어디 보자~. 참 잘 했는데, 이 문제는 틀렸네. 다시 풀어볼까? ![]() ▲ 우찬용 강사는 아이들의 바둑교재와 바둑기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유치생 바둑교재가 여러 곳에서 나와 있으나 주 1~2회를 기준으로 구성한 것들이어서 태백지역처럼 주 4일을 소화하려면 부족하다고 말한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스티로폼 재질로 만든 바둑탁자와 깨져도 다칠 염려가 없는 바둑통, 알도 우찬용 강사가 아이디어를 내 바둑기구 제작사와 연구 끝에 만든 것이다. 금영비만도 800만원이나 들었다고. 앞으로 유치바둑교실에 박차를 가하려면 바둑교재와 더불어 바둑교구 개발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 ▲ 신나는 실전시간. ![]() ▲ 오늘은 꼭 이길 테야. ![]() ▲ 에고고~~~ ![]() ▲ 모두 머리 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해야지요! ![]() ▲ 아이들이 오르내리는 계단에는 유명한 화가들의 초상과 작품이 걸려 있다. 유명한 기사의 얼굴이나 명승부 사진이 걸릴 날이 머지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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