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바둑, 국가의 힘 받고 날아오를까
위기의 한국바둑, 국가의 힘 받고 날아오를까
바둑진흥법 제정에 대한 공청회,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화제] 김수광  2013-09-25 오후 03:20   [프린트]


위기의 한국바둑은 제도권 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태권도ㆍ전통무예ㆍ씨름에 이어 바둑이 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바둑진흥법’이 최근 바둑계의 이슈다. 바둑진흥법 제정에 대한 공청회가 9월25일 오전10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지난 8월27일 이인제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이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해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된 바둑진흥법안(의안 6551호)은 총17개 조문과 부칙으로 되어 있다. 이 법안은 제1조에서 ‘이 법은 바둑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여가선용 기회 확대와 건강한 정신함양 및 바둑의 세계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목적을 규정했다.

▲ 국가 등의 행정적ㆍ재정적 지원 ▲ 바둑지도자 양상 ▲ 바둑 연구, 전문 인력 양성에 관한 자금 지원 ▲ 국제교류 등 바둑의 세계화 ▲ 기보 등 지적재산권 처리 ▲ 바둑의 날 제정 ▲ 한국기원의 법정법인화 등이 주요 뼈대다.

이인제 의원은 개회사에서 “바둑은 거대한 철학이자 문화 산업.”이라면서 “바둑진흥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공청회는 국회기우회장이자 한국기원 이사이기도 한 원유철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겸 국회기우회 수석부회장인 최규성 의원(민주당)을 비롯, 배기운(민주당), 김성찬(새누리당), 노영민(민주당), 김기선(새누리당), 오제세 의원(민주당) 등 바둑을 좋아하는 국회의원이 다수 참석해 바둑진흥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했다. 바둑계에서는 이번 바둑진흥법 추진위 단장을 자처한 이원복 대한바둑협회이사(前국회의원)와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 최규병 기사회장을 비롯한 프로기사 등 모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의 순서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주제발표에서 정수현 교수는 “우리 국민 80%가 바둑이 자녀 교육에 유익하다고 보는 갤럽조사 결과, 그리고 지적ㆍ인성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보고가 나온 바 있다. 바둑진흥법이 바둑의 문화 발달과 국민생활에 공헌할 것.”이라며 바둑계 상황을 밝히고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 겸 변호사는 바둑진흥법의 입법 방향과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을 했다.
“바둑의 진흥은 헌법적인 요청이다. 대통령 취임사도 민족 문화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운을 뗀 뒤 “유사법들이 통과되어 왔다는 점에서 바둑진흥법 발의는 놀라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늦은 감이 있을 정도”라며 “바둑 장려는 국가가 해왔어야 할 일인데 한국기원이 이만큼 해온 것만도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또 “바둑이 문화와 체육의 양면을 모두 갖다보니 문화예술진흥법과 체육진흥법 경계의 사각지대에 속해 있어 정부 지원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독자적인 법(바둑진흥법)의 존재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대한바둑협회가 2009년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인정받았지만 바둑 전체를 국민체육진흥법이나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률, 스포츠산업진흥법의 규율을 받도록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둑진흥법 법안 중 한국기원을 법정법인화 하는 내용에 대해선 “법정법인화하면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이나 조세감면 등으로 바둑을 장려할 토대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유익하다.”며 “법안에 법정법인화에 대한 부분이 대체로 빠짐없이 잘 정리 돼 있지만 좀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논란이 있는 기보 등에 관한 지적재산권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더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준 대한체육회 전국체전위원회 부위원장(前사무총장)은 스포츠로서 바둑의 실무적인 측면을 지적했다. “스포츠가 국력, 국익, 복지 이 모든 것과 연관돼야 하며 학교체육,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프로스포츠의 네 바퀴가 연동해 움직여야 하는데 바둑이야말로 네 분야 모두를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는 훌륭한 스포츠.”라면서 바둑이 스포츠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체계적인 재정 지원을 받으려면 좀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선 “프로스포츠의 기본인 지역연고제를 바둑이 확고히 해야 하고 전용경기장, 선수육성 시스템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할 때 국민적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을 바둑이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정용진 세계사이버기원(사이버오로) 상무이사는 일선 바둑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먼저 한국바둑이 '90년 이후 출생 세대' 농사를 제대로 못지은 결과 중국바둑에 밀리게 되었다는 배태일 박사의 통계자료를 인용하며, 이것은 IMF 이후 바둑을 배우는 어린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바둑교실 수가 반토막 난 실상에 따른 현상이라고 말했다. 바둑을 배우는 학생이 적으니 그만큼 인재 발굴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재가 있어도 프로기사를 선뜻 권하지 못하는 현실적 분위기를 전하며 영재입단 문호를 더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우 법무법인하나 변호사는 '관계법 개정보다는 특별법 제정'이라는 방향에 동의하면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하여금 바둑진흥법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하기보다는 바둑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한국기원이 세부 틀을 짜는 편이 좋을 것.”이라 제안했다. 또 “재정지원에 있어서는 문체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바둑계에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에 바둑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문체부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편 기보저작권(지적재산권)을 너무 보호해 주면 보급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연구를 좀더 해 보고 나서 관계법령 개선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엄민용 경향신문 기자는 “체육화를 외치면서도 이와는 다른 움직임이 바둑계 내부에서 벌어지는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문제를 목도하게 된다. 국제대회인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심판을 보는 것을 발견했다. 기본적인 대회규정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현 바둑계의 현실.”이라면서 “바둑계가 사회적 여론을 뒷받침 받기 위한 노력도 그다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둑진흥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법을 무시하고 비체육적인 행동들이 벌어진다면 언론도 바둑 친화적인 태도를 버리고 얼굴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사회를 본 신병식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교수(前SBS논설위원)는 "바둑진흥법이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임을 밝히셨다."고 정리했다. 바둑진흥법이 제정되어도 이를 바둑계가 어떻게 적극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재호 한국기원사무총장은 “ 실무를 하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관한 의견도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공청회를 마친 소감을 말했고, 신병식 교수는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의결까지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바둑계가 역량을 집결해 꼭 법안이 통과되길 기대한다.”는 말로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적 특성이 강한 종목 태권도, 전통무예, 씨름은 2007년 2008년 2012년에 차례로 진흥법이 추진됐다. 바둑진흥(특별)법은 2008년 국회 ‘바둑지원정책세미나’에서 그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9년 3월 한국기원 제78회 정기이사회가 특별법 제정 추진을 의결했다. 그러고 나서 올해 5월 법안 초안이 작성됐으며 8월 27일 이인제 의원이 국회의원 12명의 찬성을 얻어 대표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 "재정지원에 있어서는 문체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바둑계에 지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괜찮을 것" - 최종우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


