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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외교에 적극 활용하는 중국
첫 방한 중국 리커창 총리, 창하오 9단 동행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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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창하오(常昊) 9단과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언론들은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리커창 총리가 창하오 9단을 방한단에 포함, ‘바둑 외교’를 펼치는 것에 대해 “바둑이 중국과 한국은 이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창하오 9단은 "체육계를 대표해 총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바둑은 중·한 양국 공동의 재산으로 체육을 통해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사람과 사람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바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리 총리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식에서도 “세(勢)를 도모하면서도 바둑돌을 살리기 위해서는 두 개의 눈이 필요하다. 중국 경제에서는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이 두 개의 눈에 해당한다”며 국정 운영을 바둑에 비유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또한 바둑을 친선 외교의 매개로 활용하고 있는 건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중국은 바둑을 외교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바둑 대사' 창하오가 국가 정상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에서 가진 만찬에 중국 체육계를 대표해 참석한 바 있고,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창하오 9단은 시진핑 주석이 마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기념 만찬에도 참석했다. 그때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창하오 9단을 “석불(石佛·이창호 9단의 별명)을 이긴 기사”라고 소개했다. ![]() 아래 칼럼은 11월2일 경향신문의 오피니언 난 [여적]에 이기환 논설위원이 쓴 칼럼입니다. ○● 원문 바로보기 ☜ 클릭 [여적] 바둑외교 바둑을 다른 말로 난가(爛柯)라 한다. ‘기원전 700년 무렵 진(晋)나라 사람 왕질이 나무 하러 갔다가 두 동자의 바둑을 넋 놓고 관전한 뒤 돌아가려 했는데, 들고 있던 도끼자루(柯)가 폭삭 썩었다(爛)’는 고사에서 나왔다. 맹자는 “술 마시고 박혁(바둑과 장기)을 하며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이 두번째 불효”(<맹자> ‘이루 하’)라 했다. 물론 요 임금이 ‘못난 아들(단주)의 어리석음을 바둑으로 가르쳤다’(<박물지>)는 전설도 있다. 바둑이 중독성 강한 오락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절친인 녜웨이핑 9단에게 바둑을 배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바둑에서 치국(治國)의 도리를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 경제를 바둑에 비유하면서 “두 눈(眼)이 나야 바둑돌이 사는데 안정적인 성장과 구조조정은 바로 그 두 개의 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2013년 양제츠(楊潔호) 외교부장은 “바둑을 잘 두려면 큰 형세를 보고(看大局), 큰 흐름을 읽고(看主流), 멀리 봐야 한다(看長遠)”는 격언으로 중국의 외교원칙을 설명한 바 있다. 중국이 바둑기사를 외교사절로 파견한 역사는 뿌리 깊다. 738년 당 현종은 신라에 사신을 파견하면서 “군자의 나라(신라)에 가서 당나라 유교의 융성함을 자랑하고, 바둑실력을 뽐내라”고 신신당부했다. 현종은 바둑기사 양계응을 사절단 부단장(부사)으로 보냈는데, <신당서>는 “양계응이 신라의 고수들을 다 가르쳤다”고 기록했다. 지금 리커창 총리의 한국 방문 때 바둑기사 창하오 9단이 동행했으니 꼭 1277년 만의 일이다. 물론 창하오는 신라 고수들을 지도했던 당나라 양계응과는 처지가 다르다. 라이벌 이창호 9단과의 전적에서 한때 12연패를 당했을 만큼 처참하게 밀렸다. 그러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승부가 되더라’는 어록대로 마침내 이창호의 벽을 넘고 2007년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여전히 통산전적은 11승28패로 열세다. 중국은 매번 지면서도 결국 일어나 기어코 돌부처 이창호의 맞상대가 된 창하오의 오뚝이 정신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이참에 한·중·일의 틈바구니에 낀 우리 외교를 바둑격언을 빌린다면 ‘손 따라 (바둑) 두면 진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 이기환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 ▲ '중국의 바둑대사' 창하오 9단은 방한하면서 역시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 이창호 9단을 언급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이창호와 교류하기(만나기)를 희망"했는데, 2015 한중 청년지도자포럼에서 만나 리커창 총리에게 '석불'을 소개했다. ![]() ▲ 공공외교 전문 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 주최로 11월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중청년지도자포럼' 전경. 한국과 중국을 이끌 청년지도자 200여 명이 모여 '창조경제와 한중 청년 협력'을 주제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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