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류와 두터움…가벼운 산책 (上)
우주류와 두터움…가벼운 산책 (上)
문용직의 두터움 특강-보너스 1편
[기획/특집] 문용직  2015-10-09 오후 06:42   [프린트]
▲ 바둑역사상, 다께미야 9단처럼 확고하고 독특한 '중앙 바둑'을 둔 기사가 있을까. 있다 해도 다께미야 9단처럼 일관되게 '중앙 바둑'을 고집하고, 그것으로 일가를 이루어 정상에 장기간 군림한 기사가 있을까.


2015 을미년(乙未年) 설특집으로 ‘두터움’에 대한 6편의 문용직 박사 특강을 연재한 데 이어 한가위에 한번 더 특집으로 꾸민 바 있다. 그때 다께미야의 우주류 바둑에 대해 별도의 보너스편을 더 추가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한글날 연휴를 맞아 앞당겨 연재한다. 총 14편에 이르는 ‘두터움’ 강의는 별도의 강좌코너로 묶어 사이버오로 회원들께서 수시로 음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특강1 - 두터움은 신비한 세계가 아니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2 - 형상과 감성에서 두터움이 나오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3 - 형상과 변주를 오가면서 인식을 확장하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4 - 단순한 형상은 본래 두텁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5 - 중앙에서의 가벼운 세모, 만드는 이치 ☜ 바로보기 클릭
특강6 - 두터움과 세모의 확장이 포석의 길이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7 - 반상의 생명은 폭과 너비에 있다 : 후지사와와 유창혁의 두터움☜ 클릭
특강8 - 안정과 균형의 화음 : 기타니의 한칸, 다까가와의 한칸 ☜ 바로보기 클릭
특강9 - 자연에 대한 대조되는 입장 : 임해봉과 다께미야 ☜ 바로보기 클릭
특강10 - 생명력은 감성의 적극적 표현에 있다 : 사까다와 조훈현 ☜ 바로보기 클릭
특강11 - 감성의 억제와 균형의 세계 : 이창호와 요다 ☜ 바로보기 클릭
특강12 - 불안과 두터움, 반상의 심리적 이해 ☜ 바로보기 클릭


특집/ 문용직의 두터움 특강(보너스편)
우주류와 두터움…가벼운 산책 (上)


다께미야와 두터움.
모순적인 이야기라 해도 그 또한 별 반대 못하겠다.

대세력 바둑을 펼치는 다께미야.
그런 그가 두터움에 대해서 뭔가 보여줄 수 있을까.

이 글은 그리 본다. 보여준다.
다른 기사와 달리 이 문제는 좀 더 들어갈 필요를 느낀다.

손 가는대로 써보겠다.
독자께서는 가볍게 읽고, “아, 그런가” 하셔도 좋고 “말도 안 돼!” 하셔도 좋다.
하나만 부탁드리면서 글을 쓰겠다.

바둑에 꼭 답이 있으란 법이 없다.
답이 있다면 좋기야 좋지만, 그러면 후련하지만, 답이 분명하게 주어지는 것은 한 판의 바둑에서도 일부에 한정될 뿐이다.

두터움이 강조되는 포석과 중반의 세계에서는 답이 없다.
문제가 주어질 때에도 프로의 눈으로 답이 서너 개 정도로 좁혀질 수야 있겠다.

손가는 대로 써보겠다는 핑계다.
가볍게 쓴다.


바둑의 변화는 포석에서 왔다

지난 100년. 바둑의 세계는 큰 격변을 겪었다.
그 핵심은 포석의 발전과 진화.

정석의 개발도 많았고 행마가 넓혀지는 현상도 있었으나, 그러나 초점은 포석이다.
행마는 논리적인 측면이 큰 것이기에 큰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는 것이고 정석은 포석의 성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물론 높은 수준의 행마는 포석의 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도 했다.