▲ "바둑교실 수는 많이 줄었으나 방과후학교가 급증하고 잇는 것은 고무적이다. 인재양성과 발굴 토대마련에 신경써야 한국바둑이 진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입단제도, 특히 영재입단을 확대하는 과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용진 세계사이버기원(사이버오로) 상무이사.


▲ "여야 의원들을 한 명 한 명 만나 바둑진흥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발로 뛸 생각이다." - 국회 최고수 김기선 의원.


▲ 공청회에 참석한 프로기사들.


▲ 찬반이 뜨거울 주제는 아니었기에 공청회는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 "고견들, 감사합니다." -양재호 한국기원사무총장.


▲ "국가의 체계적 지원을 통해 우리 바둑을 지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바둑진흥법안 발의했다." - 이인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


▲ 국회 기우회 인원이 30명이 넘어 이미 교섭단체를 넘어섰다(하하). 바둑으로 외교 활동도 하고 있는 회원들이 중심이 돼 한류의 원조이기도 한 바둑 발전을 위해 노력 하겠다”- 원유철 의원.


▲ 사회를 본 신병식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교수(前SBS논설위원).


▲ 정수현 명지대바둑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프로스포츠의 기본인 지역연고제를 바둑이 확고히 해야 하고 전용경기장, 선수육성 시스템을 확장해야 한다."


