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장의 힘! '단합!'
장도장의 힘! '단합!'
장수영도장 출사표
[3대도장대항전] 정용진  2013-10-28 오후 08:16   [프린트]
▲ "파이팅!" 장수영도장의 명예를 걸고 싸울 대표선수 7인.


우리나라엔 쟁쟁한 바둑도장이 많다. 경쟁양상도 ‘눈터지는 반집’보다 더 치열하다. 이 가운데 명문도장으로 인정하는 잣대야 여럿 있겠지만 흔히 가장 간단명료한 척도로 삼는 게 ‘입단자 배출 수’다. 과거의 전통과 성과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최근 입단자를 많이 낸 곳, 그 잣대로 치면 충암과 양천, 장수영 도장이 상위 3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대중의 심리가 두루뭉술한 것을 지나치지 못한다. 뭔가 심심하니까~. 가요순위도 그렇고 꼭 등위를 매겨야만 직성이 풀린다. 아무려면 승부를 다투는 바둑동네 아닌가. 해서 사이버오로에서 3도장간의 삼국지를 마련했다. 그 느낌 아니까~. 이름하여 ‘3대 도장 대항전’.

도장이 배출한 프로기사 3명과 심혈을 기울여 갈고 닦고 있는 도장의 원석-연구생 4명을 내세워 각 7명씩 농심신라면배처럼 연승전 방식으로 ‘진검승부판’을 놓았다. 원래 연승전이라는 것이 미 프로레슬링의 건틀릿(gauntlet) 매치처럼 최후의 일인이 남을 때까지, ‘끝장을 봐야 끝나는’ 녹다운 서바이벌 게임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 3대 도장 대항전 예고기사 ☜ 대회방식,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여기 클릭


▲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자리한 장수영도장. 2층이 도장이다.



도장 삼국지를 앞두고 3대 도장 대표선수의 각오와 결전을 앞둔 분위기를 전달한다. 11월4일부터 매주 월,화,수 저녁 7시와 9시 오로1서버에서 결전을 벌인다.

먼저 장수영도장. 장수영도장은 프로기사 몫 3명을 추천으로 정했고 나머지 아마추어 4명은 치열한 선발전을 거쳤다. 서열대로 뽑지 않은 건 눈앞의 대항전 성적에 치중하기보다는 경쟁심을 유발하고 경험을 쌓아주기 위한 의도라고 한다.

선발전은 한국기원 연구생 2그룹(64등) 안에 든 16명을 포함해 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4명을 가렸다. 이 과정에서 상위랭커가 하위랭커에게 발목이 잡히는 이변이 속출했고 예상치 못했던 진용이 짜였다. 먼저 현 아마랭킹1위인 전준학이 탈락했고 연구생 10위 안에 드는 김치우나 송지훈 같은 실력파들이 좌초됐다.

장수영도장의 살림을 도맡아하고 있는 박병규 8단은 “선발전만으로도 연구생들에겐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다. 다른 도장의 프로 형들이 누가 참가하느냐, 그들과 한번 맞장 떠 볼 기회라는 점도 자극제가 된 듯하다. 평소 최강의 멤버가 의외의 일격을 맞고 뛰지 못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약한 팀이랄 수 없다.

94년생 홍무진은 아마랭킹 2위로 입단포인트 80점을 보유한 강자다. 내셔널리그에서도 서울 건화팀의 에이스로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프로 내정자 최현재를 꺾어 결정적 공헌을 했다. 96년생 이창석은 연구생랭킹 10위로 몽백합배에서 64강에 오른 바 있다. 다크호스들이다. 특히 이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 본다.”


▲ 기자가 장수영도장을 찾았을 때 박병규 8단이 다크호스로 꼽은 홍무진(오른쪽)과 연구생 임상규 선수가 벌써부터 머리를 맞대고 집중연구를 하고 있었다.


▲ 장수영도장의 큰형님으로서 살림을 도맡아하고 있는 박병규 8단이 원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병규 8단은 '장수영의 양아들'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장수영 9단이 아끼는 제자다. 박병규 8단도 선생님을 도와드리는 게 좋고 가르치는 일도 적성에 맞아 참 즐겁다고 한다.