<기보1>에서 밭전자(田) 행마(흑1,3)는 중앙을 중시하고 개발하는 우주류의 발전에 효과적이었다.
<기보2> 화점 정석은 90년대 중반에 개발된 것으로, 화점 포석이 유행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 <기보1> 밭전자 행마

▼ <기보2> 화점정석


그러나 정석이나 행마의 발전은 바둑에 대한 상상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부분은 지배하지만 전체적인 안목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맥이나 싸움의 기술 등은 1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차이가 없다. 왜냐 하면 맥이나 행마법에는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수학적인 논리.

그러나 포석에는 상상력이 요긴하며, 또 공간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2칸 벌리는 경우와 3칸 벌리는 경우, 과연 상대가 뛰어 들어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가를 아는 것은 필요하며, 또 그것은 논리적인 이해로 평가 가능하다.

그러나 반상 전체를 두고 볼 때엔, 논리 못지않게 반상을 추상적으로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이 포석이다.


다께미야의 우주류

1970년대 중반부터 다께미야가 성적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주목되는 이유는 성적이 아니라 그의 바둑 스타일 때문이었다. 그의 바둑 스타일은 세력을 이용하여 중앙에 큰 집을 짓는 것.

▼ <기보3> 2002년 제40회 십단전 도전4국. 다께미야(백) : 왕리청(흑)

사람들은 놀랐다. 이리 두어도 바둑이 되는구나! 그것이 첫 번째.

중앙 지향의 바둑은 사방을 막아야 집이 되는 것이니 사실 중앙을 지향하는 바둑은 성공하기 힘들다. 1930년대 기타니가 세력 지향을 발표하여 한때 많은 기사들이 연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기타니 자신도 그 후 실리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다른 기사들도 세력의 힘을 아는 정도에 그쳤다.

3연성은 세력 포석.
한때 다께미야는 3연성만 두었다. 하지만 3연성만 둔 것은 아니다.

백을 잡고도 그는 세력과 중앙 지향의 바둑을 두었으며, 흑을 잡았을 때에는 3연성과 중국식포석을 고루 활용해서 대세력 지향의 포석을 펼쳤다.

특히 백을 잡고도 그는 성공적으로 큰 집을 짓곤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3연성은 중앙지향의 한 방법일 뿐이다.

사실, 포석의 이치는 어느 포석이나 별 차이가 없는 듯하다. 모든 포석에 기초가 되는 논리는 다른 포석에도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치를 몇 개만 모아보자.

(표1) 포석의 이치 몇 개
---------------------------
1립2전 2립3전.
양날개 전개는 유리하다.
3선은 실리선, 4선은 세력선.
넓은 곳에서 걸쳐라.
적이 강한 곳에서는 삭감을 하라.
---------------------------


어떠신가. 이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러나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이 정도 가지고는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다. 역시 많은 사례를 접하고, 또 포석이 진행되는 것을 음미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힘이 붙는다.

특히 중요한 것은–현대바둑에서–두터움에 대한 것이다. 그에 대한 이해 없이 바둑 두기는 어렵다.

잠시 변을 중시하는 중국식포석과 우주류를 비교해보자.

(표2) 중국식포석의 초점
--------------------
1. 전개
2. 공격
3. 정비
--------------------


(표3) 우주류의 초점
-----------------
1. 근거
2. 전개
3. 공격
-----------------



둘 다 비슷하다.
전개와 공격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비하는 것과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다른가?
아니다. 같다.

근거와 전개, 공격은 모든 포석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공격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격하다보면 반드시 자신에게 틈이 생긴다. 바로 그 때 물러서서 자신을 정비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소위, “큰 곳보다 급한 곳”이라는 격언이 쓰일 때다.

일단 전개를 하면 상대가 반드시 들어온다. 폭을 넓히면 상대가 침입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그 때 싸우는 것이다. 그것이 공격.


▲ 다께미야 9단의 최근 모습. 그는 바둑만 로맨틱한 게 아니다. 음반을 취입한 적도 있고 근래에는 사교댄스에 푹 빠져 지내는 등 삶 자체가 낭만적이다. 쾌활하고 자유롭다. 그의 바둑이 그러하듯. 멋진 승부사다.