▲ 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가 바둑진흥법의 입법 방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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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bus |  2013-09-26 오후 6:36:00  [동감0]    
한국 신예기사가 갈수록 중국에 밀리는 주원인은 1) 14억 VS 5천만이라는 인재풀의 차이. 2) 중국 입단 연령대는 14세~15세 정도에 몰린 반면, 한국은 19세 정도에 몰려, 프로기사가 된 뒤 기력향상 속도가 중국이 훨씬 빠르다는 점. 3) 중국 집단연구체제의 승리로 볼 수 있습니다. 속기기전 많은 걸 문제로 보는 이들도 있는데, 국내기전 제한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세계기전 제한시간을 30분 이하로 줄이는 편이 더 현실적
qualibus |  2013-09-26 오후 6:30:00  [동감0]    
인터넷시대 초기인 90년대 말부터 바둑팬들이 입단정원 확대를 요구하다보니, 한국 입단정원이 중국보다 엄청 적은 것처럼 생각하는 바둑팬이 많은 듯 한데, 입단정원: 중국 22명 내외, 한국 12명. 일본(일본기원 6명. 관서기원까지 합쳐도 한국보다 적음). 인구 대비 입단정원을 따지면 중국은 6천만명당 1명. 한국은 400만명당 1명.
감곡꽃님이 |  2013-09-26 오전 10:26:00  [동감0]    
그동안 바둑발전에 관한 공청회가 몇번 있었지만..이번 이인제의원의 입법 발의는 메가톤급이네요..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사안이니만큼 기대가 큽니다
수지123 |  2013-09-26 오전 6:52:00  [동감1]    
입단해서 프로되어 바둑의 의미를 즐기는 사람이면 신성한 묘미를 사람들에게 미친다. 돈이 아니라 바둑을 진정 즐길줄 알아야 샛별같은 존재라 하겠다. 하지만 돈을 미끼로해서 바둑계의 발전을 꾀하려한다면 그런 정신가지고 무슨 바둑계의 정신 운운하냐? 바둑보다 돈에 환장한 것에 무엇이 다른가? 무슨 신성한 맛이 있냐? 요즘도 대국보면 그게 바둑인가? 하수가 봐도 정신이 하나도 없는 바둑이지. (프로대국은 제외).
수지123 |  2013-09-26 오전 6:45:00  [동감1]    
쓰레기 같은 바둑계의 정신, 아무리 발전운운하려 해도 무슨 소용인가? 돈에 환장해서 돈을 벌기위해 별별 수단으로 이기지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바둑을 쓰레기로 만든 잡것들!.... 바둑의 정신이란 심신을 다한 한수의 매력에 있다는 것도 모르면서 돈을 위한 바둑이 되어서야 무슨 신성한 놀음정신이 있겠는가? 아무리 바둑 잘두어도 정신이 밥통이면 바둑자체가 모독인 것을....
끙심이 |  2013-09-25 오후 8:09:00  [동감0]    
바둑의 저변확대를 위한 적극적 정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입시나 병역에 약간의 혜택을 준다든지 하면 컴퓨터게임 대신 바둑을 배울려는 사람도 많아지고 중국과의 경쟁에도 효과가 생길 것입니다.
高句麗 |  2013-09-25 오후 7:21:00  [동감0]    
1년에 4명까지만 뽑고 대신 프로기사 연봉을 많이 올려 바둑대국만으로도 먹고 살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프로지망생이 사법제도보다 더 인기가 많을수도 있다.
첫째는 무조건 돈이다 돈을 많이 벌어야 지망생이 몰려든다.
그러면 학부모들도 의사하겠다는 아들 바둑공부시켜 프로기사로 키울 것이다
高句麗 |  2013-09-25 오후 7:18:00  [동감1]    
입단 문호가 좁다고 하는데 아니다 너무 넓다 이렇게 좁은 나라에서 1년에 10명이상 뽑는것은 너무 과하다 그 많은 프로기사를 뭘로 먹여 살릴 것인가
입단 문호가 적어서 프로지망생이 줄어든것이 아니라 입단 문호가 너무 넓어 연봉이 적으니 프로지망생이 줄어 든 것이다
프로기사 연봉이 1년에 평균2천만원도 안된다는 기사 읽은거로 기억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지망생이 줄어드는거 당연하다
수지123 |  2013-09-25 오후 4:42:00  [동감0]    
바둑꾼들만 살판나는 법 개정이 될란가? 노인들은 공원에서 쓸쓸하게 보낸다. 이왕 법 개정하려거든 노인들도 살맛나는 바둑계 분위기면 더 좋겠다. 겨울에는 기원에서, 여름에는 공원에서 노인들끼리 서로 재미있게 담소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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