장수영 9단은 95년부터 안달훈에 이어 박병규를 내제자로 받아들이면서 후학양성을 시작했지만 지금과 같은 도장 형태를 띤 건 99년 분당에서 지도사범을 하던 야탑바둑사관학교가 문을 닫으면서다. 그때 부모들의 간청으로 12명의 제자를 데리고 수지에 도장 문을 열었고, 이후 경성중고등학교의 바둑특기자 교육을 맡게 되면서 2001년 현재의 망원동에 둥지를 틀었다.

지금까지 배출한 프로기사는 모두 19명. 안달훈 9단, 박병규 8단은 내제자로 키운 프로고 도장 오픈 후 배출한 첫 프로1호는 서건우 6단이다. 가장 최근 입단한 프로는 지난 7월 42회 여자입단대회를 통과한 강다정 초단. 현재 프로지망생 30명이 장수영 9단 집과 기숙사에 반씩 기거하며 용맹정진하고 있다.

남들이 평가하는 장수영도장의 특징은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자율과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이 때문에 짧은 기간 ‘스파르타 교육’으로 큰 성과를 낸 양천대일도장과 라이벌로 거론되기도 한다. 날이 갈수록 도장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실제 장수영도장의 원생들은 충암도장보다는 양천대일도장과의 라이벌 의식이 강하다. 망원동이나 목동이 서울 서부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박병규 8단에게 좀더 들어보았다.

“솔직히 양천한테 그간 교류전에서 많이 깨졌습니다. 2008년 5월 제가 전담사범을 맡자마자 프로 4명을 끼고 25 대 25로 대항전을 가졌는데 그때 완사이드하게 ‘발려’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마 이런 기억들이 라이벌 심리를 부추기는지 모릅니다. 물론 양천이야 인정하지 않겠지만요. 하하. 그러나 이젠 좀 해볼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장도장은 양천하고 할 때 힘을 더 냅니다. 양천은 충암과 그럴 것이고요.

결과요? 주장들의 실력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밀리진 않을 겁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죠. 선발전을 거쳐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할 순 없으나 기력이 고루 탄탄하고 이번에는 뭔가 한번 보여주자는 결의가 대단합니다. 양천은 팀워크가 좋고 충암은 쟁쟁한 선수가 많습니다. 객관적 전력은 다 위지만 무엇보다 단체전은 단합이 좋은 팀이 강합니다. 장도장의 가장 큰 장점은 가족적 분위기라는 사실을 간과했다간 큰코 다칠 겁니다.”

출사표는 던졌다. 도장의 명예를 걸고, 이소룡 영화 ‘정무문’에서처럼 쌍절곤과 드래곤킥으로 경쟁 도장을 하나하나 격파하는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장수영도장이 내세운 ‘7인의 기사’, 이들의 임전소감은 어떨까.


▲ 막내 송규상 선수가 대표로 형들 앞에 서서 선전을 다짐하는 구호를 외쳤다. "잠깐만요~ 장도장 나갈게요! 다들 비키세요!"

이지현 3단(주장, 2010년 입단, 한국랭킹 13위)
충암과 양천이 세긴 하지만 원도 형과 국현이가 받쳐주고 있고 세명의 쟁쟁한 연구생 후배가 있기에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저만 잘하면 된다. ^^;; 먼저 자원등판? 우리 연구생들이 세서 그럴 일은 없다. 제가 나오나 연구생 후배들이 나오나 비슷할 것이다.

이원도 5단(2007년 입단, 한국랭킹 50위)
긴 말 필요 없다. 주장 뒤를 받쳐주는 한칼을 보여 주겠다.

안국현 4단(2009년 입단, 한국랭킹 25위)
우선 재미있는 대회를 만들어줘 (사이버오로에게) 고맙다. 마침 요즘 경기도 없어 근질근질했는데 가볍게 몸푸는 정도로...ㅎㅎ (재미있게 ‘오바해 달라’고 해 말했는데) 너무 건방진 임전소감인가? (그럼 좀 정색하고) 다른 도장의 연구생들 실력이 궁금하고 출전하는 프로도 다 잘 두는 강자들이니 승부를 떠나 참 재미있을 거 같다.