하나 흥미로운 것은 중국식포석과 우주류가 주는 인상 또는 느낌.

중국식포석이나 우주류를 취하면 국면이 유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어느 것이나 흑을 잡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다께미야는 백을 잡고도 우주류를 펼치곤 했지만. 그러나 유리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상대가 실수를 한다거나 실력이 부족하면 유리하겠지만, 유리하다는 인상은 대개 틀린 것이다. 단지 폭이 넓어 선택권이 많은 듯한 오해를 할 뿐이다.

바로 그럴 때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한다.
전개하다보면 전개하는 버릇에 그만 돌아볼 힘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과 관련된 것이 근거.

근거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한다. (근거와 두터움은 다른 것을 가르키는 말이긴 한데, 쓰다보면 섞어 쓸 듯도 하다.) 우주류는 허공에 뜨기 쉽다. 그럴 때 한 수 손을 늦추어 힘을 비축해두어야 한다. 그러면 두터워진다.

우주류도 그렇지만 중국식도 돌의 전개와 널찍한 전개를 사명으로 한다. 그런데 그렇게 넓게 벌리다보니,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허술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적절할 때 다짐을 해두어야 한다.

적절한 다짐에, 두 개의 옵션이 있다.

1) 두터움을 취하는 행마를 한다.
2) 집을 취하는 행마를 한다.


어떤 식인가. 기보를 보면서 생각해보자. <기보 4>에서 다음 백의 한 수는?

▼ <기보4> 1978년 명인전 리그. 山城 6단(흑) : 다께미야(백)


답은 <기보5>에 있다. 백1 마늘모가 답이다. 대단히 두터운 수다. 절대의 한 수다.

▼ <기보5> 백1, 마늘모가 답


가만 돌아보면 <기보4> 우상귀의 흑 형상이 바로 여기 <기보5> 하변의 형상임을 알겠다.

<기보5>를 아래 <기보6>과 비교하면 더욱 더 답이 뚜렷이 이해된다. <기보6>의 백1은 틀린 답으로, 흑2 이하를 당하면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백이 엷어진다.

▼ <기보6> 백돌이 선분으로 변하니 불리하다


이유는 역시 세모와 네모의 형상에 있다.
두텁게 지키는 것은 언제나 그 형상이 세모 네모에 가깝다.

▼ <기보6-1>


자, 여기서 <기보6-1> 백1과 <기보5>를 비교하자.
<기보6-1>에서 흑A, 백B를 교환해보라. <기보5> 좌하귀와 같은 형상이 나온다.

그렇다면 <기보6-2>도 한번 보자. 석점의 중앙이 급소임을 알려주는 그림인데 다들 급소는 같은 자리다. 두어서 세모의 형상 완성하는 자리다. “한 칸 자리가 급소”, 그리 보아도 되겠다.

▼ <기보6-2> 석점의 중앙 변주, 세모의 형상 완성 자리


세모, 네모 이야기를 좀 더 하자.
그것은 근거에 대한 이해다.

다께미야는 강조한다.
근거를 갖출 줄 알아야 한다고. 근거가 있어야 비로소 우주류도 있다고.

여기서 다께미야가 잘 쓰는 행마법을 가볍게 요약해두자. 그의 책, 「宇宙流 걸작선」, 「우주류 대작전」, 「무궁류 電擊 上達法」 등에서 얻은 바, 요약이다.

(표4) 다께미야가 일반적으로 잘 쓰는 행마법: 두터움을 가질 때
----------------------------------------------------
머리를 내미는 것.
한칸 두어 세모를 만들거나 호구 두어 세모를 만드는 것.
연결하는 것.
꼬부리는 것.
선수로 막히는 것은 피한다.
---------------------------------------------------



바둑 하나 감상하자.

