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겼는지도 모르겠네요”
“언제 이겼는지도 모르겠네요”
화성시코리요 8연패 탈출, SK엔크린에 3-2 승
[2014KB바둑리그] 오로IN  2014-10-04 오후 01:37   [프린트]
▲ 둘째 날 화성시코리요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진시영이 SK엔크린 주장 박영훈을 꺾고 팀 8연패에 종지부를 찍었다.


화성시코리요, 드디어 악몽 탈출
SK엔크린 꺾으면서 리그 8연패 끊어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


“언제 이겼는지도 모르겠네요…”

팀 승리가 결정된 직후 화성시코리요 이정우 감독은 독백처럼 이 말부터 내뱉었다. 하도 오랜 만의 승리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화성시코리요가 지긋지긋한 8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10월2일~3일 저녁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 12라운드 1경기에서 최하위 화성시코리요가 4위 SK엔크린을 3-2로 물리쳤다. 첫날을 1-1로 마친 화성시코리요는 둘째 날의 승부처인 3국을 변상일이 제압한 다음 4국에서 진시영이 SK엔크린 주장 박영훈을 물리치며 일찌감치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SK엔크린은 마지막 5국에서 민상연이 승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화성시코리요는 시즌 초반 3라운드 이후 9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날짜로 따지면 4개월 보름 만의 일. 늦었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 것이 연패 탈출의 원동력이 됐다.

반면 SK엔크린은 이 패배가 너무 아팠다. 승리 시 7승을 확보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둘 수 있었지만 최하위팀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전도가 불투명해졌다. 주로 3-2 승부를 펼치느라 개인 승수가 크게 부족한 상태에서 남은 신안천일염과 정관장과의 경기를 모두 승리하지 않으면 포스트시즌이 어려운 처지가 됐다.


▲ 팀 승리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니 바둑이 잘 된 것일까. 화성시코리요는 그동안 부진했던 2지명 변상일(왼쪽)과 4지명 진시영이 모처럼 승리를 합작했다.

“SK엔크린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굳어 있네요.”

이날 3국 중계를 마치고 검토실에 내려와 박영훈-진시영 대국을 지켜보던 유창혁 해설자가 불안하다는 듯 한마디를 던졌다. 3국은 SK엔크린 황재연이 너무 의욕을 부리다 완패. 진행 중인 4국 역시 박영훈이 자신의 스타일과는 달리 일찌감치 대마사냥으로 승부를 보려 하는 것이 수상쩍다는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진시영이 용궁 탈출에 성공하며 승부는 삽시간에 화성시코리요 쪽으로 기울었다. 동시에 진행 중인 5국은 민상연이 일찌감치 우세를 다져 놓은 형국이어서 4국만 이기면 SK엔크린이 승리하는 상황. 하지만 믿는 주장 박영훈이 마지막 안간힘을 쓰다가 돌을 거두는 장면을 SK엔크린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강했던 것이 독으로 작용한 패배. 최규병 감독 역시 이날은 유독 착잡했던지 어린 선수들을 가볍게 다독인 다음 곧장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제3국> 변상일-황재연. 올초 이민배 예선에서 변상일을 이기기도 했던 황재연. 하지만 서둘러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큰 불리를 가져왔다. 중반 들어 좌중앙 천지대패에 승부를 걸어봤지만 변상일의 침착한 대응에 막혀 형세는 요지부동. 이후 반면 승부로 까지 차이가 벌어지자 황재연이 일찌감치 항서를 썼다(158수 백불계승).


<제4국>진시영-박영훈. 랭킹이나 상대 전적, 최근 컨디션 등 모든 면에서 박영훈이 앞서 있었기에 SK엔크린에서는 당연히 이겨줄 걸로 믿었던 판. 하지만 좌하쪽 승부처에서 시간이 충분한 박영훈이 조급함을 보인 것이 패인이 됐다(189수 흑불계승).


<제5국> 박진솔-민상연. 두 사람의 첫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지난 경기에서 결승점을 올린 민상연의 반면 운영 능력이 보다 돋보였다. 퓨처스리그 다승 선두(9승2패)를 달리고 있는 박진솔은 류수항 등 부진한 주전들을 대신해 여섯 번째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2승4패에 그쳤다(294수 흑4집반승).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 KB국민은행 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2억원, 준우승 1억원, 3위 6천만원, 4위 3천만원. 이어지는 주말엔 2위 Kixx(7승4패)와 7위 포스코켐텍(5승6패)이 대결한다. 포스코켐텍은 이 경기를 지면 사실상 이번 시즌 끝. 이 때문에 부진한 2지명 목진석을 과감히 빼고 예비전력 조인선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놓은 상태다.


▲ 화성시코리요가 8연패의 악몽을 떨친 날, 군 복무중인 원성진 9단(사진 가운데 주황색 상의)이 주말 휴가를 내 찾아왔다. 내년 2월 제대 예정인 원9단은 “무엇보다 KB리그에 참가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윤준상, 허영호 등도 같은 시기에 제대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 후반기 3승1패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최하위팀에게 뜻밖의 덜미가 잡힌 SK엔크린. 첫날 한웅 규가 최철한에게 좋은 바둑을 패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기사는 KB리그운영본부가 제공하는 바둑리그뉴스를 사이버오로가 편집해서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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