홍무진(19, 아마랭킹 2위)
나머지 6명만 믿고 싸우겠다. 지금까진 밀려왔는데 이번 계기로 우뚝 섰으면 한다.

이창석(17, 연구생 1그룹 랭킹10위)
본격 대항전은 처음이다. 최정예로 끼니까 부담감 없이 재미있는 경기 펼치겠다. 제일 약하니까 첫 번째로 나서고 싶다. (목표는?) 3승? ^^;;

임상규(16, 연구생 2그룹)
영광이다. 선발전에서 재미있게 두다 보니 대표가 되었다. 기분이 좋다. (3세 때 한글을 깨쳤고 4세 때 안동에서 바둑을 배웠다고 들었다. 천재 아닌가?) 부모님도 그런 줄 알고 가르치셨는데 알고 보니 꽝이었다고 하신다. ㅡ,,ㅡ;;

송규상(15, 연구생 2그룹)
욕심을 부릴 실력이 아니다. 어쩌다 보니 도장대표가 되었는데, 일단 위 선배들이 세서 편하게 경험을 쌓는 기분으로 두겠다. 다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말재주만큼은 형들 실력보다 한수 위인 거 같다. 이번 대항전 목표는?) 작게는 2~3승, 크게는...계속, 쭈욱...!


▲ 배너클릭 ☞ 2013 제1회 3대도장 대항전 대회페이지 보러가기



▲ 입단한 프로기사 선배들의 사진 아래서 입단의 꿈을 다듬고 있는 원생.


▲ 공부! 또 공부! 면벽수도의 자세로.






▲ 충암도장이 충암중고등학교 바둑특기생들의 통로라면 장수영도장은 경성중고등학교 바둑특기생을 훈육하는 산실이다. 매년 30여 명의 특기생이 공부한다. 서울의 몇몇 고등학교에서 바둑특기생을 받아주던 제도가 유명무실해져 가는 현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박병규 8단은 2011년 1월 김은선 4단과 결혼해 7개월 된 아들 선우를 낳았다.


▲ 서가에 빼곡한 바둑책.


▲ 신발장.


▲ 산더미같이 쌓인 가방.


▲ 개인컵. 도대체 몇 개? 자기 컵 찾으려면 한참 뒤져야 할 듯.


▲ 바둑판은 휴게실에도 놓여 있다. 바둑의 화두를 놓지 말고 용맹정진하라는 뜻?


┃꼬릿글 쓰기 동감순 | 최신순    
econ |  2013-10-30 오전 9:21:00  [동감0]    
장사범이 과학자이고 기초과학의 보급에 이토록 열심이라면 좋으련만! 일본엔 열개가 넘는 노벨 과학상을 조선엔 단 한개도 없다니...
빠뜨롱 |  2013-10-29 오후 9:33:00  [동감0]    
장사범님 든든하군요
미래 대한민국의 바둑을 선도할수있는 동량으로 키워 주십시요
언젠가 저도 후원할수있는 길이 있을수있겠지요
SAMMA |  2013-10-29 오전 10:16:00  [동감0]    
장수영사범님은 인품이나 후덕한마음씨 겸손함 참좋으신분이죠
한솔과 참샘같은분!!!

보도본부 |  2013-10-28 오후 9:45:00  [동감0]    
간접적으로나마 해설판에서 장사범님뵈면 아저씨같은 포근함이묻어나던데.
좋은스승님모시고 공부하는군요.
바둑에 인생을 배팅했다면,
적어도 프로기보 5천국은 외워야함. 한국당편국 100국 도합 5십만국이 머리속에
저장되겟지. 물론 정석은 깡끄리외워야하구. 인간뇌의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함.

비로서 상대가누구든지 세계1인자든 최소 반집내지 한집이내서 판을 대등하게
끌고갈수있는 아니 그이상 세계최정상이겟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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