▼ <기보7> 1985년. 기성전 도전기. 다께미야 9단(흑) : 조치훈 기성(백)

백2, 흑3을 주의하자. 백2를 A에 두어 3연성을 취하면 흑B, 백C, 흑3으로 두는 바둑이 된다. 백을 좌변으로 몰고–물론 백도 나쁘지 않다–흑을 넓히는 것이 초점이 된다.

그러나 여기 백2를 오면 흑B, 백C를 교환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흑B, 백C를 교환해버리면 좌변이 너무 넓어지기에 흑이 불만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좌상귀 백2와 백C의 간격이 아주 좋은 것이다. 좌상귀에 백이 이처럼 백2 굳혀 있을 때에는 적절한 시기에 좌변을 가르는 것이 좋다.

좌우간 <기보8>이 왔다. <기보7>에 이은 실전 진행이다.
이 때 어떻게 두어야 하는가?

▼ <기보8> 흑이 어떻게 이 장면을 다루어야 할까?

물론 답이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우주류, 즉 중앙 지향, 큰 모양 지향을 전제한다면, 어떻게 두어야 할까?

물론 이는 프로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다. 그렇지만, 이 문제를 살펴봄으로서 우주류라는 것이 단순히 중앙을 둘러싸는 태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매우 좋은 행마법이 나온다. 뿐만 아니다. 마지막에 정리를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 그에 대한 아주 좋은 자료를 제시해준다.

다께미야가 쓴 여러 책에서는 이 그림이 언제나 들어있는데, 그만큼 다음 <기보9>는 다께미야가 자부하는 행마법이요, 정리법이다.

▼ <기보9> 이어진 실전. 흑1과 흑11에 유의!

<기보9> 흑1이 의외의 수단. 이렇게 느린 수가 좋은 수가 되다니! 그것도 공격의 수단이 되다니! 중앙이 터져 있는 거 같은데 그렇지 않다니! 처음 봤을 때 이 글이 느낀 감정이다. 이렇게 느린 수가 좋은 수가 되다니!

백2를 A에 두면 흑B, 백11 흑C로 밀어서 흑이 아주 좋다. 백이 D 정도로 건너가면? 아, 그건 더 좋다. 2선으로 넘겨주는 것은 전혀 아프지도 않다. 높은 선과 낮은 선의 교환은 언제나 높은 선을 잡은 쪽에게 유리하다.

자, 여기서 마지막 초점은, 흑11이다.
저런 마무리가 중요하다.
저렇게 중앙을 꽉 틀어막아두는 것이 우주류, 나아가서 뒷날 자연류라 불리는 것의 핵심이다.

왜 그런가. 막지 않고 세력이나 네모가 생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어라, 쉽게 살아갔네.” 하고 낙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살려주고 중앙을 얻는 것이 핵심이다.

그 다음을 보자. <기보10>에서 초점은 중앙의 흑3인데, 흑3이 흑돌 두 개(▲)가 만나는 꼭지점에 자리 잡고 있음을 유의하자. 상변 백이 강하니 한 줄 좁힌 것이다. 고지식한 꼭지점이라면 A가 되겠다.

▼ <기보10> 흑3으로 우변 흑집은 대충 80집


일반적으로 답을 말한다면
“큰집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모순적인 듯하지만, 바둑에서는 이것이 답이다.

사실 어려운 일이다.
집을 크게 얻고자 하는 마음에서 지켜둔다? 잠시 물러난다?

예를 들어 여기 <기보11>의 흑8처럼 지켜둔다? 흑10처럼?

▼ <기보11> 계속 이어진 실전. 우주류는 지키는 것이 초점

이쯤에서 <기보11>을 냉정하게 살펴보자. 우변 흑집은 약 50집. 백집은 도처에 있지만 상변과 우하는 집이 말랐다. 바짝 마른 형태라 합해서 12~13집. 좌상의 집은 아직 허술하고 중앙은 여전히 백이 약하다.

형세판단을 통해서, <기보11>에서 흑8 지킬 이유 있고, 흑10 자신을 정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음을 알겠다.

실로 어렵긴 하다.
그래서 이 글은 다음과 같은 공부 방법을 권한다.

1) 이런 바둑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놓아보아야 한다. 복기가 꼭 필요한데, 그것도 손으로 반복해서 반상에 딱 딱 두들겨보아야 한다.
특히 핵심적인 자리에. <기보11>의 흑8, 흑10 등이 그런 자리.

모든 자리를 똑같은 울림과 무게로 두들기는 버릇은 좋지 않다. 자신의 몸에 수법의 강약과 난이도를 다르게 각인시켜야 한다. 바둑은 그런 놀이이다.

2) 그런 복기 과정에서 서서히 음미한다. 이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우주류만 해도, 몇 가지 행마법을 알아서 우주류를 둘 수는 없다. 설령 당장 우주류를 마음대로 다루지 못한다 할지라도 음미를 중시하면 우주류의 이해는 몸에 쌓이고 또 쌓여 우리의 힘이 된다.

음미.
복기할 때 (반복해서) 강약 조절.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다시 근거의 문제로 돌아가자.

근거의 논리, 좁지만 급하다

다께미야가 장담한 우주류의 핵심이다.

참고로 나머지 핵심 두 개는
1) 모양을 크게 키우는 것.
2) 공격하는 것.

공격하려면 언제나 자신의 말은 안전해야 한다. 그것이 근거.
공격 못지않게 근거는 중요하다. 예를 들자.

문제다. <기보12>에서 백1, 흑2 교환 후에 다음 백의 한 수는?

▼ <기보12> 백의 다음의 한 수는?


<기보13>은 틀린 답이다. 흑2가 급소다. 이제부터 백은 떠돌아 다녀야 한다. 이렇게 공격 당해서는 바둑을 이끌어 갈 수가 없다.

▼ <기보13> 틀린 답


<기보13>을 다음 <기보14>와 비교해 보자.

▼ <기보14> 백1이 근거의 요처

백1이 문제의 답이다. 다음 흑A는 백B, 흑C, 백D를 예상할 수 있다.
참고로 백은 B가 아니라 a를 두는 것도 좋지만, 흑C, 백D를 예상한다면 백돌은 a가 아니라 B에 있는 것이 좋다. 물론 이제 흑도 상변이 아니라 좌변에서 걸치는 것을 생각할 만하다.


이쯤에서…
근거와 급소, 요처, …
문득 떠오르는 단어들인데…

전국적 전망의 급소와 부분적 근거의 급소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언제나 부분의 급소가 전체의 급소가 되는 법. 그런 게 바둑이다.

우선 몇 개의 사례를 보고, 그 다음을 생각하자.

문제를 제시한다. 아래 <기보15>에서 백12 다음 흑의 한 수는 어디일까?

▼ <기보15> 문제. 뒷맛이 좋은 자리를 구하자

1982년 바둑이다. 다께미야의 책에서 구한 그림. 다께미야(흑) : 하시모토 우타로(백).
힌트는 뒷맛이 좋은 자리가 초반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 <기보16> 답. 흑1 잇는 수가 맛 좋다

<기보16>에서 주의할 것은 흑3! 흑3에 유의하자. 이렇게 상변에서 다가서는 것이 좋다. 우하귀 귀는 비어있지만, 터져 있어 집이 잘 아니 되는 곳. 초점은 중앙이다.
흑7 이후 백A는 흑B로 쫓는 것이 행마법.

<기보16>의 형세는 이리 봐야 한다. 우변 백이 살아갈 때 중앙 C 부근에 흑돌을 하나 두면 중앙의 집모양은 대체로 50집. 백은 모든 돌이 3선에 놓여있어 큰 집을 얻기 힘들다.

<기보16>의 이해를 위해서는 <기보17>이 필요하겠다. <기보17>을 보자.

▼ <기보17> 틀린 답

백2의 자리를 잇지 않고 이처럼 흑1로 너비만 구할 때엔 어떤 결과가 오는가.
즉각 백2의 약점을 돌파 당한다. 일단 상대에게 집을 준다. 그 다음엔? 적어도 이 <기보17>에서는 흑이 너무 단조롭다.



사실 어려운 이야기다.
수읽기가 전제되지 않고서 요처와 근거를 찾아낸다? 그것은 매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요처와 근거, 그것은 함께 한다…는 것은 언제나 맞는 말이다.

그런데 다시 돌아봐서, 근거라는 것이 무엇인가?

보통 근거라고 하면, 3선 중심으로 안정을 취하는 인상을 갖기 쉽다.

그러나 근거에 대해서는 이리 생각하자.
세모의 형상을 가진 것. 그것이 근거다.

문제를 통해서 한 걸음 더 다가서자. 문제를 드리겠다.
<기보18>에서 흑의 다음 한 수는?

▼ <기보18> 1981년. 명인전 리그. 다께미야 9단(흑) : 임해봉 9단(백)

어렵다면 어려운 문제다. 다께미야니까 둘 수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감상으로 그쳐도 좋다. 그래도 이런 문제 자주 만나면 좋겠다. 당연히 안목 높아지고 실력 나아갈 테니까 말이다.

▼ <기보19> 흑1 한칸이 답

좁은 한칸이 답이다. 대단히 좋은 자리로, 세모를 이룬 훌륭한 모양이다. 솔직히 말해 찾기는 힘든 답인데, 과연 놓여지고 보니까 무릎을 칠 수밖에 없는 급소다.

흑1이 흑돌(▲)과 어떤 모양을 이루고 있는가? A나 B를 흑이 두면 네모. 그러므로 지금은 세모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기보19>를 이해하기 위해 <기보20>을 비교해 보자. 흑이 답을 놓치면 얻게 되는 결과다. 백2가 대단히 두터운 자리일 뿐만 아니라 반상의 급소다.

▼ <기보20> 백2가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요처

백2 이후는 알파벳 순서가 예상되는데, 하변 백이 네모로 부풀고 좌변 흑이 두모로 좁혀져 근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우변 흑도 엷어져 큰 집 나기 힘들다.

요약하자.
세모의 형상을 이룬 것은 다 두텁다.

부분의 급소는 전체의 급소가 된다. 초반에는 더더욱 그렇다. 부분적인 두터움이라도, 그 두터움은 반상 전체 국면의 다음 진행을 크게 좌우하는 자리가 되는 게 보통이다. [下편에 계속]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야초향기 |  2015-10-14 오전 2:24:00  [동감0]    
오묘해...
다정아비 |  2015-10-13 오전 11:06:00  [동감0]    
두터움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사범님의 이런 강좌는 세계에서도 드물지 않을까요 ? 항상 감사드립니다..
D.K. |  2015-10-11 오후 8:42:00  [동감0]    
아... 감사합니다. 꾸벅
句唐朴甫涉 |  2015-10-11 오전 9:42:00  [동감0]    
일반 바둑 팬들에게는 아직도 안개속 깊이 숨어있는 두터움의 비밀을 특유의 필치로 선명하게 드러내주시는 문사범께 감사드립니다.
맹골수로 |  2015-10-10 오후 12:04:00  [동감0]    
최고의 강의 !!
테트락티스 |  2015-10-10 오전 11:55:00  [동감0]    
우주류,, 바둑판만 봐도 시원하네요.^^
youngpan |  2015-10-10 오전 12:57:00  [동감0]    
감사히 보았습니다!
꿍금이 |  2015-10-09 오후 11:29:00  [동감0]    
잘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만놔둬 |  2015-10-09 오후 10:26:00  [동감0]    
문사범님께 한 수 지도받고 한잔 나누며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너머집 |  2015-10-09 오후 7:47:00  [동감0]    
많이 배웠습니다~꾸벅~^^*
sh0807 |  2015-10-09 오후 7:10:00  [동감0]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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